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혹시 소문 들었니?
니 옆집사는 싸르니아가......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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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너무너무 오랜만에,,,,,, 여행 준비를 하고 있다.
두 여행지 사이에서 아직 결정하지 못한채 고민하고 있다. 한 곳은 뉴욕이고, 다른 한 곳은 쿠바다, 어느 곳이든 월말까지는 결정해서 발권할거다.
누구나 한 군데 쯤은 유달리 친근감을 느끼는 여행지가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뉴욕이 그런 곳이다. 지금보다 많이 어렸던 시절. 내가 기록한 도착 노트를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백 년도 더 됐을 것 같은 고풍스런 건물들, 형형색색 다닥다닥 붙어 있는 여러 나라 글로 된 간판들,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는 거리. 일요일 오후 임에도 불구하고 도로를 가득 메운 채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는 자동차들, 낙서와 벽화로 도배를 하다시피 한 건물벽, 길거리에 널려 있는 쓰레기,
한 마디로 이 도시가 내게 준 인상은 요란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지만,,,,,, 그러면서도 왠지 모르게 눈에 익은 풍경들,,,,,,
뉴욕을 가리켜 미국을 대표하는 도시라고 말한다. 싸르니아의 생각은 다르다. 뉴욕이야말로 전혀 미국적이지 않은 도시라는 게 내 생각이다. 하긴 누가 ‘미국적인게 뭐냐’ 는 질문을 하면‘왜 저 사람을 사랑하냐’ 는 질문을 받을 때처럼 그 대답을 찾기가 애매하지만 말이다.
맨하튼은 숙소가 문제다. 가격대비 만족도가 언제나 최악이다. 뉴욕에 조카가 둘이나 살기는 한다. 뉴욕에, 그것도 맨하튼에 공짜로 잘 데가 있다는 건 행운을 넘어 축복에 속하는 일이다. 더구나 한 명은 아직 장가를 안 간 독신이다.
하지만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완벽한 혼자만의 자유로움을 훼방받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자유로움은 ‘행운이나 축복’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소중한 거다. 자유란 여행의 본질에 해당하는 거니까......
노천카페와 베이글샵이 모여있는 그리니치 빌리지 부근에 아담하고 깨끗한 호텔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뉴욕여행의 목적은 한 가지다. 박물관에서 시간을 보내며 노는거다. 만일 뉴욕으로 가게 된다면 매트로폴리탄 뮤지엄 오브 아트 와 자연사박물관 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것 같다. 스미소니언 컴플렉스 중 한 두 군데만 선택해서 내려가 볼 맘도 있다. 스미소니언은 위싱턴 DC에 있다.
박물관 투어는 예습이 필수다. 사전 학습 안하고 가면 다리만 아픈 지루한 여행이 될 뿐이다. 사전학습에는 적어도 두 달 정도가 소요될 것 같다.
뉴욕에서 꼭 해 봐야 할 열 세 가지 (초행자)
1. 5 번가 티파니 보석상 앞에서 활기차게 걸어가기(오드리 헵번처럼)
2. 비오는 날 엘리섬 이민국에서 자유아줌마 바라보기 (타이타닉의 로즈 처럼)
3. 125 번가 로터리에 있는 코너카페에서 어메리칸 브랙퍼스트로 아침식사하기 (덴젤 워싱턴 처럼)
4. 브로드웨이 극장 앞에서 연인에게 바람맞은 사람 뮤지컬표 헐값에 구입하기(싸르니아처럼)
5. 타임스퀘어 붉은 계단에 앉아 모카아이스크림 먹으며 광란의 거리 구경하기
6. 대형 스크린- 전 세계에서 모인 인파 속에 있는 자기 모습 발견하고 하트 그리며 반갑게 손 흔들어주기
7. 32 번가 코리아타운 베이커리 카페에서 여자친구와 초콜릿케잌 나눠먹기
8. 미드타운 그랜드하얏트호텔 로비에서 방 바꿔달라고 소리지르기 (윤창중 열사 사적지 탐방)
9. 센트럴 공원에서 러시안 할아버지들하고 장기두기
10.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문 닫기 직전에 올라가기 (톰과 매기 처럼)
11. 증권거래소 앞에 있는 황소등에 올라타고 앉아 V 자 그리며 사진찍기
12. 해질녁에 브루클린 브릿지 걸어서 건너갔다 오기
13. 파크애비뉴와 그랜드센트럴 역 교차로에 서서 양방향으로 밀려드는 노란택시들 구경하기
뉴욕에서 하지 말아야 할 네 가지 (모든 여행자)
1.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 물어보기 (강도로 오인받을 수 있다)
2. 눈 마주쳤을 때 미소지어주기 (여기는 뉴욕이지 미국이 아니다)
3. 여행자티내기 (뉴욕에서 여행자티는 촌티와 동의어다)
4. 모르는 사람에게 사진찍어달라고 부탁하기 (뉴욕에서 가장 소중한 건 시간이다)
쿠바
작년에 자유여행으로 가려고 했다가 보너스 항공권 비행일정이 복잡해 포기했던 곳이다.
오늘 쿠바 전문 여행사인 sunwing.ca에 회원가입하고 일정을 알아보았다. 마일리지 보너스 항공권 포기하고 패키지를 이용하면 에드먼턴에서 Varadero 까지 직항으로 네 시간 반 만에 날아갈 수 있다. 페키지라고 해야 호텔 + 숙소 (all inclusive) 다. 일정은 각자 자유다.
쿠바는 가 본 적이 없으므로 별로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왠지 쿠바로 결정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