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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조갑제 씨의 비극을 마음 아파하며......
작성자 강현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446 작성일 2008-05-17 16:50 조회수 1539
1985 년으로 기억합니다. 월간조선에 12.12 당시 육군참모총장이었던 고 정승화 씨의 인터뷰 기사가 실린 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이 2.12 총선에서 대패한 것에 앙심을 품고 대가리에 작대기를 맞은 살모사처럼 다시 독기를 뿜어내기 시작 할 때였습니다. 그런 시기에 이 민감한 기사를 실은 월간조선이 꽤 대견해 보였습니다.

이 기사는 趙甲濟 라는 이름을 내 메모리에 영구 저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적어도 당시의 조 선생은 약간의 용기와 기자정신을 갖춘 자유주의자정도로 내 기억에 각인됐었습니다. 선생이 10 여 년 전부터 갑자기 균형을 잃어버리고 황당한 정치적인 주장을 펴기 시작했을 때 좀 의아하긴 했지만 그냥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오늘 갑자기 이 편지를 쓰는 이유는 최근에 선생께서 노망이 나셨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입니다. 아직 63세에 불과한 선생에게 닥친 횡액에 측은한 생각이 드는 건 이념의 차이를 떠나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선생의 홈피야 워낙 정신병자 같은 주장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 특별하게 더 나쁜걸 분별할 의미도 없지만, ‘좌파잔당을 소탕하자’는 제목으로 올라 있는 5 월 14 일자 선생의 글은 백문이 불여일견일 정도로 선생의 병세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좌파잔당 보복 섬멸에 즉각 나서지 않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탄핵운동을 경고” 하기도 했다가 “(좌파잔당을) 웃으면서 죽이자” 라고 개발쇠발 폭언을 늘어놓은 잡문을 낙서장도 아닌 홈피상단에 대문짝만하게 올려놓은 선생의 정신을 온전하다고 생각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폭탄주라도 몇 잔 걸치고 술주정으로 올린 글인가 싶어도 아직 까지 삭제하지 않고 있는 걸로 봐선 그런 것도 아닙니다.  

선생의 정신이 정상이라면 불특정다수에 대한 살인선동혐의로 기소되어야 마땅할 것이고, 정상이 아니라 해도 집에서 요양하는 대신 maximum security insane asylum 에 자진해서 들어가는 것이 모두를 위해 안전한 길일 것 같습니다.          

종교적 광신자들이나 선생 같은 정치적인 극단주의자들은 대체로 비판이나 모욕에 매우 취약하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자기의 신념이나 사상체계에 대해 비판을 받으면 자기 재검증을 통해 반론을 펴거나 교정을 하는데 비해 선생 같은 사람들은 얼굴색이 파랗게 변하다가 급기야 발작을 일으켜 정신을 놓게 되기가 쉽습니다. 비판과 반대담론을 수용하고 소화해 낼 사고와 감정기능이 보통사람들에 비해 무척 열악하기 때문입니다. 선생의 노망은 이미 10 여 년 전 ‘극우로의 전향’ 때부터 예견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개인이 사고(思考)하는 데는 균형감각과 합리성이 작동합니다. 조 선생도 23 년 전에는 이런 균형감각과 합리성이 사고 안에서 작동하는 정상적인 보통 사람이었던 같습니다. 그런데 어떤 외상이나 충격, 집요한 세뇌 등으로 사고기능에 이상이 오거나 소외감 박탈감 등으로 인한 우울증이 지속될 때 이를 적응해 내고 극복하지 못하면 이 균형감각이 깨지면서 비논리적인 증오심과 편견이 사고를 지배하게 됩니다. 적어도 지난 세기까지는 이런 종류의 극단주의자들을 ‘극우’라는 개념으로 분류하여 그 사회학적 존재를 인정해 주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캐나다에서 독일로 추방당한 언스트 준델 같은 이들을 가리켜 옛날에는 인종주의자라고 불러 주었습니다. ‘빤쓰’ 전광훈 씨라든가 ‘생리대’ 임태득 씨 같은 사람들에게도 목사라는 호칭을 사용해 ‘좀 특수한 종교인’ 정도로 인정해 주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친 미국’ 8 년을 겪은 21 세기의 대중들은 지난 세기처럼 너그럽지 않은가 봅니다. 요새는 이런 류의 사람들을 그저 social moron (사회적 저능아)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사고의 폭이 놀라울 정도로 제한돼 있을 뿐 아니라 자기 믿음에 대한 보호방벽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 그 바깥세계와의 교류 자체가 불가능한 정신적인 부자유자들이기 때문입니다. 토론상대로 인정해 주지 않고 사방에서 조롱과 저주만 퍼 부어대니 ‘반대담론’조차 감당해 내지 못하는 선생의 그 취약한 두뇌와 심장이 어떤 스트레스를 받았을 지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닙니다.      

