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레코드)와 CD로만 음악을 듣다가 2006년쯤 내 컴퓨터에 애플사의 아이튠스(이하 아이튠)를 다운받아 사용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소장했던 CD들을 모두 이곳에 넣었고 음반 구입도 아이튠 스토어를 이용했으며 그 외 다른 인터넷 경로들을 통해 음악들을 다운받아 지금은 내 아이튠과 MP3플레이어인 아이팟에는 2만곡이 저장되어 있다. 그 중 맘에 드는 곡들에 별을 1개에서 5개까지 주었는데, 지난 9월경 별 달린 노래들이 1만곡을 넘어섰다.
중학교 때부터 시작된 음악감상 취미가 4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도 그 열정과 열기가 식지 않고 이어지고 있으며 게다가 중고등학교 시절 좋아했던 음악들을 지금까지도 즐겨 듣고 있을 정도로 음악적 취향은 바꾸지 않은 채 계속 그 폭이 넓어져만 갔다.
지금도 라디오나 영화, 드라마에서 흘러나오는 좋은 음악들을 스마트폰의 앱으로 스캔 해 제목과 가수를 확인하고, 이것들을 모았다가 한꺼번에 인터넷으로 다운받아 아이팟에 넣고 즐긴다. 그래서 나의 음악 창고에는 항상 새로운 노래들이 계속 채워지고 있는데 벌써 별 달린 노래들이 400곡 더 추가되었다.
실로 이 음악들은 내 인생에 좋은 친구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주고 항상 내 삶에 활기와 생기를 불어 넣어주는 그런 인생의 중요한 취미생활로 자리 잡았다. 30년이 넘도록 줄기차게 대중음악을 즐겨오면서 몇 번의 음악적인 폭과 영역을 넓히는 도약의 계기가 있었는데 이번 별 달린 노래 1만곡 돌파를 계기로 정리해 보았다.
1기. 주한미군방송
중학교 1~2학년때 우연히 라디오를 통해 팝음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당시 많은 이들이 그랬듯이 김기덕, 황인용, 감광한등의DJ를 프로그램을 주로 들었고 빌보드 차트에 관심을 가지면서 나만의 차트도 매주 만들던 그런 시절이었다.
그러던 중 중3 어느 늦은 밤 공부한다고 책상 앞에 앉아 라디오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우연히 AFKN FM (주한미군 방송)을 발견했다.
한국방송에서는 들을 수 없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24시간 줄기차게 흘러 나오는데 (금지곡들도 다 틀어주었다) 정말 새로운 세상을 발견한 그런 느낌이었다. 그때부터 이민 오던 99년까지 열심히 미군방송을 들으면서 다분히 미국적인 그러나 세계적인 팝음악들을 풍요롭게 즐겼다. (한국방송으로는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좋아했다.)
2기. 레코드 가계 아저씨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주로 신곡 위주로 즐겼다. 그러던 중 대학시절 자주 찾던 청계천 내 모 레코드 가게의 주인아저씨를 만나게 되면서 대중음악의 또 다른 세계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다. 당시 그분이 소개해 준 아티스트들로는 (지금은 다 기억도 나지 않지만) The War, Lee Oskar, Grover Washington Jr., Al Cooper & Mike Bloomfield, Steven Stills, Al Di Meola, Stomu Yamashita, Branford Marsalis 등등인데 정말 수준 높은 음악성에 감탄하였고 그들에게 심취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는 나대로 AFKN이나 기타 다른 경로들을 통해 유명 퓨전 재즈 밴드들을 접하게 되었고 그래서 (음악성과 대중성을 모두 거머 쥐었던) The Crusaders, Steely Dan, Al Jarreau, George Benson같은 아티스트들의 정규 음반들을 모두 구입해 듣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 이 음반들에 참여했던 연주자들이 참여했던 다른 아티스트들의 음반들을 모으며 대중음악의 깊이와 폭을 넓혀 나갔다.
