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당초 저는 세월호 진실 규명을 위해 10월 3일에 있을 무료 영화감상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기를 촉구하기 위해 '누가 죽은 후에 천당 갈 수 있나?'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꼬리를 물고가는 신학논쟁으로 번져갔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저는 진부한 논쟁에는 진절머리가 납니다. 앞으로도 말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논쟁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저의 본래의 의도인 '세월호 진실 규명'으로 돌아가면, 302명의 어린 생명들이 어이없이 죽어갔는데 이것을 거짓과 은폐로 덮어버리려는 정치와 언론에 대해 교회는 침묵을 지키는 이유와 목적이 무엇입니까? 거짓과 은폐 속에서 기독교의 복음이 무엇이며, 기독교인의 믿음이 무엇입니까? 진실규명을 회피하고 끝끝내 거짓과 은폐로 물들은 정부와 언론을 두둔하는 기독교인의 천국은 어디에 있습니까? 이 불의를 두둔하지 않는다면, 침묵을 지키거나 모른체하지 말고 정의를 외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불의를 두둔하지도 않고, 모른체하는 것도 아니라면, 믿음은 교회 내부에서만 적용하는 것입니까?
기독교인들이 성서를 문자적으로 읽기 때문에 세월호 진실 규명에 관여해서는 안된다고 믿으며, 거짓과 은폐로 가득한 권위에 복종해야 하며, 현세보다 죽은 후의 내세를 더 소중하게 믿는 것입니다. 더욱이 성서 직역주의가 사람들에게 위협하기를 교회가 만든 구원론의 교리를 인정하지 않으면 유황불이 타오르는지옥으로 떨어진다고 합니다.
미국 성공회의 존 스퐁 감독은 자신의 저서 "기독교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에서 다윈과 프로이드 이후 전통적인 초자연적 유신론의 임종을 고한 시대에 정직한 신자들을 유배지로 쫒아내는 전통적 도그마들과 상투적인 신앙을 몰아 내고, 죽어가는 교회에 다시 생명을 불어 넣어야 한다고 선포했습니다.
세계 신학의 흐름은 초자연적인 유신론에서 인도주의적 종교, 자연주의적 종교, 진화적 종교 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북미의 주류 기독교는 더 이상 창조론에 메어달려 있지 않습니다. 물론 캐나다 앨버타와 미국 남부의 소수 기독교인들이 여전히 창조론을 신봉하면서 발버둥치지만 그들의 영향력은 시간이 갈수록 급격히 쇠퇴하고 있습니다.
저는 스퐁 감독처럼 죽어가는 기독교를 다시 살리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교회를 떠난 유배자들, 교회 내부에 있는 유배자들을 위해 새로운 기독교, 새로운 교회의 탄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성서를 문자적으로 읽고, 이 세상을 버리고 죽은 후 천당갈 꿈만 꾸면 기독교는 죽습니다.
시들시들해지는 교회에 생기를 부어 넣으려면 불의에 대한 진질규명에 앞장 서야 합니다. 교회가 다시 살아나려면 생태계를 보호하고, 여성들을 남성들과 동등하게 대하고, 동성애자들을 평등하게 대하고, 다른 종교들을 존중해야 합니다. 교회에 사람들이 모이기를 원하면 현실적이고 세속적인 현안들을 자유하게 말하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교회는 정치와 분리되면 사람들은 떠납니다. 떠났던 사람들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교회가 적어도 1700년 동안 정치와 분리했기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나아갈 여지없이 절벽끝에 서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대로 한 발자국만 더 가면 절벽 아래로 떨어질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특히 한국 기독교 교회는 교인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유럽의 교회들은 이미 죽은지 오래 되며, 북미의 교회들의 노령화는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높아졌습니다.
기독교인의 한 사람으로써 죽어가는 기독교가 다시 살아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