나는 조 선생이 10 여 년 전, 어떤 계기로 정신적인 부자유자가 되는 길로 접어들었는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또 내가 담당 주치의나 상담사가 아니므로 그런 개인 과거사를 알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진짜 정신 부자유자인지 아니면 ‘조갑제닷컴’에 올라 있는 그 기상천외한 글들을 유료로 많이 팔아먹기 위해 ‘나이롱환자’ 흉내를 내는 것인지도 확실하지가 않습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한국의 온갖 극우사이트에 이름을 내밀고 쓰레기 같은 증오담론을 쏟아내고 있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한국에 극좌 볼셰비키 정권이 들어섰다고 가정할 때 빨간 완장차고 돌아다닐 기회주의자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입니다. 조 선생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좀 이상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자! 조 선생. 선수들끼리 뜬구름 잡는 선문답은 이쯤하고 이제 솔직하게 본론을 이야기합시다.

영화이야기부터 하나 할까요? 아마 선생도 American Gangster 라는 영화를 보셨을 겁니다. New York 경찰서의 부패 형사 Trupo 는 자신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Halem의 마약 공급자 Frank Lucas를 체포하려는 Newark 의 Richard Robert를 그의 사무실까지 찾아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We need to keep this cash cow alive” 뻔뻔하지만 얼마나 솔직합니까?

선생이 정작 “웃으면서 죽이고 싶은” 대상은 좌파잔당’이 아니라 “이념의 시대는 갔다”며 선생 같은 사람을 끼워 주지도 않고 장사까지 망치려 드는 이명박 정권이 아닙니까? 그러면 청와대 앞에 가서 식칼 난동이라도 부릴 일이지 왜 엉뚱하게 KBS, MBC, 전교조나 촛불문화제에 참가하는 시민들에게 화풀이를 하는 겁니까?

제멋대로 이긴 하지만 선생이 딱지를 붙인 소위 ‘좌파잔당’이 진짜 사라지면 가장 먼저 깡통 차고 길거리에 나 앉아야 할 사람은 선생 아닙니까? 엉뚱한 소리로 사람들 헷갈리게 하지말고 톡 까놓고 Trupo 처럼 이렇게 말 하세요. “I need to keep these reds alive” 이게 선생 같은 이념장사꾼 부류를 ‘우익인사’나 하다 못해 ‘반공주의자’로 잘못 알고 맞장구 치는 일부 순진한 보수들을 미몽에서 깨어나게 하고, 선생 또한 더 이상 그들에게 사기 죄를 짓지 않는 길 입니다.        

이명박 정권이 비록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한 친미집단이고 시장지상주의 정권이긴 하지만 선생 같은 사람들까지 끼워줄 만큼 바보들이 모인 집단은 아닌 것 같습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치국을 퍼 마신 뒤, 석 달 동안이나 지붕 위의 닭을 쳐다보다가 드디어 해골이 돌아버린 선생의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시끄러워 못살겠으니 주소를 바로 찾아가서 행패를 부리든지 욕설을 퍼붓든지 하기 바랍니다.

또 한 가지, 선생이 이명박 탄핵운동을 하든 말든 내가 알 바는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 그걸 시작하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진짜 탄핵서명운동의 명예에 손상을 가할 염려가 있으니 좀 미뤄주셨으면 하는 게 내 부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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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맨  |  2008-05-17 17:14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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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정신병으로 고통받지 마시고 어서어서 저 세상으로 가시기만을 빕니다.

philby  |  2008-05-18 00:16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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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취지를 대부분 동의 하겠는데 그런 개X 같은 자가 무슨 선생이란 말이요?

강현  |  2008-05-18 00:52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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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저도 다시 읽다보니 좀 이상해서 모두 조군으로 바꾸고 말투도 반말로 할까 하다가 귀찮기도하고, \'아픈 사람\'이라는 걸 감안해서 그냥 둡니다.

다이앤  |  2008-05-24 09:59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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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글을 공감하고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내 무덤에 침을뱉어라]라고 할때부터 침뱉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여전하군요.. 그 인간은.
님의 글을 캘거리에서 만나게되어 정말 기쁩니다.앞으로도 많은 기대를 합니다.
이 글달겠다고 회원가입까지 했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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