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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도대체 그 때 무슨 일을 당했길래......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4945 작성일 2011-12-14 12:50 조회수 2301

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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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12 19일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예상을 뒤엎은 의외의 결과에 가장 혼비백산한 곳은 주한미국대사관이었다. 당시 주한미국대사는 토마스 허버드였는데, 그는 이임 후 자신의 재임기간 중 가장 아쉽게 여겼던 사건이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되도록 놔 둔 것이라는 뉘앙스가 담긴 고백을 했다. 허버드 대사의 이 같은 의미가 담긴 회고는 한미경제연구소 (KEI) 2009 년 발간한 역대 주한미국대사의 회고록에 실려있다.

 

조선일보 기사를 검색하다 우연히 발견한 이 자료에서 허버드 대사는 이런 언급을 했다, 노무현 후보를 제 16 대 대통령에 당선시킨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그 해 (2002 ) 여름 일어난 두 여중생 미군장갑차 압사 사건이었는데, 그 때 자기가 백악관에 좀 더 압력을 넣어 부시 대통령으로 하여금 (한국국민들에게) 직접 사과하게 했었더라면 (대통령 선거에서) 다른 결과를 가져왔을 거라는 이야기였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다른 결과란 민주당의 노무현 대신 한나라당의 이회창이 당선되는 결과를 의미할 것이다. 다른 결과란 결국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좋은 결과라고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다.

 

당시 허버드 대사는 왜 한국의 대선결과에 실망했던 것일까?   

 

첫째, 주한미국대사관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2002 년 대선 훨씬 전부터 노무현 진영이 추진하고 있던 대미외교 아젠다를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둘째, 미국은 노무현 당선자의 주변도 문제지만 새 정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광범위한 진보진영의 조직들을 두려워했다. 당시 부시 정권의 정보기관은 한국의 진보진영을 친북-반미 성향을 가진 그룹들이 장악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무현 후보 스스로도 당선 직후 대미관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다음과 같은 직설적인 말로 표현했었다.

 

국민의 자존심과 위신이 지켜지는 상호평등관계로 변화시켜 나갈 것이며 얼굴을 붉히는 일이 있더라도 할 말은 하겠다

 

과연 그의 말대로 노무현은 미국에게 할 말을 하고 살았을까?

 

노무현 당선자는 대통령이 돼서 미국과 얼굴을 붉히는 것은 고사하고 대통령에 취임도 하기 전에 새로운 대미정책 어젠다와 관련된 모든 꿈을 접어야 했다는 것을 당시에 눈치챈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이건 그때로부터 9 년이 지난 지금이라고 해서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그가 자살을 하는 바람에 노무현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확산되어 진보진영에서는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적 재평가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취임 전에 구상한 새로운 대미관계의 꿈을 접어야 했던 건 사실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전방위에서 대통령직 인수위를 조이고 협박하며 새 정부의 새 정책들을 가로막고 나섰기 때문이다.

 

노무현 당선자는 우선 인수위 시절 북한측과 접촉하여 취임직후 특사를 베이징으로 파견하기로 약속해 놓고도 이것부터 지키지 못했다. 북측의 장성택 대표는 베이징의 비공개 회담장에 나왔는데 남측에서 사전 연락도 없이 회담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이 바람에 상대방이 오랫동안 혼자 기다리다 돌아가게 하는 사상초유의 외교적 결례를 범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언론에 한 줄도 보도된 적이 없는 이 사건은 그로부터 5 년 반이나 지난 2008 10 , 박지원 씨가 전남대 특강에서 언급하면서 그 비화가 공개됐었다.

 

노무현 당선자의 대미관계에 대한 기본자세가 천명된 직후 인수위원회에 가해진 미국의 협박과 압력은 다양하고도 집요했으며 매우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

 

압박의 한 축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이루어졌고, 또 다른 한 축은 Moody’s 를 비롯한 미국의 신용평가회사들에 의해 전개됐던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회사들에 의한 신용평가 하향 조정 위협은 당장 주가폭락과 글로벌투기자본의 대량투매행위가 반복되는 사태로 이어져 아직 출범도 하지 않은 새 정부의 뿌리를 흔들어댔다.

