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해도 될까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다마’ 라는 이름의 가이드가 여행자들에게 퀴즈를 냈어요.
“쿠바 최고의 영웅이 누구인 줄 아시나요?”
여행자들이 합창이라도 하듯 체 게바라라고 대답했습니다.
가이드가 고개를 저었습니다.
어느 주책맞은 백인 아주머니가 ‘피델 카스트로’ 라고 외쳤어요.
좌중에 웃음이 일었습니다.
제가 대답했어요.
“호세 마르티”
가이드가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자기가 7 년 째 가이드를 하고 있는데 이 퀴즈를 맞춘 사람이 제가 처음이라는 거 였습니다. 박수가 터져 나오더군요. (저 자랑하는 거 맞나요?)
전 사실 가이드의 질문에 대답할 마음이 없었어요. 영웅 (hero),,,,,, 이런 말을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건물 벽 얼굴의 주인공이 쿠바 독립의 정신적 지주라 할 수 있는 호세 마르티입니다.
19세기 말, 식민지배와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침으로서 쿠바 독립과 혁명정신의 기본골격을 마련한 인물입니다.
게바라와 카스트로가 청년시절 가장 존경했던 인물이라고 하지요.
‘콴타나메라' 라는 유명한 시를 지은 시인이기도 합니다.
이 시에 곡을 붙인 노래가 '콴타나메~~라' 죠.
......
꽌타나메 ~~~ 라~ 과히라 꽌타나메라 ~~
아바나 국제공항 이름이 이 분의 성함을 딴 '호세 마르티' 구요.
콜레라로 죽은 소녀 '아드리아나 마르티'와는 아무 인척관계도 아닙니다.
ㅎㅎ 이 사람이 누군인지 모르시는 분은 없겠죠^^
에르네스또 체 게바라 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으라고 한다면,
산타클라라에 있는 그의 묘지 박물관에서
그가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이별편지의 원본을 접한 순간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쿠바에서 보장된 모든 지위와 명예를 다 버리고,
아프리카 콩고의 내전현장으로 떠나면서
친구 카스트로에게 남긴 편지 내용 중,
자기의 다섯 살 짜리 어린 딸을 부탁하는 대목이 제일 애틋하게 맘에 와 닿는군요.
그는 쿠바 혁명정부의 동지들과 친구들에게 분명하게 메시지를 남깁니다.
'절대 내 딸을 특별대우 하지 말 것,
다만 쿠바의 다른 어린이들과 함께 필요한 교육과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것이기에 안심하고 떠남'
그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있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룸메이드에게는 팁 이외에 약간의 선물을 드렸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에게 비밀로 해서는 안된다는 제 좌우명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재 쿠바에서는......
무려 50 여 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미국의 가혹한 금수조치와 경제제재로 인해 공산품이 많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여행자들이 샴푸,치약, 선블럭, 학용품 등을 여분으로 가져가 현지인들에게 선물로 나눠주곤 한답니다.
(쿠바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저도 첫 날 크레파스를 팁과 함께 테이블에 놓았습니다.
그랬더니 노트에 저런 메시지를 남겨 놓았더라고요.
제가 머무는 동안 호텔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챙겨주신 만수르 양은 무척 수줍음을 타는 아가씨였습니다.
마지막 날 저녁 작별인사를 하고나서 셀폰으로 모습을 담았어요.
하루에 세 번 씩 나타나 쓸데없는 질문을 많이 하던 귀찮은 아저씨가 막상 떠난다고 하니
...... 약간 섭섭한 모양입니다.
싸르니아님은 이번 쿠바여행에서 무엇을 배웠습니까?
술을 배웠습니다.
누군가에게 드리려고 산 아바나클럽 두 병을 내가 까서 마셔버렸네요.
어쩌죠?
누가 가져 온 건 진 모르겠지만
Silver Patron 어쩌구 써 있는 박스 안에 든 것도 술 같은데,,,
꺼내 볼까요?
the world loves sarnia so does cuba......
추신: 모히또를 만들어 마시려고 민트와 레몬 (난 라임을 싫어함) 도 준비했는데, 집에 설탕도 없고.. 귀찮아서 그냥 Coke 에다 타서 홀짝홀짝 마셨더니 금방 없어지더라고요. 전 이거 올리고 잘건데 깨고나서 이 포스팅이 내 맘에 안들더라도, 낙장불입.. 삭제하지는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