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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가는 바닷길은 생각보다 험했다-가을여행 이야기 (9)
작성자 clipboard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3268 작성일 2010-11-04 11:11 조회수 1720

   

>> 유튜브는 펌 -------------------- 섬에 가보고 싶다는 충동을 처음 느꼈던 건 고등학교 2 학년 때였다. 어디선가 자산 정약전 이야기를 읽고 나서다. 유배지에서도 꿋꿋하게 이어지는 그의 부지런하고 학구적인 인생 스타일에 감동을 받았다거나 하는 그런 이유는 전혀 아니었고, 그냥 비내리는 한적한 갯마을과 비린내, 생선들 뭐 소설 속의 이런 이야기들이 어린 sarnia 의 대책 없는 역마살을 또 자극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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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rnia 는 햇빛이 짱짱한 해수욕장 같은 곳은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어떤 특정한 분위기의 바닷가가 이상하게 끌릴 때가 있다. 인적이 드문 어촌마을. 포구, 잿빛 바다. 마치 옛날에 그런 곳에서 살아보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요새는 대한민국 어디에 그런 곳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예전에는 경상북도와 강원도 남부의 해변, 그러니까 울진 삼척 영덕 평해…… 이런 곳에 가면 꿈에 그리던 고즈넉한 어촌마을을 볼 수 있었다. 2007 년 가을, 한국에 갔을 때 오랜만에 그 곳에 갔었다. 울진 삼척 영덕 평해 모두. 그러나 그 해 그 곳에선 sarnia 가 당초 기대했던 고즈넉한 정취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 대신 ‘팬션’ 이라는 요상한 간판을 단 멋대가리 없는 건물들만 줄을 서 있었다. 팬션이 뭐지? Pension 이라는 말인가? 이 한적한 바닷가에 웬 ‘자취방들’을 이렇게 많이 만들어 놓은 걸까?   어느 해 여름,정약전의 유배지 가거도 (소흑산도)에 진짜 가려다가 포기하고 대신 홍도에 갔었는데, 오는 길에 하룻밤 묵어간 흑산도의 포구도 잊혀지지 않는다. 두 개의 작은 항구 이름이 아마 예리 와 진리였을 것이다. 이런 노래가 있었다. “못 견디~게 그~리운 머나~먼 저 서울을 그리~다~가 검게 타~버린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 이미자라는 가수가 불렀다. 그 섬에서 그 노래를 들은 기억은 없는데 흑산도 아가씨들은 많이 봤다. 그 해에는 이 해바라기 노래가 많이 유행했다. 어울리지 않지만 생각나서 배경으로 깔았으니 양해하시길. 꼬란 (Koh Larn) 도 그런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작고 한적한 섬일까? 당연히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그 섬은 애당초 sarnia 의 일정에서 제외돼 있었다. 기억하시는 분들도 드물게 계시겠지만 sarnia 는 그날 아침 짜뚜짝 시장에 가기로 공약했었다. 그것도 아주 대대적으로. 근데…… 사계절여인숙 아침식사 시간이 여섯 시가 아닌 일곱 시에 시작하는 바람에 그날 일정을 좀 늦게 시작할 수 밖에 없었는데, 핑계 김에 짜뚜짝 일정을 취소해 버린 것이다.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했다. 파타야 왔으면 파타야에서 놀아야지 짜뚜짝은 무슨 얼어 죽을……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지자 마음이 홀가분해졌는데, 그 홀가분한 마음으로 산책 겸 걸어걸어 도착한 곳이 워킹스트릿이요 그 워킹을 다시 관통해서 도착한 곳이 Bali Hai Pier 다. 거기서 방파제 길 따라 쪽 가니까 거기 배가 있길래 30 바트 내고 올라탔다. 타고나서 한 30 분 배 위에서 출렁거리니까 발동 걸고 떠났다. 그래서 가게 된 곳이 Koh Larn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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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정보? 별로 없었다. 쌍둥이 자매 변사사건이 난 곳이라는 것, 열 개 정도되는 크고 작은 해변 모래사장이 있다는 것, Naul Beach 라는 곳에 가면 토플리스나 자연주의자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것(sarnia 에게는 이게 가장 중요한 정보였다), 마지막 배를 타고 돌아오면 멋진 일몰광경을 볼 수 있다는 것, 해변과 해변 사이는 모터싸이클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 그 정도 + 약간의 알파라고나 할까. sarnia 는 예정에 없이 가게 된 섬에 대한 기대보다도 우선 다 쓰러져가는 저 고물배가 마음에 들었다. 사실은 저 고물배가 타 보고 싶어서 배에 오른 것이다. 배가 마음에 들지 않았으면 아마 발길을 돌렸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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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리 하이에서 꼬란의 타웬비치까지 약 8 km 거린데 50 분이나 걸린다니 아마 사람이 뛰는 속도로 가는 모양이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승객들이 많았다. 