 

참여정부는 결국 출범도 하기 전에 백악관의 위협과 글로벌투기자본의 파상공격 앞에 결국 백기를 들고 굴복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내밀하게 진행된 굴복의 내용은 참담했다. 미국의 허락 없는 남북 비밀접촉 금지는 물론, 개방과 민영화를 골자로 하는 미국식 신자유주의 정책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1997 년 동아시아 외환위기를 계기로 글로벌 금융자본의 한국 금융시장 지배루트가 확립되자 미국은 곧바로 한국을 불평등 통상조약으로 묶어 놓기 위한 공작을 추진해 왔다, 그 구체적 형태는 한미FTA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이 한미 FTA를 추진해 온 목적은 두 가지인데, 첫째는 친미집단이 기득권을 형성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시장지배와 이를 통한 영구적수탈구조를 구축하는 것이고, 둘째는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을 포위공격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에 아시아 국가들을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이런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마당에 노무현 정부가 느닷없는 등장하여 반미성향의 진보진영이 정권의 핵심과 외곽에 포진하자 미국은 내심 크게 당황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유화적 협상카드를 일찌감치 내던지고 권력 핵심부에 대한 고강도 압박전술을 구사해서 이들을 외곽의 진보진영과 분리시키기 위해 갖은 책동을 구사했다.

 

아니나다를까. 미국의 고강도 압박전술의 결과는 노무현 정부의 관료인선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의외의 통상관료 한 명이 노무현 정부에 의해 임명된 것이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대한민국의 통상주권을 지키기 위해 만든 자리라기 보다는 미국 통상대표부의 의사를 청와대와 내각에 전달하기 위해 만든 자리로 보이는데, 그 자리에 김현종이 임명됐다.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특사 비밀접촉이 미국의 으름장으로 좌절된 지 두 달 만인 2003 5 월의 일이었다. 

 

사실 2003 3 , 특사회담이 좌절되자 참여정부 내부에서는 반미 무드가 격앙일로에 올랐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김현종 같은 철저한 친미인사가 통상교섭본부장에 임명된 것은 천만뜻밖이었다. 미국의 힘은 그만큼 강했고 무자비했으며 한국 내 집권세력의 성향에 관계없이 사소한 부분과 관련된 자기 의사도 빠짐없이 관철시킬 만큼 철저하고 계획적이었다.

 

2003 5 월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임명된 김현종은 어떤 인물일까?

 

김현종은 코리아헤럴드와 매일경제신문사 사장을 지낸 김병연의 아들인데, 이번에 새로 주한미국대사로 부임한 김대중 납치 주범 김기완의 아들 김성 처럼 초등학교 3 학년까지만 한국에서 마치고 나머지 교육과정을 미국에서 마친 재미교포 출신 법조인이다. 그는 뉴욕 컬럼비아 대학과 로스쿨에서 국제정치학과 통상법을 차례로 공부한 뒤 미국 로펌에서 4 년 간 일한 경력이 있다.

 

그는 2007 년까지 FTA 협상을 주도하다가 지금은 한미 FTA를 막후에서 주도한 글로벌자본 중 하나인 삼성전자의 법무담당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김현종 당시 통상교섭본부장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의 통화내용이 순수하게 그저 노련한 협상술로 해석될 수 없는 것은 바로 미국과 김현종의 관계와 아울러 2003 년 초 미국과 참여정부간에 벌어졌던 긴박한 갈등관계 때문이다. 이 통화내용은 2006 7 25 일 주한미국대사관이 작성해 국무부에 보고한 문건 전체가 위키리크스에 의해 폭로되었을 때 거기에 함께 딸려 세상에 드러났었다.

 

김현종 본부장이 미국을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다는 (fighting like hell) 이야기의 골자는 한국의 저소득층 약값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국 정부가 추진중인 건강보험법이 입법 예고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저지했다는 소리다.

