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륀지’ 정권의 기막힌 영어실력이 대한민국의 얼굴에 여지없는 똥칠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농림부는 지난 5 월 2 일 “미국은 30개월 미만의 소라 하더라도 도축 검사에 합격하지 않은 소의 경우 돼지 사료용으로 사용을 금지하고 있어, 사료로 인한 광우병 감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농림부는 자신들의 발표의 근거가 된 FDA 의 보도자료를 쇠고기 수입 협상 타결의 중요한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이게 갈 데 없는 ‘誤譯과 거짓말’로 드러난 것입니다.
"The entire carcass of cattle not inspected and passed for human consumption is also prohibited unless the cattle are less than 30 months of age, or the brains and spinal cords have been removed."
“그때는 분명히 ‘even if’ 라고 쓰여 있었는데 어떤 놈이 뒤에 ‘unless’ 라는 단어로 바꿔 치기 했다”는 정부 대변인의 성명서라도 나올 줄 알았습니다. 결국 이제 와서 오역이었음을 자백하는 정부 관계자의 모습이 참담해 보입니다. 역부족이었던가 봅니다. 오역이 아니라 누군가 단어를 바꾼 거라고 끝까지 우겨야 이명박 정권 다운데 의외입니다.
이명박 정권이 사실을 실토하는 걸 난생 처음 보니 의외인 게 당연하지만 한편으론 자괴감이 듭니다. 대한민국의 쇠고기 협상단이 영어해석을 잘못해 국가간 협정 합의문에 힘차게 서명을 한 것이라면 외양간 기둥에 스스로 목을 매는 시늉이라도 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해석을 잘못했을 뿐 아니라, 그 책임을 “FDA의 애매한 보도자료” 탓으로 돌렸으니 아마 그들이 머슴이 되어 섬기기로 작정한 미국에 공식사과까지 해야 하는…… 그들로서는 모두 접시물에 코박고 죽을 일이 벌어진 황당하기 짝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 경황에도 농림부 축산정책단장이란 작자는 오역 실토 끝에 ‘그래도 재협상은 불가’라는 말을 끼워 넣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대단한 정신력입니다.
위에 보시듯이 FDA 보도자료는 애매할 거 하나도 없습니다. 요즘 촛불문화제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는 중학생들도 해석할 수 있는 명확한 문장입니다. 이 정권은 통상협정을 진행하는 막중한 과정에서 말도 안 되는 실수를 저지르고, 책임전가에다 사기극까지 벌인 것입니다.
정황으로 보아 이 정권은 이런 치명적인 실수를 사후에 발견하고도 시치미를 뗀 채 쇠고기 수입협정에 관한 장관고시를 밀어붙일 작정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두 말이 필요 없습니다. 정부는 당연히 협정무효를 선언하고 재협상에 들어가야 할 것 입니다
이제 ‘광우병 논란’은 단순히 검역 및 통상주권’ 차원의 문제가 아닌 정권의 기본자질과, 그보다 더 중요하게는 기본윤리 문제로 옮아 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긴 이 정권에 더 이상 치명타를 받을 남은 기본윤리가 존재하는지 의문이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