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캘리포니아에서는 하비밀크의 날, 즉 동성애의 날을 제정하는 법안이 상정되었습니다. 이 때 보수기독교계를 중심으로 법안 반대 운동을 하였는데 미국에 살지도 않는 저에게 지인을 통해 법안반대 스팸 메일이 날아왔습니다.
그 분은 저처럼^^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데 아마도 제가 당연히 이 법안 반대에 찬성할 것이라 여기고 메일을 포워딩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래와 같은 답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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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하비 밀크 법안에 대해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번에 그를 기념하는 날을 만드는 것은 일종의 반차별에 대한 상징으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는 동성애를 불법화 하고 동성애자들을 차별하는 모든 법안을 반대하기 위해 시의원이 되었고 그런 할동을 하던 중 1978년 동료 의원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당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Martyr of Gay Movement로 추앙받기도 하죠.
그는 인생 나중의 삶(40 이후의) 을 동성애자들이 받는 사회적 천대와 차별을 반대하는 운동에 뛰어든 일종의 인권운동가로 생각하면 대체로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는 숀펜이 주연한 영화 "Milk" 에서 그대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숀펜이 이영화로 주연상을 받았죠. 그리고 그는 이 영화를 당시 조지부시 대통령의 백악관에서 상영하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동성애를 전국민에게 혹은 조지 부시에게 가르치기 위해서요? 천만에요..
이 영화는 차별반대를 위한 강력한 메세지를 담은 영화입니다. 이 세상에는 동성애 뿐 아니라 돈이 없다는 이유로, 지위가 낮다는 이유로, 피부 색깔이 다르고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등등 차별 받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으며 그 모든 차별은 그야말로 우리 예수님께서 그토록 싫어하고 미워하신 죄악 중의
죄악이라는 것을 말하는 영화입니다.
차별이란 사회적 약자와 소수에 대하여 공격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자신은 상대적으로 도덕적, 법적으로 또는 인종적으로, 사회적 가치기준으로 우위에 있음을 확인하며 나는 그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즐기고 기뻐하는 것에 다름이 아닙니다.
이것이 이지메의 본질이며 왕따의 본질입니다.
동성애는 사람들의 성적 취향의 일종으로 음란과 범죄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동성애를 하는 사람들이 특별히 더 음란한 것도 아니며 더군다나 일반이 오해하고 있는 성도착증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동성애는 '하지 않아도 되고 안 할 수 있는' 범죄행위가 아닙니다. 제가 제 아내를 사랑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처럼 동성애자들의 사랑 역시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 않아도 될 사랑을 일부러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언젠가 한국의 동성애에 빠진 한 젊은이가 그런 고백을 했지요.
" 하나님 왜 제게 이런 고통을 주십니까. 왜 저는 남들처럼 이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고 동성을 사랑할 수 밖에 없단 말입니까.."
그 친구는 굉장히 모범적인 청년이며 공부도 잘하고 매사에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이었습니다. 결국 자살을 택하지만...
그 청년이 무엇을 잘못했나요? 그가 죄인입니까?
기독교계에서 동성애가 비성경적이라 하여 죄악시 하지만
따지고 보면 수많은 상업광고들의 저질스런 면들, 영화나 티비 프로그램의 음란성은 정도에 있어서 더욱 심각하며 훨씬 심각한 비 성경적 사회악이며,
나아가 기독교 국가라는 미국 정부가 그동안 저질러온 수많은 명분없는 전쟁과 그 과정에서의 학살과 범죄들..이와같은 세상의 수많은 일들이 교회의 관점에서 보면
죄악 투성이요 따라서 운동을 해서 다 없애고 저지하고 쳐부숴야할 것들이지요.
소돔과 고모라를 이야기 하지만 소돔과 고모라가 동성애로 심판받았다고 주장하며 동성애자들을 죄인시 하는 것은 지나친 견강부회입니다. 소돔과 고모라는 성도착증과 음란성, 물질적 탐욕과 권력의 타락으로 망한 것이지 동성애로 심판받았다고 하는 것은 일종의 과장입니다.
그외 두루 살펴보시면 신학적으로도 동성애가 비성경적이라는 주장은 많은 논란이 있고 이견이 있는 문제입니다.
릭워렌 같은 보수 교단의 지도적 목사가 크게 부각해서 마치 전 교회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세계의 많은 성직자 중에서 동성애 문제를 죄악시 하지 않는 입장이 많이 있습니다. 개신교 중에서도 많은 교회가 유연한 입장을 가지고도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총신대 파나 순복음 등 복음주의 꼴통 계열이 입에 거품물고 반대를 하고 나서죠. 그렇지만 그 교단에 속한 수많은 목사님들이 뒤로는 수많은 성추행으로 이율배반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은 그리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동성애를 마치 성도착증 환자나 음란한 성행위를 즐기는 사람들 정도로 인식하게끔 만들어서 죄악시 하고 있지요. 이것은 일종의 음모입니다.
사실 오늘날 미국, 특히 LA일대에서 소돔과 고모라의 형상을 보이는 것은 소수 동성애자들로 인하여서가 아니고 대다수 이성애자들에 의한 것이 아닙니까. 그들이 온갖 추잡하고 더러운 섹스산업을 일으켜 돈을 벌고 가정을 파괴하고 사회를 타락시키며 우리의 어린 생명들까지 동원하여 포르노를 찍어대고 하지 않는지요.
랜디 토마슨이나 한국 기독계는 오히려 이와 같은 공공연한 섹스산업을 근절하고 국가적으로 정화하는 법안을 만드는데 더 노력을 하든지, 아니면 그와 같은 더러운 산업이 활개치도록 허용되어 있는 법안을 반대하는 운동을 펼쳐야 하지 않을까요?
동성애의날 법안이 통과되면 이제부터는 공립학교에서 동성애, 양성애가 좋다고 가르치기까지 할 것이라고 악의적으로 왜곡을 해놓았던데(이번 운동을 하며 LA의 한국 교계가 인용한 모든 선전문구는 모두 랜디 토마슨의 블로그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이더군요) 아니 동성애가 가르친다고 하는 것입니까? 그게 담배입니까? 술입니까? 배워주면 누구나 하는 것이 동성애입니까?
다만 학교에서는 이날과 관련하여 이렇게 가르쳐야하겠지요. 이 법안도 그런 취지일 것입니다.
이 세상의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고 동등하다. 어떤 사람도 그의 학력이나, 인종이나, 피부 색깔이나, 그의 종교나, 그의 재산, 심지어 동성애라는 성적 취향에 의해 차별받아서는 안된다. 오늘은 그것을 다짐하는 날이다.
Milk라는 사람은 자신이 죽기까지 동성애자들의 사회적 인권을 위해 싸운 사람이며 그는 천부적이고 보편적인 인권을 위해 아무도 가지 않은 험난한 길을 살다가 죽은 우리 시대의 인권운동가이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