 

즉 대한민국 통상대표가 한국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쥐어짜내어 미국 제약회사들의 이익을 보전해 주기 위해 한국의 담당 부서 (보건복지부) 와 피 터지게 싸웠다는 내용을 미국대사에게 전화로 미리 보고한 것이다. 이걸 고도의 협상행위였다고 변명하는 건 파렴치한 일이다. 김현종의 콜롬비아 대학 인맥이나 미국인사들과의 관계, 삼성전자로 간 퇴임 후의 행적 등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 협상행위라기 보다는 간첩행위에 가깝다.   

 

당시 적극적으로 FTA를 찬성했다가 참회와 반성을 하며 반대로 돌아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참회의 변으로 이런 요지의 말을 했다.

 

당시는 2008 년 금융위기 전이라 월가에 포진한 글로벌금융자본의 악마적 본질을 미처 깨닫기 전이었고, 자기가 보건분야 협상안을 기획하면서 한국법과 미국법의 차이를 몰랐다는 것이다. 즉 국제조약에 해당하는 FTA협정이 특별법으로 간주돼 국내법에 우선할 수 있는 지위를 가지고 있는데 비해 미국법에 대해서는 연방법은 물론 주법과 그 하위 개념인 조례나 시행규칙 따위에 어긋나도 아무런 규제권을 발휘할 수 없는 완전한 불평등 조약이라는 걸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시민 씨가 국제법이나 미국법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니 몰랐을 수는 있는데, 당시 그의 직위로 봐서 변명이 되는 소리는 아니다.

 

당시 참여정부에서 진보진영 출신으로 FTA협상에 책임 있는 직위에 있었던 인사들은 참회와 반성을 좀 더 심각한 수준으로 했으면 좋겠고, FTA 협정 폐기 국민항쟁 대열에는 참여할 수 있으되 대열의 제일 후미에서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조용히 따라와 주면 모양이 좀 더 좋을 것 같다.

 

분명한 것은 미국 로펌 출신인 김현종과 그 후임자인 김종훈, 그리고 외교통상부 고위관료들은 유시민 씨가 몰랐다는 불평등조약의 본질을 소상히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유시민 씨가 몰랐다면 노무현 대통령도 몰랐다는 이야기인데 그렇다면 당시 협상을 주도했던 친미관료들이 이행법안의 통과 없이 해외조약이 어떤 종류의 미국법도 갈음하지 못한다는 미국법상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이 조약의 본질적 불평등성에 대해 허위보고를 했거나 아예 보고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근데 말이다. 

 

참여정부가 아무리 미국 쪽 인맥이 없었기로서니, 그때가 전민련-민통련 시절도 아니고 한 국가의 정부를 담당했던 처지에서, 미국 간첩에 준하는 전문관료들의 농간에 두 눈 멀쩡히 뜨고 속아넘어갔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이제라도 속 시원히 솔직하게 털어놓기 바란다.

 

미국과의 협상과정에서 어떤 내용과 수위의 협박을 당했는지, 직접적인 협박이 있었다면 무엇이었고 위협으로 느낄 수 있었던 사안들은 어떤 것이었는지, 도대체 미국 간첩에 버금가는 사람을 장관급 공무원에 임명해야 했던 그 불가피한 사연이란 무엇이었는지,

 

뭐 이런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좀 설득력 있는 참회 겸 양심선언을 한 번이라도 하고 나서 FTA 반대 국민항쟁대열에 참여하든가 말든가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2011.12.13 sarnia (clip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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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by  |  2011-12-1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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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주류세력들, 자칭 보수라는 자들이 줏대도 없고 철학도 없고 외세에 빌붙고 강한자에게 굽신거리며 살다보니 그런 꼴 당하는겁니다.

예를 들면 요즘 중국어선에 우리 해경들이 당하고 심지어 죽기까지 했는데 중국어선들이 북한 영해에는 접근도 못하거든요.

북한이 중국에서 식량과 기름 동냥해서 연명하는 건 천하가 다 아는 일이지만 그건 그거고, 영해 침범하는 중국 어부들 쏴 죽이니까, 두명 쏴 죽이고 4명 부상당하고, 그 후로는 범접도 못하고 만만한 남한 영해 침범해 해경들 죽이면서 조업합니다. 중국정부도 "절대 북한 영해는 침범하지 말라"고 어부들에게 경고합니다.

