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방미수행원들의 진상열전을 보면 점입가경이다.
새로운 '한류스타'로 등극한 윤창중 전 대변인만해도 자기에게 배당된 자동차에 대한 불평부터 쏘아붙였다고 한다. 그는 다짜고짜 주미대사관 관계자에게 “내 차가 왜 이렇게 작아!” 하고 호통을 쳤다. 도대체 무슨 자동차가 그에게 배당됐길래 그랬을까 궁금했다. 사진을 검색해보니 크림색 캐딜락 XTS 였다.
성추행은 전후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그 사건의 얼개만을 토대로 ‘사람’을 완벽하게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가 미친놈이라거나 특이한 sexual orientation을 가진 인물이 아닐까’ 하는 추측은 가능하되, 인격의 핵심을 파악하는데는 좀 더 심플한 사례들이 필요하다.
이 ‘자동차 스토리’는 그가 어떤 인간 유형인지를 보다 명백하게 설명해준다. 이번에 대통령을 따라간 청와대 비서관급, 행정관급 인간들역시 비슷한 행태를 보였다고 한다. 그들은 대통령 측근이라는 위치를 빙자해 주미대사관 직원들에게 ‘권력’을 과시할 소재를 찾는데 광분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이런 모습들이 현지 동포들과 기자들 눈에는 어떻게 비추어졌을까?
한마디로 ‘병신스럽고도 저열한 인간들’의 집단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병신스러운 인격’이란 다른 말이 아니다. 자기 스스로 믿고있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다른 사람 위에 ‘쓸데없이’ 군림하고자 하는 욕망을 죄의식없이 실천할 수 있는 인격을 말한다. 무엇이 그들을 그런 이상한 인격의 소유자로 만들었는지, 그 원인분석은 대한민국 사회심리학자들이 수행해야 할 몫이다.
또 하나의 ‘병신스러운 인격들’이 있다.
자기 편이라고 무조건 편들어주고 거꾸로 피해자를 공격하는 오합지졸들이다. 피해여핵생을 종북꽃뱀이라고 지껄이거나 그 여학생 부모의 고향을 물고 늘어지는 치졸한 ‘병신들’이 이 부류에 속한다.
그들은 그 여학생 뒤에 미주동포사회의 종북세력이 있다고 믿고 싶어하는 모양이다. 부모 고향은 왜 물고 늘어지는가? 그들은 그 여학생 부모고향이 전라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병신도 가지가지’ 라는 속담아닌 속담이 떠 오르는 대목이다.
최영진 주미대사가 위싱턴 DC 경찰에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고 한다. 제가 뭔데 피해 당사국 경찰당국에 신속한 수사를 요구하고 말고하나? 위싱턴경찰은 신속한 수사를 할 의무보다는 공정하고 정확한 수사를 할 의무가 있다.
최영진 주미대사는 애당초 이 사건을 덮고 범죄용의자를 외국으로 빼돌려 주재국의 사법주권을 유린하는데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본인들 중 한 명이다. 자진사퇴하거나 쥐죽은듯이 자빠져 있어도 시원찮은 작자가 주제도 모르고 큰소리를 치고 있으니 그 역시 정상은 아니다.
윤창중 전 대변인이 서울행 대한항공 편으로 미국을 탈출하던 그 시각, LA로 날아가고 있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는 홍보수석, 외교부장관, 주미대사 등이 모여앉아 대가리를 싸매고 윤창중 사태 비상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들은 그 자리에서 위성전화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윤창중이 서울에 도착하는 즉시 신병을 확보하고 조사에 착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전용기 구조상 대통령 모르게 이런 회의가 진행됐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적어도 전용기 안에서는 민정수석실에 그런 지시를 내릴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대통령 이외에는 없었다는 것도 이상하다. 서울에 있었던 비서실장을 통해 조사부탁을 비공식적으로 전달할만한 사람은 홍보수석인데 그는 그런 적이 없다고 하니 그럼 도대체 누가 전용기 안에서 민정수석실에 그런 지시를 내렸다는 것일까? 이제는 방미도중 박근혜 대통령이 심한 감기몸살로 고생을 했다는 말조차 곧이 믿기지가 않는다.
적어도 미국연방정부는 외국사절단이 현지사법체계를 교란한 범죄행위에 가담한 사상초유의 사태에 대해 국가간 책임은 묻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연방정부의 입장이지 워싱턴 DC경찰과 피해여학생의 입장은 아니라는 점을 상기하고 싶다. 지방경찰이 한국처럼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는 줄로 알고 있는 조선일보의 보도수준을 보고 불안해서 하는 말이다.
방미사절단이 조직적 범죄연루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워싱턴DC경찰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방미사절단 고위인사들의 이름이 용의선상에 오르내리기 전에 윤창중 도피경위의 전모와 진실을 털어놓고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사과할 건 사과하고 보상할 건 보상하고 처벌받을 건 처벌받는 것 뿐이다. 그래야 미국으로 탈출한 주한미군 범죄자들에 대한 신병인도요구도 떳떳해 질 수 있다.
대통령의 핵심참모가 성추행을 했다고해서 그 나라가 야만국 취급을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용의자를 조직적으로 도피시키고, 거짓말로 진실을 은폐하고, 엄청난 숫자의 인간들이 ‘진영논리’를 내세워 악의에 찬 피해여학생 신상털기나 반복하는 ‘병신잔치’가 지속된다면 ‘대한민국’이라는 네 글자는 문명국 명단에서 삭제될지도 모른다.
박근혜 대통령이 ‘워터케이트사건’의 전철을 밣지 않기 바란다.
2013. 5. 19 (MST) sarn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