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비님의 스티븐 호킹에 대한 글에서, 제가 지나가듯이 공부 좀 하자고 했는데 한 분이 연락을 해 오셨습니다. 실은 종교보다는 역사 공부 좀 하면서 노닥거리거나 좀 진지한 대화를 하는 것이 어떤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한국사를 함께 공부한다면, 첫번째 책으로 Bruce Commings의 [Korea's Place in the Sun: A Modern History]이 좋을 것같습니다. 영어권에 살고 있으니 영어 공부도 하고 누가 한국에 대해서 물어보면 조리있게 대답도 할 수 있게요.
그의 [한국전쟁의 기원]으로 유명해진 커밍스의 또다른 이 책은 쉬운 개론서로 아마 커밍스가 엄청 쉽게 쓸려고 노려한 책인데 참 좋은 것같습니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되어있는데 19세기부터 현대까지의 역사를 망라한 것인데 역사적 연대기를 따르면서도 나름대로 역사적 발전의 패튼도 보여줍니다. 제 9장 America's Koreans는 미국의 한국인의 삶을 개관한 것으로도 좋은 정보를 제공해 줍니다. 커밍스의 역사관에 대해서 비판도 하는데 한국역사학의 획을 그은 대가가 쉽게 잊혀지지는 않겠죠. * 커밍스에 대한 비판적 평가는 전상인의 [고개숙인 수정주의]를 참조하시면 좋을 것같습니다.
그래서 커밍스책 끝내고 그가 제 9장에서 소개한 미국의 한인들의 삶의 대한 모노그라피 세권 중 두 어권 봐도 재밌을 것같습니다.
첫번째가 흑인-한인 갈등 문제를 정리한 Paritck Joyce의 [No Fire Next Time: Black-Korean Conflicts and the Future of American's Cities]
두번째가 [Blue Dreams: Korean Americans and the Los Angeles Riots]입니다. 제목만 봐도 LA 흑인 폭동이 연상되죠.
우리가 백인 인종주의나 스킨헤드들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저도 한국사람이지만 한국 사람들 엄청 인종주의자들이죠. 그런데 이런 인종주의가 단순히 한인-흑인 갈등의 문제나 문화적 복합성을 함유하기 땜에 쉽게 정리가 안됩니다.
마지막으로 Kim Ronyoung의 [ Clay Walls]은 LA 지역을 중심으로 이민 1세대와 그이 후 세대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가슴아픈 사연들이 참 많을 것 같아요.
바로 위의 책 세권은 역사책이 아니라 문화론에 더 가깝습니다. LA 흑인 폭동 때, 한인들이 평소에 자기들이 은혜를 입은 흑인들한테 친절했다면, 시의 전체 재산 손실의 절반이나 차지한 한인들의 재산손실은 많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편견 극복은 그 만큼 우리의 삶과 재산 보전에도 도움이 된 사례였습니다. 또한 흑백인종 문제가 흑인-한인 인종 갈등으로 비화된 미국의 인종문화도 살펴봐야 하구요.
종교에 대해서 공부한다면, 이런 종류의 책입니다.
Richrad Foltz의 [Religions of the Silk Road: Premodern Patterns of Globalization] (비단길을 통해 전파된 종교들). 이건 고대에 동서문화가 만나는 비단길 문화기행 정도 될 것같습니다.
아주 잘 그리고 쉽게 정리된 세계 종교책으로 Lewis Hopfe and Mark Woodward, [Religions of the World], 제 11판
성서에 대해서 이해를 높인다면, Richard Friedman의 [Who Wrote the Bible?]을 추천합니다. 이것은 신학이 아니라 성서 문헌학으로서 구약 또는 히브리 성서를 이해하는 좋은 책입니다. 구약 또는 히브리 성서가 어떻게 구전되어 전승되어 오다가 최종적으로 편집되었는지를 알려주는 훌륭한 책이죠. 성서를 1백독 하는 것보다 이런 책 한 번보면, 성서 이해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아님, [논어] 한글판, 영문판, 한문판 펴 놓고 낑낑거리는 재미도 있을 것같습니다.
종교이해에서 노닥거리는 수준보다 쫌 강도를 높이자면, Emile Durkheim의 [The Elementary Forms of Religious Life]도 좋을 것같습니다. 이 것은 종교사회학의 초석을 놓은 책입니다.
물론 이것은 저의 개인적 생각입니다. 공부하는 방식은 1-2장 씩 죽 미리 읽고와서, 문제제기도 하고, 논의할 부분 있으면 점검하며, 해석이 안되는 부분은 머리잡고 낑낑거리면서 해석도 해 보는 것입니다.
한국역사와 이민문화에 관심있는 분이 혹시 있지 않을가 해서 올립니다. 위의 것들은 학문적 추구가 아니라 우리가 일반 상식으로 가질 수 있는 역사와 문화 알기입니다. 한달에 한 두번 만나서 노닥거리는 것을 좀 넘어서는 수준이겠죠. 시작하면 끝장은 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