중국이 베트남에게 함부로 못하는걸 봐요. 남한은 기본이 안 되있는 사회라 경제적으로 부유해질지는 몰라도 멀었지요. 경제적 부유도 한미FTA 시작되면 어려울지도...

clipboard  |  2011-12-14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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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기성세대의 문제는 자명합니다. 무엇이 될 것인가 또는 어떻게 출세할 수 있을까에 대한 방법론을 찾는데만 매달렸지 자기가 왜 사는지, 어떻게 사는것이 의미있는 삶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할 기회가 별로 없었지요. 그 세대가 살았던 시절의 어려움이 이런 왜곡된 삶의 형태를 강요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사태가 철학의 빈곤과 논리의 부족, 상상력의 부재, 창조성의 결여, 누가 내 준 길 아니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주체성과 모험심의 부족, 남의 지도를 받거나 남을 지도하는 것이 인생의 순리라고 생각하는 단순함을 초래한 것 같아요. 그들의 머리로는 북한이나 베트남은 고사하고 그들이 그토록 존경하는 (20 세기의) 미국이 어떻게 저토록 강대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었는지 그 과정의 철학을 잘 이해하지 못 할 것 같습니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이야말로 망조들린 대한민국 기성세대의 표상이지요. 협동의식보다는 남보다 높아져야한다는 생존경쟁과 출세지상주의에 가치관을 잠식당한 상태에서 올바른 주권의식, 또는 주인의식이라는 게 나올리가 없지요. 대한민국 상층부가 이런 군상들에 의해 점령되어 있기 때문에 그 나라 전체가 기본이 안 되어있는 사회로 보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내사랑아프리카  |  2011-12-1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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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에 대해서 unmask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날당과 산성두목이 FTA처리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에 분노가 차곡차곡 쌓여서 입에 담기조차 싫었습니다. 그 두목이 감옥간다고 해결될 일이 아닌데 답답합니다.

FTA 우울증을 심하게 앓고 있었는데, 절 이 우울증에서 벗어나게 해 주신 분은 명진스님이었습니다. 이 분이 책을 냈다고 하시는군요.
[명진스님의 사회성찰 이야기 -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 명진 스님 같은 분이 계시니 한국불교가 사는군요. http://www.myungjinsunim.org/bbs/board.php?bo_table=02_2&wr_id=120
산성두목은 나중에 윤회(samsara)를 해서 뭘로 태어날지 무척 궁금합니다. 나무도 의식이 하나 정도는 있다고 하는데, 민중의 피눈문을을 흘리면 악업을 얼마나 쌓을찌 아찔해집니다. 참고로, 아래 글은 전에 댓글로 쓴 것인데 두목님이 뭘로 다시 태어날지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알아 맞추는 분께 16 ave. NW에 있는 월남 국수 삽니다. novareligio@hanmail.net

생명사상은 자이나교(Jainism)가 극단적으로 투철합니다. 자아니교의 창시자는 마하비라 (Mahavira; Mahavir)로서 석가와 동시대 사람입니다. 기원전 527년경 사망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자이나 교에서 중요한 교리는 아힘사 (Ahimsa)로서 비폭력 (non-violence)을 의미하는 말로서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사상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자이나교도들 (Jains)은 1cm같이 작은 것에서 수많은 생물이 가득차 있다고 믿고 있으며, 모든 생물은 살기를 원하므로 인간이 우월한 지배를 할 수 없다고 봅니다. 이런 생물을 죽이는 것은 인도인들의 업 (karma) 사상에 근거하여 업을 쌓는데 좋지 않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은 우리가 숨을 쉴 때도 살아있는 유기체를 죽인다고 생각해서 수행자는 마스크를 하고 삽니다. 또 혹시 밤에 잘 안보여 밥에 곤충이 들어간 것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해가 지면 밥을 먹지 않습니다. 고등생물일수도록 죽이면 악업을 많이 쌓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겠죠. 소나 돼지를 죽이면 단연코 나무 한그루를 죽이는 것보다 악업을 훨씬 많이 쌓겠죠. 그래서 자이나교도들은 매우 엄격한 채식주의자들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의식있는 생물은 그들에게 중생이므로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게 되죠.

