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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한을 품고 조국을 떠났던 그 소년이 돌아온다
작성자 clipboard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4138 작성일 2011-06-05 23:22 조회수 3447
유튜브는 재방송 --------------------------------------- 그 소년은 중학생이었다. 소년은 은석초등학교 3 학년까지 한국에서 다닌 뒤로는 그때까지 줄곧 일본 도쿄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일본에 왔기 때문이었다. 똑똑하고 공부도 잘 했으며 성격이 원만하고 온순해서 친구들도 많았다. 평온하고 행복한 나날을 지내고 있던 소년에게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온 가족이 당장 일본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아버지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직장을 그만뒀고 소년은 영문도 모른 채 형과 함께 엄마를 따라 미국 행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비행기 안에서 엄마는 두 형제의 손을 꼭 잡으며 이렇게 말했다. “다시는 우리나라에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단다…… "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을 출발해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소년은 밤새도록 서럽게 울고 또 울었다.       그로부터 37 년이 지난 2011 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국무부 차관급 대북특사 겸 6자 회담 수석대표 Kim, Sung 을 차기 주한미국대사로 내정하고 대한민국 정부의 아그레망을 요청했다. 형식적인 절차인 아그레망이 수락되면 의회의 인준절차를 거쳐 캐서린 스티븐슨 대사의 뒤를 이어 오는 8 월 제 22 대 주한 미국대사로 정식으로 부임하게 된다. 사상 최초의 한국계 미국대사이기도 한 Kim, Sung 은 1974 년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야반도주하듯 미국으로 날아가야 했던 그 소년이었다. 그 소년의 아버지는 원래 공군 장교 출신이었다. 김재권이라는 가명으로 중앙정보부에 오래 재직했는데 본명은 김기완이다. 소년이 도쿄에서 중학교에 다니고 있을 무렵, 김재권은 주일 한국대사관의 공사였다.   소년이 미국으로 떠나기 1 년 전인 1973 년 8 월 8 일에 도쿄 그랜드 팰리스 호텔에서 야당 대통령 후보였던 김대중이 대한민국 정부의 공무원들로 구성된 범죄조직에 의해 납치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너무 유명한 사건이므로 사건개요에 대한 서술을 생략한다. 소년의 아버지가 이 사건 당시 무슨 역할을 했길래, 그렇게 갑자기 온 가족이 미국으로 야반도주를 해야 했을까?   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자료들의 교차점검이 반드시 필요한데, 우선 정독해야 할 첫 번째 자료가 국가정보원의 자체진상조사보고서이고, 교차점검을 위해 필요한 두 번 째 자료가 김형욱 회고록과 그의 미국 의회 프레이저 청문회 증언록이다. 국가정보원의 공식자료 외에 김형욱 회고록이 필요한 이유는 국가정보원 자료가 고의적으로 누락하고 있는 사항, 즉 과거 김형욱의 부하들이었던 김기완과 중앙정보부 해외담당 제 8 국 공작요원 유춘국이 뉴저지에 있는 김형욱의 자택에서 이 사건에 대해 진술한 내용 중 중요한 대목이 있기 때문이다. 국가정보원 공식자료는 이 사건이 중앙정보부에 의해 수행되기는 했지만 단순한 납치 사건이며 김대중을 한국에 강제로 데려오기 위해 저질러진 사건이라고 결론을 내렸었다. 그러나 실제로 이 납치공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유춘국의 증언은 전혀 다르다. 김대중 납치의 목표는 한국송환이 아닌 그를 살해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그 이유는 만일 그를 현지에서 살해하지 않고 한국으로 데려 올 경우 일본과의 외교마찰을 비롯한 복잡한 문제들이 노정될 수 있다는 상부 견해 때문이라는 진술을 한 것이다. 