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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 보우 강변을 따라 가을 즐기기 2
작성자 westforest     게시물번호 6783 작성일 2013-11-07 17:09 조회수 3060

돌아오는 길은 같은 길을 피해서 강변에서 약간 위쪽으로 나있는 숲길을 택했다. Douglas Fir Trail 이라고 이름이 붙여져 있다.

흔히 미송이라고 부르는 북미산 전나무이다. 하늘로 길고 곧게 뻗은 나무로 가구용으로는 최고로 쳐주는 고급 수종이다.

이것들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많이 사라졌는데 캘거리 시내 몇군데에 군락을 이루어 서식하고 있어 그 숲길이 시민들의 산책로로 많이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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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열매가 앙증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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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이 살아있는 가을 색의 잎사귀. 일부러 태운듯이 갈색톤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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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단풍은 역시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신비한 마력같은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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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들여다 보면 모든 나뭇잎들은 저마다의 아름다움으로 장식되어있다. 물론 자연이 만든 작품이다. 벌레먹고 상한 잎조차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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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붉은 잎과 검은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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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남겨지는 것이다.

혼자다.

이리저리 흩어지는 바람처럼

길 한가운데서 갈곳을 잃었다.

그러나

가까이 들여다보면

가을은

선명하기 그지없는 색으로

나를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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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하던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그래도 가을은 잠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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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하늘을 배경으로 붉은 단풍은 그 채도를 맘껏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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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길을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기분 역시 최고일 듯하다. 하고 싶은 것이 이다지도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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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끝이 없어 보일 때 가장 길답다. 하염없이 걸어갈 수 있는 길이 가장 길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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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나무줄기 사이에서 울긋한 잎사귀가 드러났다. 이런 것이 내겐 드라마틱하게 보인다. 이런 느낌의 실체가 뭘까.. 비범한 것의 독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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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뻗은 가지에 불은 붉은 잎사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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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노란 잎사귀들..

가을은 모든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친구와도 같은 계절이다.

아낌없이 느낌을 주고 일상 가운데 살아 꿈틀거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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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수해로 강변 도로가 끊겨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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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가 끊어졌다. 산책길, 자전거 길이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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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없이 철길로 따라가야 한다. 어디론가 이 철길 따라 떠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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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게 굽은 철길은 신비롭고 그 자체로 아련한 추억같은 것이다. 기차여행에 설레지 않을 사람이 있는가. 저멀리 굽은 길 돌아가면 아마도 새로운 세상이 나타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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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GLAS FIR TRAIL 로 들어선다. 산에서 만나는 트레일과는 달리 나무 계단이 있어 도회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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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매우 깊이 우거져 있는 편이라 솔향의 휘튼 치드를 비롯한 활엽수의 풋풋한 나무향을 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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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길에 비해 더욱 자연스럽고 울창한 숲은 훌륭한 산책로로 더할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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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수해의 흔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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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크릭을 건너도록 해주는 작은 다리. 이처럼 규모가 아주 작은 다리에 조차도 번호를 매겨 관리하고 있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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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굽은 길은 있는 그대로 자연스러워 걷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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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으로 울긋불긋한 단풍이 어두운 숲을 밝히는 등불처럼 환하다. 눈이 부시다..눈을 통하여 가슴으로 전해지는 뭔가가 있다. 이것이 감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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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렌즈로도 이렇게 훌륭한 풍경사진을 찍을 수 있다니.. 때론 다 보여주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는데 이 렌즈를 끼워서 다니니 저절로 그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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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점을 조정하니 호기심과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고 그리고 약간의 비밀스러운 느낌마저 들게 한다. 가보고 싶게 만드는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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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단풍이 blur 처리된 나무 기둥으로 인하여 더욱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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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비롯한 온가족 산책길로 안성맞춤. 교육적이며 풍분히 흥미로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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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공원으로 다시 돌아왔다. 공원은 조경이 되어있어 매우 깔끔한 분위기다. 세련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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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아빠가 빠진 가족들의 모습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아빠들은 바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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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나무들의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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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혼자 뛰는 아빠.. 혼자 사진 찍으며 돌아다니는 나처럼 ㅎㅎ 그러나 캐나다 가정은 대체로 매우 모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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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들과 함께, 가족과 함께 어느 가을 날의 휴일을 즐기는 캘거리언들.. 나도 그중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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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년이 될 수록 부부 함께하는 모습이 더욱 흔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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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풍길을 자전거로 달리는 재미는 생각보다 쏠쏠할 듯. 나도 내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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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빛과 어우러져 매우 아름다운 노란 색이 재현되었다.