개인적으로는 흑인음악도 상당히 좋아하는데 그러다 보니 블루 아이드 소울(백인이면서 흑인 음악을 전문을 하는) 의 대표적인 아티스트들인 마이클 맥도널드, 밴 모리슨, 로버트 파머등에도 푹 빠져 지냈고 수입음반 가계를 전전하면 이들의 정규음반 CD들을 구입했다.
물론 레드 제플린, 오지 오스본, 메탈리카, 메가데스, 밴 헤일런과 같은 하드락 계열의 음악들도 무척 좋아했고 지금도 여전히 잘 즐기고 있다.
3기. 인터넷 다운로드
그렇게 해서 십여 년의 세월이 흘러 지금으로부터 약 6~7년전쯤 인터넷으로 음악을 다운받는 것이 막 대중화 될 즈음이었다. 나도 모 웹사이트를 알게 되었고 이곳을 통해 그 동안 갖고 싶어 장 바구니에만 담아두던 음반들을 헐값에 대거 다운받으면서 소장하는 음반의 분량이 크게 늘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그 웹사이트를 보물창고처럼 여기며 이용하고 있는데, 우선 필요한 곡이 있으면 우선 그 웹사이트부터 검색해 보고 없으면YouTube에서 음악을 찾아 MP3파일로 전환해 듣는다. 그러나YouTube에도 음악이 없거나 있어도 음질이 안 좋을 땐 아이튠에서 구입한다.
아이튠에서는 보통1곡당 1불, 음반 한장에 10불정도 하는데 (이보다 더 비싼 경우도 종종 있지만) 인터넷에서 헐값에 다운받는 것에 비하면 비싼 가격이지만 한번 구입하면 평생 좋은 친구가 되는셈이기에 이 돈을 지불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20여년전 한국에서 살 당시 수입음반가게를 찾아 다니며 장당 2만원씩에 구입했던 것에 비한다면 감지덕지 할 뿐이다.
4기. 아이튠스
시기상으로는 3차와 비슷한 6년전쯤으로 기억된다. 그 이전까지는CD로만 듣다가 아이튠과 아이팟이 등장하고 대중화되면서 소장한CD들을 모두 컴퓨터 내 아이튠으로 옮기는 작업을 했고 모아진 노래들을 아이팟으로 즐기기 시작했다.
당시 30기가(G) 중고 아이팟으로 처음 입문해 이후 80G, 120G을 거쳐 지금은 약24,000곡까지 수록되는 160G 아이팟 클래식을 가지고서 때와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수록된 2만곡을 즐긴다.
과거 LP로 소장했던 음반들은 나중에 CD로 대부분 다시 재 구입했으나, CD로 교체하지 못했던 나머지 LP들은 인터넷과 아이튠을 통해 모두 구해서 아이튠에 담는 작업들을 지난 수년간 했다.
그리고 맘에 드는 노래들에 별을 주는 것뿐 아니라 각 노래들의 성격에 따라 장르란에 나만의 고유 표시를 모두 해 놓아서 (이것을 태그 정리라고 한다) 이를 통해서 약 10개의 재생목록을 만들 수 있었고 특정 장소에서 분위기에 맞춰 재생목록을 선택해 듣는다.
재생목록에는 클래식, 가요, 러브송, 댄스, 캐롤, 가라오케 등 다양하게 구분되어 있는데 특히 달리기 운동 할 때는 별 2개 이상의 노래들만 담긴 재생목록을 선택하고 그 중 경쾌한 리듬이나 빠른 템포의 노래들 그리고 하드락 계열의 강렬한 음악들만 골라 듣는다.