이미 중앙정보부는 1968 년 서독에서 유학생들을 비롯한 교민들을 대거 납치해서 서울로 끌고 온 적이 있는데 이 사건 때문에 서독과 심각한 외교문제가 야기됐을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개망신을 당한 적이 있었다. 유춘국이 김형욱에게 털어 놓은 증언에 의하면 그들은 김대중을 납치 현장인 그랜드 팰리스 호텔 객실 욕조에서 살해해 시체를 토막 낸 다음 유기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마침 룸 메이드가 방청소를 위해 문을 따고 들어와 방안에 있던 공작요원들을 목격하는 바람에 이 계획을 취소하고 실신한 김대중을 끌고 나와 차에 태운 뒤 일단 오사카에 있는 중앙정보부 안가까지 데려갔다는 것이다. 거꾸로 김형욱 회고록의 신빙성을 점검하고 걸러서 읽기 위해서는 국가정보원의 공식자료가 필요한데 가령 이런 것이다. 김형욱은 자기 회고록에서 이 납치살해공작의 지휘계통을 박정희-이후락-김치열-이철희-김기완-윤진원-실무조직 순으로 기술했다. 여기서 김치열 (1979.12,12 당시 법무장관 역임)은 당시 중앙정보부 차장이었는데 중앙정보부 특성상 차장은 거의 명예직이므로 이런 종류의 비밀공작에 가담하지는 않는다. 중앙정보부의 생리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김형욱이 김치열을 이 지휘계통에 끼워 넣은 이유는 실수로 그런 것이 아니라 깐깐한 김치열과 개인적인 마찰이 잦았던 그가 사감으로 그를 끼워 넣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서로 다른 입장에 있는 자료들을 서로 교차점검 하다 보면 비고적 어렵지 않게 사건의 본질을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자,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소년의 아버지 김기완의 역할을 살펴보자. 그는 이 납치살해(미수)공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행동을 차례로 수행한 매우 특이하고도 기회주의적인 인물이었다. 첫째, 김기완은 그의 직속상관인 이철희 중앙정보부 해외담당 제 1 차장보의 지령을 받았을 때 처음에는 무모한 계획이라며 반대했었다. 참고로 김기완의 직속상관 이철희는 1982 년 장영자 어음사기사건의 주인공 장영자의 남편, 그 이철희를 말한다. 장영자의 형부는 전두환의 처삼촌인 이규광이다.   둘째. 자신이 직접 서울 이문동 본부에 가서 이후락 부장을 만난 후 180 도 입장을 바꾸어 일본으로 돌아와서는 이 공작을 적극적으로 진두 지휘했다. 김기완은 납치작전명 KT공작계획안을 직접 작성했으며 서울에서 파견된 제 8 국 소속 공작요원들과 일본 대사관 및 영사관에 배치돼 있는 중앙정보부 공작원들을 모아 놓고 실행절차까지도 자세하게 지령했다. 김기완이 이처럼 태도를 바꾸어 적극적으로 이 작전에 임한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서울에 가서 김대중 납치살해 작전이 박정희에 의해 직접 내려진 <지상명령>임을 확인했기 때문일 것이다.   셋째, 김기완은 납치 현장인 호텔에서 살해하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고 요원들의 얼굴과 지문이 노출되자 마음을 바꾸어 당시 CIA 동경지부 공작책임자였던 도널드 그레그 (후에 주한 미국대사 역임) 에게 사건 전모와 자기가 작성한 KT 공작계획안을 보고했다. 지역 정보책임자로서 김기완과 그레그는 각별한 친분이 있었다.       넷째, 김기완은 사건 실패 후 가족들을 먼저 미국으로 보낸 후 자신도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김형욱을 만나 사건의 진상과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이때 김형욱은 박정희와 이후락 을 상대로 협상을 해 돈을 한 50 만 불쯤 뜯어내라고 조언을 했다. 실제로 김기완은 이철희를 통해 이후락을 협박했고 결국 입을 다무는 조건으로 한국 정부로부터 거액의 돈을 뜯어냈다. 김기완의 기회주의적인 행동은 김대중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뻔 한 동시에 살려내기도 했는데, 이 때문에 기사회생한 사람이 또 한 명 있었다. 다름아닌 CIA 동경지부의 도널드 그레그였다. 그 사연은 이렇다. 김대중 납치사건을 가장 먼저 안 미국측 인사는 하버드대 교수인 제롬 코헨이다. 