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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에 대한 찬미 그리고 연꽃과 진흙
작성자 Beeho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4362 작성일 2011-07-24 21:12 조회수 2391


        A)  연꽃에 대한 찬미
                                                                 Beeho
미식가들은 말한다.
진달래는 참꽃이요, 철쭉이나 영산홍은 개꽃이라고.
그 의미는 참꽃인 진달래는 먹을 수 있는 꽃이고, 철쭉과 영산홍은
먹을 수 없는 개꽃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먹을 수도 있으면서 참꽃인 진달래보다 더 아름다운 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연꽃이다. 내 생각으로는 그렇다.
꽃 중에 아름답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호박꽃도 멀리서 보면 아름다우며, 장미꽃이나 튜립이 연꽃보다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연꽃이 장미나 튜립보다 더 아름다운 이유가 있다.
거의 모든 꽃들은 좋은 토양에서 꽃을 피우며 아양을 떤다.
하지만 연꽃은 더러운 진흙에서 나온다.
연꽃은 더러운 진흙에서 나와서, 물위로 피어 오른다.
연꽃은 대단한 탈바꿈을 하는 것이다. 더러운 진흙에서 나와서 아름다운 꽃이 피는 것이다.
연꽃은 아름다운 꽃이다.
이 세상에서 연꽃의 아름다움과 비교할 만한 꽃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부처님은 자신의 낙원을 '연꽃낙원'이라고 불렀고,
그 낙원의 아름다움을 궁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연꽃'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만큼 연꽃은 아름다운 꽃이다.
하지만 조용히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 한가지 있다.
그것은 진흙은 연꽃 없이 존재할수 있어도, 연꽃은 진흙 없이는 살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진흙이 무엇인가는 여러분의 마음에 달려 있다.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B) 연꽃과 진흙

그럼 '당신은 진흙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기에 답한다.
나는 불교신자는 아니지만,불교의 선(禪)사상이 좋아서
고타마 싯타르타의 말씀을 빌어서 대답해 보련다.
진흙을 인간의 마음이라고 하자.
인간의 마음에서 온갖 망상과 욕심과 탐욕과 분노와 기쁨과 슬픔이
나온다. 세상의 모든 일이 마음의 장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음은 하나의 병이다.
그러나 벽을 마주하고 앉아,
사념을 버리기 시작하면,
마음을 떨쳐버리기 시작하면,
생각의 흐름을 초월하기 시작하면,
마음 속의 화면은 이제 하나의 벽과 같이 텅 비어 있게 된다.
거기에는 어떤 사념의 파도도 없는 침묵의 세계다.
아무런 움직임도 없고 순수한 고요 뿐이다.
시간도 사라지고, 공간마저 사라진다.
이제 그대는 자기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음을 이해한다.
그대의 내면에는 '나'라고 말할 만한 존재가 없는 것이다.
생각의 흐름이 초월된 상태인 것이다.
이 '무아(無我)',  '무심(無心)'이 바로 고타마 부다(Buddha)의 근본사상이다.
어느 누구라도 선(禪)을 통하여 무아,무심의 상태에 도달하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불교의 근본사상이다.
진흙은 연꽃 없이 존재할 수 있어도,연꽃은 진흙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생각의 흐름을 초월하면,마음에서 부처가 나올 수 있다.
마음은 단 한명의 부처 없이도 수십억 개가 존재할 수 있지만,
부처는 이 모든 마음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왜냐하면 부처는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마음은 진흙과 같다.
부처(=연꽃)는 진흙과 물을 초월해서 태양과 만난다.
그러나 잊지말라!!!
부처(=연꽃)는 마음(=진흙)으로 부터 나오지만 마음(=진흙)은
아니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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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ho  |  2011-07-24 21:14    지역 Calgary     
0     0    

불교의 선사상을 얘기하면 저의 아내가 별로 좋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리지 못하게 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달을 보라고 했더니, 정작 달은 보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손 끝을 보며, 지엽적인 문제로 시비를 거는 것 같은 분위기여서, 선사상에 대한 이야기는 이것으로 더 이상 하지 않으렵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2011-07-24 21:35    지역 Calgary     
0     0    

비호님, 제가 손끝만 보았군요. 역사 공부할 때 지엽적인 것이란 없답니다. 그럼, 이만...실례했습니다.

lemontree  |  2011-07-24 21:51    지역 Calgary     
0     0    

\"달은 안보고 손 끝을 보며, 지엽적인 문제로 시비를 것 같은 분위기...\"
찔립니다. 비호님, 일단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전 불교에 대해선 정말 문외한이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비호님이 올려 주신 글 읽으며 불교에 대해 알아 나가려고 생각 중입니다.

thenatos  |  2011-07-24 21:53    지역 Calgary     
0     0    

Beeho님의 글 멋지십니다~
감동 먹꼬 갑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2011-07-24 22:28    지역 Calgary     
0     0    

불교 사상을 자기식으로 소화해서 표현하는 것이 여간 쉬운 것이 아닌데, 비호님 글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입니다. 저는 종교의 역사적 흐름이나 그 조직 등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서 님의 스타일과 많이 다를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질문을 던지거나 댓글 다는 것을 딴지 건다고 생각하시면 오해구요.

비호님께서 저같은 스타일을 지엽적으로 보고 시간낭비 하고 싶지 않은 것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님의 스타일과 같은 글쓰기로 시간낭비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서로 추구하는 바가 다르고 또 글 쓰는 양식이 다른데 이런 것땜에 기분상하신다면 앞으로 비호님께 댓글 안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Beeho  |  2011-07-24 23:38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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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내사랑아프리카님! lemontree님! 그리고 thenatos님!
저도 생각을 바꿨습니다. 제 글에 대하여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질문과 댓글을 다십시요. 하지만 저도 바쁘기 때문에 그 질문에 대하여
전부 답글을 단다는 보장은 못하겠습니다.

lakeside  |  2011-07-25 17:37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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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즘 Beeho님의 글에 푹 빠져 있답니다.
계속 글을 올려 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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