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A중앙일보에는'내 차는 개스 경고등이 점등된 후 얼마나 더 주행할 수 있을까?' 라는 내용으로 기사가 실렸다.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2241375
차종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40~50마일(70~80킬로)정도는 갈수 있다는게 기사의 요지였다.
연료통에 대략 10리터정도 남았을때 경고들이 들어오니까 평소 자신의 차에 연비를 알고 있다면 그에 맞추어 주행가능거리를 대략 짐작하면 되겠다.
물론 연비라는것은 운전자의 운전습관, 날씨, 도로상황등등 다양한 변수가 있지만 말이다.
필자의 차 미니밴(2005년형 도요타 씨에나)은 대략 시내주행에서는 리터당 9킬로, 고속도로에서는 11킬로정도 간다. (북미쪽 연비기준으로 환산해 보면 시내 11L/100km, 고속도로는 9L/100km정도 되겠다.)
북미에 살면서 장거리 여행을 즐기다 보면 아차하는 순간에 주유소를 찾지 못해 외진 곳에서 등꼴이 오싹해지는 경험을 하기 쉽다. 필자도 이런 경험이 한번 있었다.
약 4년전 나를 포함 총 3명이서 미국 옐로우스톤을 방문한적이 있었다.
공원내에서 관광을 거의 마칠 무렵 연료경고들에 불이 들어왔다. 평소 습관대로 오도미터를 제로 세팅했다.
관광을 모두 마치고 국립공원을 빠져 나오니 경고등 켜지고 나서 30km정도 지났다. 공원 입구 주유소가 좀 복잡하길래 좀더 가서 기름을 넣으려고 입구 마을을 지나쳤다. 그런데.. 허걱.... 제로세팅한 마일리지가 50킬로를 넘어 60킬로가 되어도 그냥 시골길만 이어질 뿐 주유소든 나오지 않았다. 그제서야 비상사태임을 실감하고 나는 연료절약형 비상운전모드로 돌입했다.
비상운전모드란 우선 경제속도 (80km)유지, 앞차와의 간격 적절히 유지해 브레이크를 일체 밟지 않고 주행,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창문은 모두 닫고, 에어컨도 물론 끄고 전기사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라디오도 끄고 팬도 껐다. 다만 Fresh모드로 두어 외부 공기가 안으로 들어오도록만 했다.
같이 동승한 사람들이 불안해 할까봐 기름 떨어졌단 말도 못하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운전하며 주유소가 나오기만을 속으로 빌었다.
그러면서 머리속으로는 계속 기름 남은 양과 주행가능거리를 계산해 보았다.
일단 30킬로까지 공원내에서는 리터당 8~9킬로정도 주행했을터이고, 그 이후부터는 리터당 11킬로정도 주행, 60킬로정도부터 비상모드로 주행했으므로 리터당 14킬로정도라고 가정
10리터 남았을 때 불이 들어왔으므로 이런 상태로는 최대한 120킬로정도는 주행가능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뿔사, 마일리지는 120킬로가 넘어가도 나도 주유소는 나오지 않았다. 한여름 에어컨까지 끄고 갔지만 조마조마한 마음에 등골이 오싹해져 더운줄도 몰랐다. 외진 시골길에서 기름이 떨어지면 그늘도 없는 땡볕에 고생해야 하고 비상서비스를 전화해도 그들이 오려면 몇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고...여하튼 어떻게 해서든지 주유소까지는 가야했다.
드디어 주유소 발견, 마일리지는 130킬로를 살짝 넘어섰다. 기름을 가득 채우니 83리터..원래 용량인 80리터보다 더 들어갔다.
아마도 경고등 들어오고 130킬로까지 주행하는 일은 내 인생에 두번다시 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