마침 도쿄에 있다가 소식을 들은 제자 임창영에게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자기도 잠결에 전화를 받은 제롬 코헨은 곧바로 국무부 장관 헨리 키신저를 두들겨 깨웠고, 코헨 교수로부터 사건 전말을 전해 들은 키신저는 혼비백산해서 전화통을 붙잡고 주한 미국대사 필립 하비브를 불러냈다. 키신저의 추궁을 듣고 기절초픙을 한 하비브는 당연히 정보 책임자인 도널드 그레그를 찾아 정보제공을 닥달했다, 아슬아슬하게 같은 시간 김기완이 KT공작계획서를 비롯한 정보 자료들을 그레그에게 제공하지 않았더라면 미국은 이 사건의 전말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 채, 우왕좌왕했을 것이고, 김대중은 한국으로 돌아오던 중 바다에서 수장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김기완의 변덕 덕분에 도널드 그레그는 이 구체적인 정보자료를 바탕으로 필립 하비브 대사를 통해 박정희와 이후락을 직접 압박할 수 있었는데, 김기완과의 이런 각별하고도 끈끈한 인연으로 그 아들인 Kim, Sung을 국무부의 대북정보라인으로 추천해서 차관급 고위직으로 까지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사연과는 별도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무슨 마음을 먹고 이런 묘한 인맥과 사연이 있는 복잡한 인물을 대한민국을 <통제>할 새 대사로 보내려고 하는지 그 이유는 나중에 시간 나면 천천히 생각해보기로 하고 오늘은 대한민국과 이 슬픈 소년의 기구한 팔자를 생각하면서 여기까지만 하자. 참, 김기완의 두 번 째 부인 임현자가 이 소년의 생모인데, 임현자는 유신시대와 5공시대 문화방송 경향신문 전무와 사장직무대리를 지낸 독재나팔수 임택근의 누나다. 임택근은 다른 두 여자에게서 아들을 각각 두었는데, 그 중 한 명은 가수 임재범이고 또 다른 한 명은 탤런트 손지창(탤런트 오연수의 남편)이다. 별로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언론에서는 본말을 전도한 채 이런 이야기들을 주로 늘어놓고 있으니 나도 부화뇌동 좀 해 봤다. 암튼 두 가문 모두 요란한 선친들 덕에 죄 없는 자식들이 고생하는 경우라고나 해야 할까. 다음은 ‘그 때 그 사건’ 범행가담자 명단이다. 범행교사주범-박정희-대통령 범행교사공범-이후락-중앙정보부장 범행교사공범-이철희-중앙정보부 해외담당 제 1 차장보 범행교사공범-김기완(김재권)- 주일 한국대사관 공사 범행주범-윤진원- 중앙정보부 제 8 국 공작단장 범행종범-윤영로- 주일 한국대사관 참사관   범향종범-김동운- 주일 한국대사관 일등서기관 범행종범-유영복- 주일 요코하마 영사관 영사 범행종범-홍성채- 주일 한국대사관 참사관 범행종범-유춘국- 중앙정보부 제 8 국 공작요원 범행종범-백철현- 주일 한국대사관 서기관   국가정보원 진상조사보고서에 나와 있는 범행 가담자 명단은 총 24 명이다. 그 중 용금호 선장, 운전기사 등 비교적 죄질이 가벼운 사람들은 빼고 기획단계에서부터 가담한 범인들만 여기에 올렸다. 위 명단 중 맨 위에 있는 네 명 (납치살해교사 주범 및 공범)이야말로 용서하기 어려운 인긴말종들이 아닐까?   2011. 06.05.2300 <MST> sar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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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아프리카  |  2011-06-06 01:48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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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적 정치철학과 진정한 리더쉽으로 정치 현실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을 정적으로 몰아 죽게 한 박정희의 망령이 횡횡하고 있군요. 정치적 반대자들을 마음대로 위협하고 감옥에 잡아넣고 죽이고 정치하면 누가 못하겠습니까? 그런 따라지를 한국 역사의 지도자적 원형적 인물로 보는 것은 그의 망령이 얼마나 역사의 그림자로 길게 드리워져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친일행각과 관련해서는 장준하한테 열등감으로 가득찬 자. 김대중의 정치철학과 민주적 지도력에 밀려 무한한 콤플렉스에 절은 자.

