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투, 혹은 욕망에 관하여 / 안희선
수만 번 쓰러져도
포기할 수 없는 허명(虛名)들이
세상에 바글거린다
송장들이 세상 끝으로 실려가는
이승의 풍경 끝에서,
무에 그리도 돋보이고 싶은 건지
저승까지 한사코 가져가고 싶을 그것
삭아질 뼈와 썩어질 살은
또 어찌 가져갈 건가
욕망에 시퍼렇게 헐린 옷자락 휘날리며
명예와 권력의 이름으로
세상과 사람들 위에 군림하고 싶어
오늘도 이 땅을 정신없이 굴러다니는,
저 기괴한 물건들
참, 괴이하다
정신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