대충 짐작으로는 태국 현지인들이 약 70 % 정도 차지하고 있었고 나머지는 다국적 여행객들 같은데 한국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같은 동양인이라도 딱 보면 알 수 있는데, 아무튼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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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층 후미에는 광파는 사람 두 명 포함해서 다섯 명이 둘러 앉으면 적당할 것 같은 평상도 준비돼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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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에서 친구들끼리 놀러 온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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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는 보다시피 그렇고 그렇게 생겼지만 아무 이상없이 정시에 타웬 해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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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가 도착한 타웬 포구에서 약 200 미터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타웬 해변이다. 뭐, 대충 이렇게 생겼다. 30 바트 주고 코코넛을 하나 깨 달라고 해서 그 안에 들어있는 물을 마신 다음 배회하는 시늉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역시 오전에는 단체투어팀 때문에 시끄럽고 복잡하기 그지 없었다. 무엇보다…… 진짜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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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웬 해변에는 세븐일레븐도 없나? 에어컨 나오는 곳을 찾다가 적당한 곳을 하나 발견했다. 해변과 선착장 중간에 위치한 응급구조대 (Emergency & First Aid) 사무실. 거기 별 용무도 없으면서 들어가 간호사 한 명과 요새 CPR 매뉴얼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등등 씨잘떼기 없는 말을 걸어가며 더위를 식히다가 나반 포구에서 배가 한 시간 일찍 출발한다는 정보를 얻어듣고 그 구급대 사무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모터싸이클을 타고 나반으로 고고씽~ 근데......  한 가지 이상한 게 있는데 sarnia 가 그 모터싸이클 드라이버에게 돈을 준 기억이 없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요금이 얼마였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드라이버가 돈받는 거 잊어버리고 그냥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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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덕 하나를 넘었을 뿐인데 나반 포구는 날씨가 흐리고 빗방울까지 비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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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반 선착장 저 30 바트 짜리 느림보 배는 파타야와 나반 사이를 하루 일곱차례 운항한다. 파타야 첫 배 오전 7 시 막배 오후 6 시 반. 나반 첫 배 오전 6 시 반 막배 오후 6 시. 파타야에서 타웬 가는 느림보 배는 0800 0900 1100 1300 하루 네 차례. 파타야로 돌아오는 배는 1300 1400 1500 1600 역시 네 차례다. 돌아오는 길에 일몰을 보려면 나반에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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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반 포구 근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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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반 선착장 주변 풍경은 그래도 서두에 이야기했던 sarnia 의 이른바 '갯마을 분위기'와 다소 접근해 있는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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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타야로 돌아오는 길은 바닷길이 좀 험했다. 갑작스런 폭풍우가 몰아닥친 것이다, 바람이 거세지고 폭우가 쏟아지면서 배 안으로 비가 들이닥치자 선원들이 천막을 내린다. 파도가 높아지면서 배가 가랑잎처럼 흔들린다. 이게 진짜 재밌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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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가 속도를 높이는지 엔진소리가 더 요란스러워진다. 폭우가 쏟아지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고 싶은데 천막을 내리는 바람에 적당한 뷰 포인트가 없네…… 무엇보다 배가 흔들려 중심을 잡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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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모습을 보니 유명한 시 한 수가 더 오르는군. --------------- 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황혼 빛에 물드는 여인의 눈동자 조용히 들려오는 조개들의 이야기 말없이 거니는 해변의 여인아 (名詩 '해변의 여인' 중에서......) ----------------- 그래도 무사히 다시 파타야 발리 하이 선착장으로…… 밥 먹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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