우리가 지금 박정희에게 \"자비로운 복수\" (이 말이 가능하다면)를 할 수 있는 것은 역사적 진실을 밝혀 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유대인들이 나찌 전범들을 추적하는 것과 악몽의 홀로코스트 경험에 대한 증언을 중요한 역사적 재건으로 보듯,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박정희의 친일행각부터 쿠데타 독재에 이르기까지 그가 저지른 만행과 죄악상을 여러 증언과 발굴을 통해서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자비로운 복수\"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폭력과 철권으로 인권을 말살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한 자에 대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사회적 협약이야말로 참된 복수이며 진실을 향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그 후속 이야기가 기다려지는군요. 개인적 인연이 아니라 글을 보니 역사적 인연이라는 말도 성립될 것같군요.

clipboard  |  2011-06-06 02:18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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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Kim, Sung 씨가 자기 아버지가 저지른 과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그가 김기완의 과오에 대해 책임질 필요는 없지만, 미국대사라는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오는 입장에서라면 적어도 자기 관점에 대한 공개적인 설명은 하는게 그의 도리겠지요. 아직 그 개인의 성향, 예를들어 대북전문가라는데 어떤 입장을 가진 인물인지 잘 모릅니다. 그레그 인맥으로 부시 정부 시절 국무부에서 초고속 승진을 한 걸보면 대략 짐작은 가지만요. 6자회담 수석대표라는데 그가 대표가 되고 나서 6 자회담이 열린 적이 없으니 그에 대해 공개적으로 열람된 자료가 별로 없습니다.

