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기만세 \o/
싸르니아의 25 년 북미노선 비행사상 최저가의 항공권을 구입했다. 그런만큼 온라인 좌석지정을 하면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에드먼튼-김포 (인천이 아니다) 왕복 858 불 짜리 티켓으로 선택할 수 있는 좌석이 오죽하겠느냐는 선입견 때문이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ANA 에 들어가 사전 좌석지정을 시도했다. 의자에 테레비나 달려있으면 다행이라는 생각이었다.
결과는,,,,,, 기대이상을 넘어 환상이었다.
한 구간은 이코노미 프리미엄, 또 한 구간은 비상구석을 배정 받을 수 있었다. 곧바로 www.seatguru.com 에 들어가 이 좌석들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지 확인했다. 아무 이상이 없는 로망 seat 이었다.
주황색으로 표시된 좌석이 온라인으로 배정받은 싸르니아의 좌석
저가할인티켓으로 날개 앞 스탠다드 좌석을 온라인에서 배정받을 수 있는 것도 드문 일이다.
좌석선택 할 때 요령 중 하나는 저렇게 가운데 한 자리를 남겨놓고 블럭을 해서 좌석을 선택하는 방법이다.
그 날 비행기가 만석이 아닌 이상, 또는 ANA 항공이 돼지소풍항공처럼 좌석 수보다 한 명 많게 티켓을 발행하지 않는 이상, 저 옆자리는 비어 갈 공산이 크다.
의문의 횡재? 이코노미 프리미엄.
싸르니아가 이 좌석을 선택 할 때 ANA 사이트에서는 기재변경을 예고했었다. 그런데 차후 seatguru 에 등록된 해당 비행기의 좌석 16 C 는 이코노미 프리미엄으로 바뀌었다. 싸르니아의 좌석은 그대로 16 C. 좌석 피치 38 인치.
온라인 좌석배정에 비상구석이 개방되어 있는 것도 처음 보았고, Y 클래스 등 비싼 flexible 이코노미 항공권도 아닌 저가할인티켓으로 이런 좌석들을 온라인으로 배정받을 수 있었던 것도 처음이었다.
내가 알기로 비상구석은 온라인 사전배정을 하지 않고 체크인 카운터에서 승객의 면상과 몰골을 직접 보고 자격여부를 판단해 좌석을 주는 줄 알았는데, ANA 의 경우에는 좀 특이한 것 같다.
다만 좌석확정을 하기 전에 동의여부를 클릭해야 한다. ‘영어나 일본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비상사태 발생시 승무원과 함께 승객탈출을 돕겠다” 는 각서에 동의해야 한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승객탈출을 돕는가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었다. 내 생각에 승객탈출을 돕는 방법은 말로 돕는 방법과 몸소 실천하는 방법 두 가지가 있을 것 같다.
말로 돕는 방법은 승무원과 함께 비상구를 개방한 후 승객들을 향해 “구명조끼 입으세요” “짐 놔두시고 신발도 벗고 줄 서세요” 어쩌구 하며 모든 승객들이 탈출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승무원들과 함께 탈출하는 방법이다.
몸소 실천하는 방법은 승객들을 향해 ‘제가 하는 걸 보고 잘 따라 하세요”라고 딱 한 마디만 한 후 시범조교가 되어 제일 먼저 비행기를 탈출하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말보다 행동을 중시하는 싸르니아는 후자의 방법이 맘에 들기는 한다. (매뉴얼에 이런 방법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무언가를 받았으면 무언가를 지불해야 하는 법. 비행 중 비상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되겠지만, 지불한 금액에 비해 편안한 좌석에 앉아 가는 만큼, 또 스스로 그런 막중하고도 부담스런 의무를 수행하겠다고 동의 (약속)한 만큼 마음 한 구석이 조금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암튼 여행준비 첫 출발이 매끄러워서 기분이 나쁘지 않다.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비행에서는 어느 좌석을 배정받느냐가 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