심지어 길을 걷다가 돌맹이를 차는 일도 없습니다. 돌을 찼다가 혹시 다른 생물에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이들은 생물과 관련된 옷, 즉 가죽이나 비단 옷을 사는 것을 피합니다. 한국사람이 먹는 번데기는 바로 우리가 비단 옷을 입기 위해서 죽인 생명체들이라는 겁니다. 농사도 피하는데 쟁기로 밭을 갈거나 괭이로 땅을 팔 때 생명체를 죽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런 내용을 따라 가자면 우리는 절망하게 될 것입니다. 아힘사 사상이 극단적일 수 있지만, 우리의 매사의 일들에서 평화와 사랑을 실천하도록 노력하면 자이나교식으로 보면, 우리가 악업을 쌓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참 착해져야 합니다. 착한 생각, 착한 마음, 착한 행동을 할 때, 선업, 즉 착한 업을 많이 쌓는다는 것이죠.

clipboard  |  2011-12-1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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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나교에 대한 말씀 고맙습니다. 그나저나 박영호 선생 책 소개하면서 그 내용에 관한 문제도 같이 이야기하려다가 가장 중요한 부분에 대한 비판을 빠뜨리고 하지 않아 다시 첨가합니다. 얼나와 제나의 이분법적 분리 문제인데요. 이건 제가 동의하지 않았던 부분입니다. 더구나 얼나를 참나로 제나를 거짓나로 정의한 부분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지요. 제나란 우주의 빅뱅으로부터 초래된 유한성으로 표현되는 즉 가장자리가 있는 존재의 형태로 일단 받아들이는 게 타당할 것 같습니다.

저는 다석 선생이 제기한 얼나와 제나를 윤리 차원의 문제로 해석하기보다는 각각 일단 다른 존재의 개념으로 해석하는 게 어떨까 생각하고요. 욕구란 현실적인 유한존재로서의 제나가 가질 수 밖에 없는 기본속성같은 건데 (먹어야 사니까요, 그리고 몸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외부로부터의 강탈행위로만 가능한 것이므로), 문제는 제나가 얼나로 진화하는 것이거나 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 우월하다는 개념은 아니고 존재의 각각 다른 차원의 개념을 아닐까 생각하구요. 어떤 분은 이 두 가지를 통전적 개념으로 (유대교가 그런가요?) 이해하고 있던데 뭐 어쨌거나 좋습니다. 문제는 물질적 속성과 시공의 유한성을 가지고 있는 제나의 차원을 벗어나는 '얼나'의 의미를 포착하는 것이겠지요.

공동번역의 어떤 해석에 대한 박영호 선생의 시각은 동의합니다. 나를 거치지 않고는 아버지께......" 이 대목을 공동번역이 잘못 해석했다고 하지요. 차라리 "나로 말미암지 않고서는..." 이라고 번역한 개역판 성격이 더 낫다는 겁니다. 이 부분은 저도 동의했습니다. 거치고든 말마암지않고 든 둘 다 나를 예수 자신을 말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게 한 표현인 건 매한가지지만 그래도 개역판이 공동번역보다 나은 번역이라는 거지요.

독생자 이야기는 경우에는 '외아들'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실은 독생자라는 말은 아주 옛날부터도 좀 이상하긴 했어요. 교회에서는 다 하느님의 자녀라고 설교하면서 독생자가 따로 있다고 하면 마치 예수가 하느님이 바깥에서 나아 가지고 온 외아들이라는 말이냐는 의심을 받을 수 있겠지요.

암튼 지난 번에 빠뜨린 거라 첨가합니다.

글고 이명박 씨는 죽고 나서 당분간 환생 안 했으면 좋겠어요.

내사랑아프리카  |  2011-12-1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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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규범적인 사유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다석선생이나 함선생에 흥미를 갖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같습니다. 읽다가 말곤 했죠. 함선생의 [뜻으로 본 한국사]는 끝까지 보긴했지만 내용이 너무 아웃데이트 되고, 해석 또한 주관적인 것이 많아 억지로 읽혔습니다.