국정원 진상보고서는 온라인 열람이 가능하고, 프레이저 청문회 증언록은 김형욱 회고록 3 부에 부록으로 첨부돼 있습니다. 세 권 다 읽었는데 참고하려고 뒤져보니까 2 권만 있고 정작 중요한 3 권이 어디로 사라졌습니다.

그나저나 이제보니 공석하 글을 링크한 포스팅을 올리신 분이 삭제해 버렸네요. 또 나만 허공에다 소리 친 이상한 넘이 되어 버렸군요.

내사랑아프리카  |  2011-06-06 04:33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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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 회고록이 한국에선 여기저기 굴러다녔었는데 별로 시답쟎게 생각했었는데 훌륭한 역사 증언록이 되고 있다는 것을 최근에야 깨달았습니다. 김형욱 kbs 다큐도 잘 보았구요. 클릭보드님의 한국 사회에 대한 글은 항상 제 생각의 분발을 일으킵니다. 감사합니다.

토마  |  2011-06-06 09:29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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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책을 읽으시고, 재밌는 톤으로 재구성해 주시니 저희같은 사람들은 꽁짜로 술술읽히는 글을 보게되는군요. (감사합니다.)

공석하 글삭제는 그분들이 부끄러워하고 있다는걸 의미하기 때문에 클립보드님 글의 가치는 이미 이루어진 셈이죠.

clipboard  |  2011-06-06 10:19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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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에는 김형욱같은 이상한 인간이 개발새발 (박정희가 재떨이를 집어던지며 했다는 표현) 자기에게만 유리하게 쓴 소설같은 책이 무슨 가치가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제미가 있었기 때문에 다 읽었지만 아무리 박사월(김경재)라는 작가가 다듬었다 하더라도 뻔한 거짓말이 드러나는 건 다 발견할 수가 있었지요. 그런데 이 작자가 6 년 8 개월이나 중정부장으로 있었기 때문에 묘사돼 있는 대부분의 역사적 사실들은 굉장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장을 목격하거나 관련자들을 취재해서 작성한 기사들이나 당사자들이 쓴 회고록같은 것은 어찌됐든 가장 중요한 기초 자료일 수 밖에 없다는 합니다. 제가 분석이나 해석을 해 놓은 글보다는 스토리텔링중심의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맞든 틀리든 내가 스스로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니까요. 그래서 저도 글쓰기 스타일을 약간 바꾸어 스토리텔링 중심으로 해 보려고 하는데...... 무리예요. 스토리텔링은 모니터 앞에 죽치고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소설을 쓸 위험이 있거든요. 해석이야 틀리더라도 사과하면 그만이지만 스토리텔링이 틀리면 변명의 여지가 없는 거짓말을 늘어놓은 셈이지요.

앞으로 시간나면 박근혜의 1974 년부터 1979 년까지의 행적을 조사해 보려고 합니다. 관심이 없었는데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유력하다고 하니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군요.

philby  |  2011-06-06 10:54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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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김경재 말이지요. 노무현 탄핵할 때 앞장서고 강금실 서울시장 출마할 때 고추가루 뿌리고, 이번엔 순천에서 보궐선거 나왔다 민노당 김선동에게 참패 당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김형욱 회고록 갖고 울궈 먹으려 하는데... 불쌍하다고나 할까요.

Pamoramas  |  2011-06-06 15:49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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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모르던 고급 정보 감사히 읽고 많이 배우고 있읍니다. 고급 정보를 접할수 있어 감사를 드림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2011-06-06 16:34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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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모라마스님의 열려있는 마음은 인생과 학교의 후배로서 크게 자랑스럽습니다. 꾸벅^^

저는 요즘 클립보드님의 이야기식 글쓰기로의 변신은 제가 일전에 감지했고, 또 확인하니 좋습니다. 그 동안 글쓴 것을 모아서 [박정희는 없다] 정도로 해서 나중에 책을 내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storytelling을 더 추상적인 개념인 이야기 (narrative)의 영역에서 보는 입장인데요. 스토리텔링이 틀리면 거짓말이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생각이 약간 다릅니다. 연대기적 나열은 기본적으로 인과성이 결여된 것입니다. 연대기에 시간의 인과성을 부여하는 것이 이야기입니다. 즉 시간을 인과성의 씨퀀스로 둔다는 것이죠. 이런 면에서 이야기의 인과성을 서술의 핵심으로 본다면 문학과 역사의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한테 이런 내용을 담는 좋은 논문이 한편있습니다. 장원철, \"문학과 역사의 거리: \'이야기\'의 문제를 중심으로\" in [새로운 인문학을 위하여], 백의, 1993.

저는 이 논문을 여러번 읽었는데 나중에 책 내실 때 이런 약간의 이론적 가미도 참 좋을 것같네요. 제가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핵교 다닐 때, [종교와 문학] 세미나의 텍스가 프랑스의 해석학적 철학자 폴 리꾀르의 [Time and Narrative]를 읽으면서부터였습니다. 제 인생에서 여전히 어려운 이 책을 이해하려고 무척 노력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이야기 이자만 나와도 책을 사서 열심히 보았었습니다. 문학, 영화, 역사 이론 등등 말이죠. 이야기의 시간적 씨퀀스를 최초로 다룬 책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Poetics)인데 저는 영문판과 한글판으로 두번 이상 읽었습니다. 여전히 유효한 최고의 고전적인 문학이론서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철학만 공헌한 것이 아니라 문학비평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건 그렇고 위의 장원철의 논문에 관심있으면 연락주십시오. 복사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한국에 두고 왔지만, 김영민의 [현상학과 시간]이라는 책도 재밌습니다.

