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by님이 지적하신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게 전부라 할 수는 없어요.
캐나다이민 프로그램에는 두개의 큰 구분이 있는데, 바로 Family Class와 Economic Class입니다. 말그대로 전자는 인도주의적 측면을 고려하고, 후자는 경제적 이유에 근거해 이민프로그램과 정책들이 만들어 지고 운영됩니다.
현 보수당 정부는 FC의 비중을 축소하고 일관되게 EC에 비중을 두어 왔는데요, 내년부터 EC 산하의 4가지 이민프로그램 전부를 하나의 시스템하에 묶어 관리하고자 입안된 것이 Express Entry 입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EC계열의 4개 프로그램은 Federal Skilled Worker(연방전문인력이민), Federal Skilled Trades Program(연방산업기술인력이민), Canadian Experience Class(캐나다경력이민), Provincial Nominee Program(주정부이민) 등입니다.
현재까지는 신청인들이 4개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정부는 선착순 원칙에 따라 모든 신청서를 심사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Express Entry는 프로그램 신청 이전에 정부가 온라인시스템(EE pool)에 들어온 신청인들의 프로필을 둘러보고 초청장이나 다름없는 ITA(Invitation To Application)를 발급받은 신청인에 한해 4개 프로그램 중 하나를 선택케 하여 (혹은 추천하여) 신청서를 내도록 하게 됩니다.
문제는 과연 어떤 기준에 의해 누가 우선적으로 ITA를 받는냐는 것인데요, 최근 정부는 이를 가름할 종합점수제(Comprehesive Ranking System)이란 것을 발표했습니다. CRS에 따르면 나이, 경력, 학력, 언어 등 이른 바 스펙점수가 600점, 쟙오퍼 또는 노미니 레타를 받은 경우의 추가점수가 600점, 총 1,200점을 만점으로 모든 신청인들의 순위를 점수화할 수 있게 됩니다.
이민성은 정기적으로 EE pool 에 모인 신청인들을 선발해 ITA를 발급하고, 이를 받은 신청인은 2개월 내에 앞서 언급한 4개 프로그램 중 하나를 선택해 모든 구비서류를 완비해 신청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 단계까지 온 신청인에 대해서는 신청후 6개월내에 영주권을 발급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발표입니다.
이렇게 보면 Express Entry는 새로운 심사 시스템이며, 기존의 이민프로그램 내용은 그대로 존속됨을 알 수 있습니다. 즉 ITA를 받기까지 기다리는 단계가 새로이 추가된 것일 뿐 이후 단계로서 기존의 각 영주권프로그램에서 요구하는 자격요건을 갖추어 신청해야 하는 것은 동일한 것이죠.
CRS에서 600점이라는 점수는 총점 중 50%의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 점수가 현재 캐나다에서 일하고 있거나 향후 고용주로부터 (LMIA에 의해 컨펌된) 쟙오퍼를 받을 수 있는 분들, 또는 주정부이민허가서(노미니 레타)를 받은 분들에게 부여되므로 이 분들은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지요. 즉 EE 제도하에서 현지 취업 내지 고용주의 역할은 더욱 직접적이고 결정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같은 비중과 역할을 주정부에게도 부여하고 있습니다.
EE 하에서는 결국 세 그롭의 신청인들이 경쟁할 것으로 보입니다. 캐나다 쟙오퍼없이 순수히 자신의 스펙만으로 점수를 내려는 (캐나다입장에서의) 해외파, 현재나 미래 캐나다내 취업을 통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하는 국내파, 주정부심사를 거쳐 노미니를 받아 EE에 합류하려는 또하나의 국내파 등입니다.
주정부이민 역시 캐나다취업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캐나다고용주의 비중은 절대적이며, 해외파도 결국 잡오퍼가 없으면 50% 이상 점수를 받을 수 없으니 고용주와의 매칭은 불가피합니다.
이런 점에서 philiby님의 평가를 수긍할 수 있습니다만, 새 제도 전체 그림 속에서 이해할 수 있으면 더욱 좋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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