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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이면 어떻고 변방이면 어떻습니까? 그런 게 중요할까요? 차라리 그냥 ‘살기좋은 중구’ 라고 했으면 나았을텐데 말이죠. 뭐, 주택가가 거의 없는 곳이긴 하지만.
근데 말이 나왔으니까 말인데, 중구는 과연 서울의 중심일까요? 지리적으로야 그럴지도 모르지요.
불필요한 이야기지만 역사 문화 정치적으로 서울의 중심을 굳이 따지자면 중구가 아니라 종로구일 겁니다. 조선의 도성이었던 한양의 중심이 현재의 종로구 지역이었기 때문인데요, 중구는 오히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들이 조선의 중심 종로와 북촌을 문화적으로 제압하기 위해 명동과 충무로를 중심으로 재개발한 지역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중(中)라는 구 이름도 1943 년 당시 조선총독부의 경성부 도시구역재편계획에 따라 작명한 거라고 해요.
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서울의 동네들 역시 대부분 종로구에 모여있습니다.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려운 고유의 특색과 운치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명동과 충무로는 아마도 shopping 때문에 많이들 갈 것 같구요. 일본, 특히 도쿄 사람들은 하라주쿠를 그대로 빼어 닮은 명동의 모습에 신기해 한다고도 합니다.
강남은 어떨까요?
대부분 별 감흥을 못 느낀다고 해요. 북미 대도시를 그대로 베껴 놓은듯한 모습에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별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겠지요. 심지어 로데오 (Rodeo Dr. 비버리힐즈에 있는 패션거리) 처럼 이름까지 본 딴 거리도 있습니다. 강남에 와 본 외국인들은 이 동네에 무슨 특별하거나 신통한 스타일이 있다는 건지 어리둥절 해 하기도 합니다.
훌륭한 아이디어가 하나 떠 올랐습니다. 중구청장에게 저 잔디밭 문양을 ‘서울의 중심 중구’ 대신 ‘냉면의 중심 중구’ 로 고치면 어떨까 제안하고 싶습니다. 멋지겠죠?
이 오래된 식당은 제가 꼬마시절부터 자주 갔던 집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서 들락거렸겠지요.
제가 사실 함흥냉면보다는 퍙양식 물냉면을 더 좋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오면 반드시 한 번 이상은 꼭 들르는 집이 바로 이 집입니다. 비냉을 별로 좋아하지 않더라도, 어린 시절 깊게 새겨진 미각의 기억만큼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빈대떡과 마약김밥의 중심은 역시 종로구입니다. 이 재래시장에서 세 집을 돌아다니며 빈대떡 한 장과 마약김밥 1 인 분, 순대와 모듬고기 1 인 분을 차례로 시켜서 먹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킨 순대와 모듬고기는 반 이상 남겼어요. 양이 너무 많아서요. 계산할 때 보니 6 천 원이었는데, 1 인분이 아닌 2 인분 가격인 것 같았습니다. 나 혼자 갔는데 왜 2 인 분을 주셨을까요?
싼 가정식 백반의 중심은 분당입니다. 만 원 짜리인데, 나쁘지 않았어요. 여기도 매년 갑니다.가짓수만 많은 게 아니라 들깨죽, 찌개, 북어찜,수수부꾸미 다 괜찮았어요. 수수부꾸미라는 건 이름조차 몰랐는데 동행분이 알려줘서 알았지요.
지난 번에는 사진이 흔들렸는데 이번엔 제대로 나왔군요.
국밥과 칼국수의 중심은 대구 서문시장입니다. 전혀 맵지 않은 커다란 풋고추 다섯 개가 나오는 것도 신기하고요.
저는 언제부턴가 대구라는 도시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첫째 사람들이 참 친절하고, 둘째 다른 곳에 비해 물가가 저렴하다는 느낌 때문입니다. 심지어 택시기본요금도 싼 것 같습니다. 저 칼국수도 3 천 원이예요. 칼국수에는 수제비가 섞여 있습니다.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야 합니다.
제가 여행하면서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받았던 도시, 다시 가고 싶은 도시 1 위를 꼽으라면 단연 대구광역시를 꼽겠습니다.
짜장면의 중심은 역시 인천 맞습니다. 밍밍하고 은은한 맛의 삼선간짜장을 드시고 싶으면 인천 진흥각으로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함께 먹은 팔보채의 맛은 기억이 안나는데 반 씩 나누어 먹은 저 삼선간짜장은 다른 곳과는 달리 맛이 고급스럽다고나할까요,, 하지만 달고 짠 강한 맛에 혀가 길들여져 있으면 맛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