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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그 승무원들에게 할 말이 있다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6436 작성일 2013-06-21 19:16 조회수 3836

 

: ) 목소리 천재 김태정 누님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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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 하실지도 모르겠다.

왜 해마다 한 번 씩 대한항공에 시비를 거나?

무슨 원수를 졌나? 스토커인가? 아니면 살짝 미쳤나?

 

분명히 말하지만, 만우절 농담으로 글 올린 거 한 편 제외하면 다 올릴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글 써서 올렸다. 다만 이번에는 그 이유가 좀 더 심각하고 특이하다는 게 다를 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올해역시 대한항공 타지 않는다.

작년에는 항공료가 비싸서 였지만, 올해 이유는 그런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더 이상 그 회사의 고객이 되기 싫어졌다.

왜 갑자기 대한항공 고객이 되기 싫어졌나? 원정출산 비난한 네티즌 고소한 사건때문일까?

천만에.....나는 그런 이유로 고객이 되고 싶고말고 하진 않는다.

원정출산을 하건 망명출산을 하건 그건 그 사람의 사적인 영역이다.

나의 대한항공 비토결심은 지난 4 15 일 발생했던 라면사건과 관계가 있다.

 

당시 싸르니아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내 놓았었다.

 

이번 사건이 드러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일등공신은 승무원근무일지였습니다. 대한항공이 ‘공식적인 절차, 즉 제도 안의 절차에 따라 공개된 것이 아니므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한 그 승무원근무일지......그 ‘절차 ’의 문건이 SNS 를 통해 확산됨으로써 이 사건이 알려진 것이지요. 

저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은 대한항공의 초기대응이 미진했던 이유가 주요법인고객인 포스코와의 특수관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추측했을 것 입니다.

어느 승무원, 또는 승무원 그룹이 근무일지를 회사의 절차에 따르지 않고 공개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그들이 그 문건을 공개한 이유는 이 사건을 다루는 회사의 미지근한 태도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적어도 이번 사건에서는 절차와 제도를 따돌리고, 밖에서 이루어 낸 폭로와 여론몰이가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는 점에 손을 들어주고 싶군요.

 

보시다시피 철저하게 피해를 당한 승무원의 입장에서만 이 사건을 바라보았었다.  

사건 여기저기에 파편처럼 흩어져 있는 fact true를 긁어모아 짜맞추어 보고나서 내놓은 의견이 아니라, 그저 코드가 맞는 편, 쪽수가 많은 편에 서서 정치적 발언을 한 셈이었다 

그리고나서 그 사건을 잊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인천행 항공권을 알아보려고 대한항공 홈피를 여는 순간,,,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강력한 거부감이 저 깊은 곳에서부터 차 오르기 시작했다.

고객의 입장이 되자 탑승객의 신상정보와 행동기록을 담고 있는 내부문건을 고의적으로 유출한 행위에 대해 새삼스럽고도 강력한 알러지반응이 나타난 것이다.   

이런 나 스스로의 마음의 변화에 처음엔 적잖이 당황했다.

고객으로서의 반발심과 거부반응은 두 가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첫째, 고객행동기록을 담고 있는 근무일지를 유출한 것으로 보이는 승무원, 또는 승무원 그룹이 끝끝내 자기들 행동에 대해 일언반구의 해명이나 사과멘트를 하지 않았다는 점,

둘째, 초등단계의 위기관리실패로 고객정보유츨이라는 참사를 야기한 서비스 조직으로서의 대한항공에 대한 고객으로서의 신뢰가 완전히 붕괴되었다는 점,,,,,, 

 

우선  

라면사건 관련 기사들을 검색해서 다시 찬찬히 읽어보기 시작했다.

읽고나서,,, 좀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사건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놀라운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라면사건의 본질은 과연 무엇일까?

단언하건데 그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사건진행의 인과관계에 대한 fact true 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지 않다면 사건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한데, fact true가 공정하고도 일목요연하게 공개된 적이 없다. 

적어도 당시 그 사건을 보고 비분강개해서 게거품을 물었던 싸르니아같은 사람들은 적어도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첫째, 그 승무원과 그 승객사이에 무려 10 시간 동안에 걸쳐 어떤 구체적인 감정적 교류와 마찰이 있었는가? (승무원이 일방적으로 작성한 기록만으로 어떤 추론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둘째, 사건초기 누가 어떤 이유로 고객신상정보와 행동기록을 SNS에 올렸으며, 적어도 최초 정보제공자는 당시 그 비행기에 탑승했던 승무원, 또는 승무원 그룹일 가능성이 압도적인데,과연 그 행동이 사건진상규명을 위해 불가피한 행동이었는가?

셋째, 그 행동이 불가피했다하더라도 원칙을 파괴한 행위에 대한 프로패셔날로서의 사후반성작업을 공개적으로 수행했는가? (이거 아주 중요하고 전적으로 그들이 수행해야 할 몫이다)

첫째와 둘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잘 모르겠다이고 셋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런 적 없다이다.