제가 오해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클립보드님의 스토리텔링의 문제를 좀 더 정치하게 발전시키시면, 앞으로 더 멋진 글이 나올 것같아요. 이야기를 사회운동의 측면에서 책을 제가 하나 갖고 있는데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Davis, Jeshep E, eds. Stories of Change: Narrative and Social Movements. New York: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Press, 2002.

이 책의 논문 몇개 보았지만 상당히 좋은 책입니다. 제가 오지랖이 &#45335;어서리...괜한 참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프리카 올림

clipboard  |  2011-06-06 17:03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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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moramas 님 고맙습니다. 사안별로 견해가 다르더라도 마음이 열려있고 불필요한 적대감만 제거할 수 있다면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급정보라 하심은 좀 그렇고 그저께 신임 주한미국대사 Kim 이야기를 처음 기사로 접했는데, 저는 저 사람이 누군지 몰랐습니다. 프로필을 보니까 가수 임재범의 외사촌 형이라고 나와 있더라고요. 그 기사에는 김재권 이야기는 없었지만 임재권이 임택근 아들이라는 지나가는 언급을 보고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성 김이나 임재권은 몰라도 임택근과 김기완이 처남 매부지간이라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당장 검색해 보니까 성 김의 아버지가 김기완이라는 걸 알 수가 있었습니다.

아프리카 님 ㅎㅎ 작년에 에큐메니안에서 기고 부탁 받았을 때 제 후배이기도 한 그 매체 편집위원장이 칼럼을 모아 책을 만들자는 제안을 한 적이 있는데 어느 세월에 그 많은 글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제가 좀 이상한 사람이어서 그런진 몰라도 자유게시판에 글 쓸 때는 즐거운데 매체같은 곳에 뭘 쓰려고 하면 갑자기 쓰기가 싫어집니다. 뭔가 자유롭지 않은 의무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요. 캘거리에 언제 갈 지 모르지만 논문은 그 때 받도록 하지요. 우선 검색부터 해 봐야겠습니다.

아, 그리고 박근혜 이야기는 지금까지는 저도 막연하게 독재자의 딸이기 때문에 연좌해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해 왔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까 박근혜는 스물 세 살 때인 1974 년 부터 죽은 자기 어머니를 대신해서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하며 유신정권 아래서의 정치적 행위를 수행해 왔습니다. 저는 그가 이런 활동을 아버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알아보고 싶은 것은 두 가지인데 첫째는 이 기간동안 박근혜가 유신정권에서 무슨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자신의 이런 활동에 대해서 나중에 견해를 표명한 적이 있는지-있다면 어떤 내용이었는지 등 입니다. 제가 박근혜에게는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력한 대통령 후보라니 싫든 좋든 털어야 하는 건 의무사항이겠지요~

밴쿠버 다녀 옵니다. 그럼......

sattva  |  2011-06-12 20:45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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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를 지금도 대한민국의 위대한 지도자로 사람들이 잘못알고 있는 것은 지식인들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기회주의적이고 이기적인 지식인들의 얄팍함때문이지요.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자신의 안일을 위해서 입다물고 있고 심지어는 부당하고 더러운 짓을 일삼고 있지요.
악의 세력에 동조하고 있는 것이지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삶의 올바른 길을 걸으려는 노력은 없이 일신의 평안과 성공을 위해서 모든 사람을 경쟁과 타도의 대상으로만 보는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언제 우리는 더불어 살려는 노력을 하는 대한민국을 보게 될까요.
아니 대한민국 사람들을 보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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