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my birth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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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월 21 일은 제 생일이었습니다. 늦었지만 축하의 곡 하나 올리고요.
근데, 기어이,,,
짐 부탁 하나를 들어주고야 말았습니다. 누가 이걸 자기 동생에게 전해주었으면 하고 부탁을 했습니다. 대신 자기가 공항에 데려다 주겠답니다.
제가 집에서 출발해야 하는 시간이 새벽 세 시 반 이라는 걸 알고는 조금 후회하는 표정이 그늘처럼 그 분의 눈가에 스쳤지만, 한 번 한 말을 다시 주워담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기왕 이렇게 된 거 에라 모르겠다 하는 마음까지 드셨는지, 동생이 주는 포장젓갈을 가져다 주면 올때도 공항으로 픽업을 나오겠다고 하는군요. 에드먼튼 귀환 도착시간은 금요일 저녁입니다. 픽업 나오기에는 좋은 시간대입니다.
참, 그거 아세요? 제가 귀환하는 10 월 26 일은 금요일인데,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근혜 누님의 선친께서 '궁정동 비밀요정 서부활극 사건'으로 돌아가신 그 10 월 26 일도 금요일이었답니다. 2012 년과 1979 년은 요일과 날짜가 일치하는 해로군요.
암튼,,, 이런 경우는 짐부탁이 아니고 거래입니다. 택시비 (왕복 100 불) 또는 공항 주차료 (백 몇 십 불) 을 다른 곳에 유용하게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떡을 운반하는 사람의 손에는 언제나 떡고물이 조금 묻는 법.
저 얼굴에 바르는 바이오 오일인지 뭔지는 큰 병을 사면 작은 병이 하나 따라오는데,
그 작은 병을 제게 주었습니다. 뭐, 비싼 물품도 아니고 Costco 에서 260 + 60 mm 짜리 세트가 26 불 쯤 하는 모양인데, 한국에서는 좀 더 비쌀뿐 아니라 제조연월일 같은 것이 불분명한 모양입니다. 전 잘 모르는데 암튼 그렇다니까 그런가보다 하는 것 입니다.
인천 연수동 oo 아파트에 산다는 ‘동생’은 저로부터 물건을 전달받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마중나와야 합니다. 서로 인상착의를 모르므로 ‘동생’은 여행사 가이드처럼 제 이름을 쓴 종이조각을 한 장들고 입국장 게이트 앞에 서 있기로 했습니다.
저는 그 ‘동생’을 입국장에서 만나면, “신비의 명약 진품 바이오 오일을 동생에게 꼭 전달해 달라고 신신당부하며 언니 되시는 분께서 나를 새벽 세 시 반에 공항으로 픽업을 해 주셨다”는 부분을 강조해서 말해 줄 것이고,
그 말을 들은 동생이 가만 있을 수 있겠나요? 언니의 헌신적인 사랑에 감동한 동생이 언니 대신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언니의 딜리버리맨에게라도 고마움을 표시를 하겠지요.
“저…… 마중 나오는 분이 안 계시면 제가 가시는 곳 까지 태워다 드릴께요” 하고 먼저 제의할 것이 거의 틀림없는데, 그럼 그 때 저는 두 손을 휘저으며 한 번 정도 사양하다가,
“그럼 많이 돌아가는 길이 아니라면 만수동 OO 아파트 앞까지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하고 대답을 할 것입니다. 이 말을 할 때, 인천 지리를 전혀 모른다는 듯이 얼빵하고도 선량한 표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사실 모르기도 하고요.
이 대목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절대 "가시는 길이라면" 이라고 서두를 꺼내면 안 되고 "많이 돌아가는 길이 아니라면" 이라고 말을 꺼내야 한다는 것 입니다. 상대방이 엉겁결에 "가는 길은 아니예요" 라고 대답 실수를 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입니다.
누구나 첨 만나는 사람이란 조심스러운 법이고, 따라서 언제나 외교관계 수준의 배려를 하는 것이 좋겠지요. 뭐, 도착 첫 날은 어차피 서울 호텔에서 지낼 작정을 하고 있으니까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이긴 합니다.
짐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제 원칙을 포기했다기 보다는, 부탁에서 거래로 상황 자체가 바뀌었다고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어제의 싸르니아 생각:
1. Do Not Worry! Every Problem Has A Solution
2. Do Not Hurry! Go Forward Step By Step, Slow But Sure.
3. Do Not Make Excuses! Try To Find Good Reas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