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과 종교의 관계에 대해 오강남 교수는 자신의 저서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 . . 표층종교가 주로 무조건적인 '믿음'을 강조하는 데 반해 심층종교는 '깨달음'을 중요시한다. 표층종교는 잘 믿기만 하면 지금의 내가 이 세상에서도 잘되고 죽어서도 어디 좋은 데로 가게 된다고 믿지만, 심층종교는 지금의 내가 아니라 내 속에 있는 참나를 발견하고, 그 참나가 결국은 내 속에 있는 신적 요소라는 사실을 깨달으라고 가르친다. . . 깨달음의 종교는 어떤 모습인가? 무얼 꼭 하라고 명령을 받고, 안 하면 벌을 받게 될까봐 노심초사하는 삶이 종교적 삶이라면 여기에 무슨 즐거움이 있겠나. 종교적인 삶도 결국 자연스럽교 자발적인 것이어야 한다. 무슨 일에서나 마찬가지로 종교적 삶도 신이 나야 한다. '너 이거 안 하면 지옥 간다' 고 하면 당연히 억압이고 고통이다. 그러니까 심층종교는 종교를 신나는 종교로 되살리는 것이다. 상벌에 관계없이 자기의 수행이 나날이 깊어져 더 깊은 차원의 실재를 발견하면 얼마나 신나겠나?"
깨달음이란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것이 들리고, 느끼지 못하던 것이 느껴진다는 뜻입니다. 닫혔던 마음을 열면 새로운 것이 보이고, 들리고 느껴집니다.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삶으로 전환하는 것이 깨달음의 열매입니다. 특수한 전문교육 없이도 깨달음은 누구에게나 가능합니다. 단지 자신에게 달려있습니다.
마음을 열기 위한 준비로 먼저 이기적인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그러면 생존의 두려움이 없어지고, 억눌림에서 자유해지면서 마음이 열립니다. 그리고 나의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해 다른 사람들, 하느님, 세상을 원망하기 보다 100% 내가 책임지면 후회와 미움과 원한이 사라지고 마음이 열립니다. 단순한 삶(Simplicity)을 사는 것도 마음을 여는 길의 하나입니다.
다석 유영모 선생님은 깨달음에 대해 제나, 몸나, 탐진치 삼독에 찌든 지금의 나에서 해방되어 참나, 얼나로 바뀌는 것을 깨달음이라고 가르쳤습니다. 선생님에게 얼나는 곧 하느님과 하나 된 나입니다. 결국 깨달음은 [내면의] 하느님과 하나되는 것을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