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봤습니다. 앞부분 강정마을을 지키기 위한 신부님들과 수녀님들의 모습이 눈물겹도록 감동적이군요. 교황이라는 표현을 저는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전근대적 표현입니다. Pope를 번역하자면, 큰아빠 정도로 되지 않을까요? 가톨릭은 유신론을 따르니까 하늘아빠로 부르면 될 듯합니다. 앞으로의 바람이지만, 여성도 하늘엄마가 되는 그런 시대가 오면 좋겠죠. 성서학자 휘오렌자는 신은 남성도 여성도 아니니까 God라는 표현대신에 G*d로 표현하자고 하면서, 그/녀의 책 내내 God 대신에 G*d로 표현합니다. 여기에 God와 Goddess라는 의미도 포함되겠죠. 심지어 woman도 man이라는 말의 prefix냐라고 해서 wo/man으로 부를 것을 제한합니다. 이렇게 쓴 것을 읽으면 한번 약간 숨을 쉬어야 하니까 남성에 종속되지 않은 여성을 드러낸다는 것인데, 좋은 제안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한글은 첨부터 사람이라는 중성적 단어가 있어서 좋은 것같아요.
제가 정의하는 민주주의는 다수가 휘두르는횡포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국가를 길들이는 것 (taming the state)입니다. 그런데 왜 다수결원칙이 좋은 고하니, 왕정이나 독재자들은 자기들만 옳다고 보고 자기들에게 반항하지 않도록 백성을 길들인다는 것인데, 민주주의의 이상은 그 정반댑니다. 그동안의 실험으로 볼때 민의 참여를 통해 간접 민주정치이긴 하지만, 민주주의는 다수결을 통한 정치가 국가를 길들이는데 괜찮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뽑힌 지도자는 반대자들의 의견까지 수렴하여 간접적인 민주주의 제도이긴 하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데 현 한국정치는 오히려 정권을 잡은 인간들이 망나니처럼 날뛰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이렇게 와일드하게 날뛰고 있는 정부를 길들이고 국민의 뜻에 맞추도록 해야 합니다. 박씨정권이 착각하고 있는 것은 착한 백쎵들을 개망나니로 보고 길들이겠다고 도끼, 망치, 분쇄기를 휘둘러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이죠. 이것을 적반하장이라는 것이죠. 올해가 가기 전에 망나니 백성을 완전히 때려잡아 길들이겠다는 이 씸뽀는 민주주의와 상반된 것입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일고 있는 민주화의 물결은 반민주주의적 박씨정부라는 망나니를 길들이기 위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