캘거리에 살아가는 작은 즐거움 중 하나는 일상을 마치 여행처럼 살 수 있는 조건들이다. 특히 도시 미관에 있어 자연을 변형하여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것보다는 원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두는 환경친화적인 도시 조경이 특별한 느낌을 갖게한다. 

문화적으로 다소 뒤떨어지고 화려한 도시 문화는 전혀 기대할 수 없지만 자연과 조화된 모습은 이 도시를 힐링시티라고 이름붙여도 좋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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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pboard  |  2013-11-0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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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풍경 하나하나가 작품이군요. 전문적인 사진작가님이 아니실까 생각합니다.
혹시나 해서 사용하신 기종을 찾아보았습니다. 처음 보는 나이콘 기종인데 작년에 나온 것 같습니다.
매년 황풍이 절정을 이룰 때마다 캐나다를 비우니 좀 섭섭한데, 그래도 에드먼튼은 캘거리보다 이파리들이 조금 일찍 물이 들어서 구경은 놓치지 않습니다. 9 월 말 정도 되면 절정을 이루는 것 같아요.
캘거리 살 때 가을이면 거의 매 주말마다 코크레인을 거쳐 1a를 타고 산에 다녀오곤 했지요. 카나나스키스로 가는 40 번 은 잘 복구가 됐는지 궁금하군요.

내사랑아프리카  |  2013-11-07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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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감상하고 갑니다. 작년에 저도 한바퀴 돌고 왔었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조금 벗어나서 시간을 할애하면 예상치 못한 좋은 만남을 갖는 것같습니다. 알버타엔 자연경관 빼고는 별로 볼 거리가 없다고 하지만 아마 우리가 게을러서 그럴 겁니다. 사람들이 남긴 족적이 유럽이나 아시아에만 있겠습니까? 서림님께서 보시는 시선 하나하나가 문화인걸요.

westforest  |  2013-11-0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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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pboard // 제가 님의 사진을 볼 때마다 두가지를 느끼죠. " 역시 장비빨보다는 내공이야 !" 가 첫째이고 " 좋은 사진은 좋은 시선과 삶의 치열함으로 부터 나온다." 가 두번째입니다. 저는 결코 사진 작가는 아니고 그저 심각하게 사진을 사랑하게 된 사람입니다. 나이콘 최신 기종 D800 입니다.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그것도 2년만에. 11월이 DSLR 입문 딱 2년입니다.

카나나스키스 40번은 longview 근처 구간만 빼놓고는 개통은 되었습니다.
그러나 곳곳에 수해 흔적이 남아 마음이 아프죠. 1A는 제가 정말 사랑하는 길이죠. 사흘이 멀다하고 찾아갑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우선 저를 서림이라고 제대로 불러주셔서 감사해요. 30년전 제 아내가 연애할 때 붙여준 일종의 호죠. 그것에 따라 저는 세상의 서쪽으로 이사를 왔네요. 저는 제가 사는 곳이 너무 좋습니다. 하나에서 열까지 다 좋아요. 비록 깊이와 넓이에서 부족할지는 모르나 이곳의 문화 역시 정말 사랑스럽고 그것을 지키고 보존하며 알리려는 눈물겨운 노력들을 사랑합니다.
아프리카님의 짧은 댓글 속에 들어 있는 넓고도 깊으며 풍부한 의미, 이 것을 여기 사는 많은 사람들이 잘 느끼고 살아가기를 감히 소망해봅니다. 물론 그러시겠지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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