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으로 길게 늘어진 캘거리의 남쪽은 멀쩡한데
북쪽은 밤새 눈이 왔대나
그 눈을 맞으며 집으로 돌아온 당신은 안녕하신가?
수능을 끝낸 고삐리들이
무엇때문 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안녕한지 아닌지를 커다랗게 써부치려다
교장에게 시설물 관리 어쩌구라는 조항에 걸려
안녕하냐는 인사조차 못하게 한다는데
그 학생들은 안녕하신가?
글은 이렇게 써야하고
논술은 이렇게 해야해 라고 씨부렁대는 교사들과
그걸 따라하느라 눈알이 충혈된 학생들을 비웃듯
10초만에 휘리릭 써내려간 이 글은
도대체 안녕하신가?
그런 글을 읽느라 고생하시는 당신 또한 안녕하신가?
캐나다 북쪽에서 부는 바람때문에 영하 30도를
왓다리 갔다리 했던 캘거리 수은주는 안녕한데
만주 대륙에 대롱대롱 붙어있는 반도 수은주의 눈금이
암탉 덕분에 영하 50도를 왔다리 갔다리 한다던데
그 수은주는 안녕하신가?
밖은 아직 눈때문에 하얗게 빛나는데
빛을 내지 못하는 인간들이
서로에게 안녕하신가 묻고 있는 조국이
정녕 안녕하신가?
다시 한 번 묻노니
그대들도 안녕하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