위대한 발명품 아이튠스는 음반 구입에도 혁명을 가져왔다. 이곳을 통하면 음반도 즉석에서 구입해 들을 수 있어 편리할 뿐 아니라 한 곡 단위로도 구입이 가능하고 미리 들어볼 수도 있어 좋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방대한 레퍼토리라는 점이다. 아무리 큰 레코드상점이라도 그 많은 음반들을 구비해 놓을 수 없지만, 애플사의 아이튠스 스토어는 나를 무한 공간인 음악의 바다에서 마음껏 헤엄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아이튠에 노래들만 잘 정리해 놓으면 아이팟 사용에는 만사가 OK이다. 아이팟이나 아이폰을 내 컴퓨터의 아이튠에 연결만 해주면 미리 설정해 놓은 재생목록과 노래들이 알아서 자동으로 업데이트 된다. 또한 아이팟에서 특정 노래에 별을 주면 나중에 아이튠에도 자동으로 업데이트도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튠과 아이팟은 나 같은 음악 광에게는 최고의 발명품임에 틀림없다. 주변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삼성 갤럭시로 바꾸지만 지금도 내가 아이폰을 고집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다.
5기. 음악 검색 Shazam
약 2년전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하면서, Shazam과 Soundhound라는 무료앱을 알게 되었다. 흘러나오는 음악에 전화기를 갖다 대면 몇 초안에 제목과 가수 이름을 알려주는데 찾아 주는 확률이 95% 이상이다.
과거에는 좋은 음악들이 흘러나와도 제목을 알 수 없어 발만 동동거릴 때가 많았고 어떤 때는 노래 가사를 대강 받아 적어 인터넷으로 검색하며 힘들게 찾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2년전부터는Shazam같은 앱을 통해 내 인생에 큰 자리를 차치하고 있는 음악 감상이란 취미생활에 일대 혁명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 라디오나 레스토랑에서 흘러나오는 좋은 음악들을 스캔 해서 노래 제목을 확인 후 내 아이튠에 모두 담고 있다. 이것을 통해서 찾는 좋은 노래들만도 한달이면50~60곡에 달한다.
이렇게 갖고 싶은 노래들이 많다 보니 구입비용도 만만치 않았는데,얼마 전에 You Tube의 음악을 MP3파일로 전환하는 무료 프로그램을 알게 되어 요즘은 웬만하면 다 이것을 통해 무료로 다운받아 즐긴다. 간혹 You Tube에 없거나 음질이 떨어질 때만 아이튠으로 구입한다.
이전까지는 주로 70~80년대 음악들을 주로 즐겼다면 이 검색앱을 사용한 이후부터는 2000년대 음악과 최신곡까지 모두 즐길 수 있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자녀들과 음악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좋은 계기도 마련되었다.
결론.
이것으로 지난 30여년간 나의 음악취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다섯번에 걸친 중요한 계기들을 짚어 보았다. 돌이켜 보니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 문명의 이기를 통해 더욱 많은 혜택을 볼 수 있었던 취미인 것 같다. 앞으로는 어떠한 사람을 통해 혹은 또 다른 혁명적인 기술로 나의 음악인생이 또 한번 업그레이드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다섯 번의 계기들 만으로도 벌써 1만명의 친구들을 만들어졌고 지금도 계속 만들어 지고 있으니 이것 만으로도 벌써 감사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편집부)
추신) 첨부로 2개의 엑셀목록을 붙였다. 첫 번째는 별 달린 1만곡들중 별 2~5개까지의 노래들 3,500곡이며 두 번째로는 러브송 모음곡1,700곡이다. 특히 러브송 모음은 내가 매일 밤 잠자리에서 책을 읽으며 틀어놓는 목록인데 항상 편안하고 부드러운 곡들을 방안 가득히 채워준다. 특히 내가 모두 선곡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탁월한 선곡 솜씨에 감탄(?)하면서 말이다...
참조) 지난 2011년 7월에 신문에 실었던 개인 칼럼..
http://www.cndreams.com/news/news_read.php?code1=5&code2=129&idx=6803
첨부_1) 별 달린 1만곡들중 별 2~5개까지의 3500곡 목록
첨부_2) 러브송 모음곡 총 1700곡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