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보 시인이다(퇴고)/민초 내일이 오기에 오늘이 무섭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어제를 오늘로 회귀시킬 수 없기에 나는 오늘이 무섭고 내일이 더 더욱 무섭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삼라만상이 저렇듯 말 없는 속에 풍요와 자유로 유람하는데 내 놓을 것 하나없는 하루 참회하지 못한 생존을 영위한 하루 신앙이 없기에 참다운 신앙인을 보고 싶어하며 남길 일 하나 없는 하루 하루가 나를 슬프게 합니다 오늘 내가 무엇을 했나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나 보다 못한 사람들 없기에 무생물인 돌이 되어 굴러가는 나를 봅니다 질곡의 파노라마에 나 자신을 잊고 하루를 넘기는 나는 나 자신이 바보 시인 임을 알고 있습니다 저 만큼에서 오는 석양 노을은 내 사랑 저주하며 떠난 사람들을 알지 못하며 내 사랑 그립다 찾아오는 마른 꽃송이들 벙어리 시인의 눈물을 모른답니다 나는 오늘도 내일을 맞이 해야 하는 돌덩이로 굴러 가고 있습니다 나는 바보 시인입니다 나의 눈물이 당신의 가슴을 적시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