이런 황당한 경우가 있나..

 

나는 사건초기 승무원들이 사건진상규명에 대한 회사측의 비협조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객정보가 담긴 내부문건의 유출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 이 사건을 알린 것이라고 판단했었다.

오케이! 그건 좋다.

그렇다면 그런 방법을 선택한 승무원, 또는 승무원들 역시 사건이 알려진 후에는 고객정보유출이 사건폭로를 위해 불가피하긴 했지만,원칙적으로 잘못된 행동이었다는 것을 아울러 인정하고 고객일반에게 용서를 구하는 절차를 밟았어야 했다.

강도높은 해명과 사과를 해당 직원들과 위기관리에 실패한 회사가 각각 별도로 해 주길 바랬다.

불가피하게 원칙을 파괴해야만 했울 때, 그 불가피성에 대한 justification과 원칙파괴에 대한 잘못 인정을 각각 구분해서 수행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적어도 서비스조직이 고객의 신상정보나 행동기록을 고객의 동의,또는 법원의 영장없이 외부(수사기관 포함)로 유출해선 안 된다는 것은 일종의 principle 이다

서비스 조직이나 그 서비스 조직에 소속된 에이전트가 Principle에 대한 존중의사를 확고하게 견지하는 것, 어떤 이유로든 그것을 지키지 못했을 때 강한 죄책감을 표현하는 것은 기본예절이다.   

근데 어찌된 건지 해당 직원들은 해당 직원들 대로,회사는 회사대로 이 부분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나 해명을 하는 꼴을 본 적이 없다. ‘행동기록은 유츌했어도 신상정보를 유출하지는 않았다는 변명 정도는 할 법 한데 그것조차 하지 않았다.

회사는 5 월 초 구렁이 담넘어가는 소리로 우물우물 유감표명같은 걸 하긴했는데, 그 즈음 확산된 피해 승무원에 대한 압도적인 동정여론을 틈타 그 승무원 치마자락 뒤에 싹 숨더니 그 이후 연달아 터진 남양유업, 뻥사장. 윤창중 등 성격이 비슷비슷해 보이는 사건으로 세상이 온통 시끄러워지자  더이상 가타부터 말이 없이 안개처럼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그리고나서 사건 발생 두 달이 넘어가도록 승무원이나 회사 모두 정보유출 경위에 대해 자세한 해명을 하거나 후속조치를 취했다는 소식은 전혀 들리지 않는다.

세상에 이렇게 무책임한 조직이 있을까? 

 

회사는 그렇다치고, 해당 승무원 또는 승무원 그룹에 대해서도 솔직히 실망했다.

피해를 당한 약자라는 하소연만 있지, 원칙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할, 원칙피괴에 대한 프로패셔날로서의 죄책감이나 책임의식이라곤 찾아 볼 수가 없다. (바로 이 부분에서 싸르니아의 거부감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고객정보유출이 라면상무 개인에 한정된 사안이며, ‘그 사람은 당할만 하니까 당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피해 승무원에 대한 압도적인 동정여론이 모든 잘못에 면죄부를 부여했다고 착각하는 것일까?

다른 고객님들도 까불면 라면상무처럼 당할 수 있으니까 진상떨지말고 모두 조심하시라는 의미의, 고객일반을 향한 암묵적 협박일까? 

아니면 세 가지 모두일까?

 

대한항공 라면사건, 남양유업 대리점파문, 윤창중 사건을 한데 묶어 갑을전선의 시각에서 뭉뚱그려 편을 가른 뒤, 우리 편은 무조건 봐준다는 논리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엄밀한 의미에서 세 가지 사건은 각각 다른 별개의 사건이다.

각 사건마다 고유하고도 복잡한 사건 내막과 서로 전혀 다른 본질과 의미들이 따로 존재한다.

나만하더라도 뭉뚱그려진 진영논리’ (진영논리는 무슨 얼어죽을 진영논리, 앞으로는 패거리 정서라는 용어를 사용하겠다)안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라면사건의 다른 부분들이, 패거리와는 관계없는,즉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고객의 입장에 서자마자 좀 더 잘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 조금 신기했다. 막상 돈내고 표사려고 하니 생각이 좀 더 디테일해지고 복잡해진 것이다.  

언제는 대한민국 엘리뜨집단의 천박한 특권의식이 빚은 참사 운운하며 열을 내더니 왜 이제와서 딴 소리 하느냐고 욕을 먹어도 할 수 없다.

그건 그거고 저건 저거다.

옳은 건 옳은 거고 아닌 건 아닌거다  

대한항공,,,,,,

그 라면상무와는 더 이상 주고받을 게 없는지 모르겠지만 '고객일반'과는 아직 계산이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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