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은 종종 집에서 도시락을 싸와서 먹는데, 월요일이나 주말엔 가끔 회사 친구들하고 나가서 사 먹는 때가 잦습니다. 샌드위치 샵을 운영하는 한국분들이 워낙 많아서 일부러 피해 다니기도 합니다. 한국 사람이라고 덤으로 이것저것 그냥 주시는 경우가 있는데, 혼자 있을 때야 별 상관 안하지만 옆에 사람이 보고 있는 게 그러면 불공평해 보여서 말이죠. ㅎ
여기서 비즈니스를 처음 하시는 분들을 위해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부분들을 좀 나눠보려고 합니다.
한국사람들의 '빨리빨리' 마인드 때문인지, 메뉴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다 보면 주인이 너무 허둥대는 걸 가끔 봅니다. 물론 서비스가 빠르면 좋지만, 그러다 보면 실수가 발생하는 가능성도 높아지거든요. 같이 일하는 친구가 샐러드를 주문했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주의집중을 못 하셔서 세 번이나 틀린 적이 있습니다. 그 후로는 그 샌드위치 샵으로 잘 안 가고, 어쩔 수 없이 가더라도 샐러드 안 시킵니다. 주문을 정확하게 받고 처리하는 선 내에서 빠른 서비스는 좋지만, 한 번이라도 실수가 생기면 떠난 손님 다시 돌아오게 하기가 정말 힘듭니다.
Customer 하고 인사를 할 때 How are you, sir? Thank you, ma'am 하고 정중한 표현을 많이 씁니다. 물론 해가 되거나 나쁜 습관은 절대 아니지만, 말끝마다 sir/ma'am 을 쓰면 미묘한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앨러배마 같은 남부 지역이나 군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존칭을 쓰는 게 일반적이지만, 캘거리 같은 서부지역의 바쁜 샌드위치 샵에서는 굳이 그런 존칭을 쓸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한국의 수직상하,갑을 관계문화도 한 몫 하는 것도 있을 듯 하고...
그리고 아무리 작은 비즈니스라도 반드시 유니폼을 입어야한다고 봅니다. 평상복으로 밖에서 들어와서 바로 키친으로 들어가 음식물을 만지는 걸 보면 식품위생에 별로 신경 안 쓰는 것처럼 보이고, unprofessional 해 보이거든요. 레스토랑 비즈니스 많이 해 보신 분들하고 처음 하시는 분들 차이가 유니폼 착용 여부에서 많이 알 수 있습니다. 작은 비용이지만, 손님들에게 주는 인상은 차이가 큽니다.
마지막으로, 영업 (sales) 부분 얘깁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더라도 팔지 못 하면 그 비즈니스는 소용없습니다.
짧은 점심 시간에 최대한 많은 주문을 처리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도 있는데요, 생산라인(키친)의 프로세스가 체계적으로 셋업돼 있지 않아서 여러직원이 중복된 일을 하고 있거나 더 안 좋은 경우는 영업을 맡은 주인이 키친에서 일하는 사람 일에 직접 관여를 하는 경우도 봅니다. 영업을 맡은 주인이나 직원은 키친에서 관련된 일에 관여를 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리고 영업을 맡은 사람은 customer 가 주문한 내용을 정확하게 알아듣고, 실수가 생기면 신속하고 기분좋게 문제를 해결해 매출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의무인데 이런 게 잘 안 지켜지는 상황을 종종 봅니다. 영어로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으면 안되는 걸 억지로 본인이 직접할 게 아니라, 그런 능력이 있는 직원을 고용해서 매출을 더 올리지는 못 하더라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입니다. 어느정도 위치에 제약을 받긴 하지만, 샌드위치샵은 경쟁이 높은 시장이고 서비스가 마음에 안들면 손님들은 다른 곳으로 잘 옮겨 다닙니다. 저도 몇 번 서비스가 마음에 안 들면 조금 멀어도 다른 곳으로 잘 가거든요.
마지막으로 이건 제 개인적인 취향인데요, 전 레스토랑 처음가면 평가하는 기준이 utensil 청결 상태랑 물맛입니다. 수저나 fork에 흠집이 너무 많고 저렴해 보이면, '이 집은 고정손님이 많거나, 비즈니스에 별로 신경 안 쓰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물에서 수돗물 맛이 나도 (염소 냄새) 주인이 물건만 팔고 서비스에는 신경 안 쓰는 것 같은 인식을 합니다.
평소에 관찰했던 내용들을 생각나는 대로 열거해 봤는데, 레스토랑 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스마트폰 가지고 계시면 Urbanspoon 이나 Yelp 같은 레스토랑 리뷰 앱 받아서 고객들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 지도 살펴보시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