성서번역으로 보자면 개역성경은 직역에 가깝고 공동번역은 의역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원어의 문자적 이해는 개역을 꼭 참조해야 하며, 좀 쉽게 이해하려면 공동번역을 봐야 합니다. 공동번역은 좀 서둘러 번역한 면이 있어서 오역이 많은 것같습니다. 그런데 공동번역은 진보적 해석학을 동원했기 땜에 좋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영어성서는 NRSV (New Revised Standard Version)을 최고라고 하죠. NIV (New International Version)은 복음주의 계열인데 무난히 잘 번역한 것으로 인정받습니다. 그런데 성서에 성차별인(sexist) 표현이 너무 많아 이것을 탈색하는 NIV 판본도 나온다고 몇 년전 기사가 나왔는데 보수복음주의 계열의 비판이 거센 모양인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예수의 대속 문제는 글을 쓰다가 흥이나지 않아 중단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머리에 부글부글 끓었는데 식고나니 엄두가 안나네요. 글이라는 것이 그때 떠오를 때 휙 갈겨쓰야지 그 때가 지나면 잘 안되는 경우도 많군요. 이 대속의 문제를 잘 풀어 쓴 이는 프랑스 계열의 문예비평가 르네 지라르 (Rene Girard) 책들을 추천합니다. 이 분의 책 중에 한글로 [폭력과 성스러움] (Violence and the Sacred) 이 번역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 문학비평과 종교비평하는 사람들이 많이 인용하는 책입니다. 그의 [I See Satan Fall Like Lightning]라는 책이 있는데 희생양 콤플렉스와 희생제의의 문제를 예수의 희생과 연결시킨 좋은 책입니다. 별로 두껍지도 않고요. 예수의 대속 사상을 희생양 콤플렉스와 절묘하게 대비시킨 멋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라르의 영향을 받아 적은 몇마디 말을 아래에 첨부합니다.

"우리는 자신이 선하다고 우상화하고, 자신을 영화롭게 하며, 남은 악하다고 악마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의 잘못을 덮기 위해 타인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합니다. 이러한 잘못이 개인이 아닌 집단으로 될 때, 작은 증오가 자라서 강으로 흘러가서 바다처럼 되어 버립니다. 그 해소하는 방법이 바로 하나의 희생양을 찾아 그것에 모든 화풀이를 해버립니다. 세례 요한이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라고 말합니다. 구약성서에 보면 사람의 죄를 동물의 희생제물을 바침으로써 씻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희생제물의 연속선상에서 요한은 인간이 저지른 잘못을 예수가 지고 간다는 것은 어찌 되었건 인간의 모든 행위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전히 사회는 무고한 사람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그 희생이 계속 반복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나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해, 그 죄를 남이 대신 짊어지라곤 하는 것은 죄악입니다. 그런데 세상은 실제로 이런 일이 빈번히 일어납니다. 이렇게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는 달리 말하면 희생양을 찾아 헤매는 사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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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성주님은 꼭 환생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결코 해탈할 인물이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형님도 곧 가시는데 성주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에 재수없으면 누구든지 성주님을 살릴 희생양(Scapegoat)이 될 것입니다. 몸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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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마을에 역병이 일어났습니다. 사람들이 하나 둘 쓰러지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원인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 동안 아무일도 없었는데 왜 이런 병이 생겼을까? 그러다가 그동안 무언가 일상적이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감지합니다. 얼마전에 마을에 낯선 사람이 이사를 왔습니다. 이 낯선 이방인이란 달리 말하면 나와 다른 사람(individual who is different)을 말합니다. 이 낯선 사람을 기존의 자기 마을 공동체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비정상적인 존재로 보고 마을 사람들은 그 사람을 죽입니다. 그러자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이 마을엔 평온이 찾아옵니다. 마을 사람들은 자기 공동체를 어리럽힌다는 낯선사람을 없애므로써 마을엔 질서가 찾아온 것으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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