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라는게 우리 일상과 밀접하다보니 이번 폭스바겐 사태에 상당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나 환경오염과 관련되어 있고 더 큰 이슈가 되고 있고 데가다 후진국이 아닌 '신뢰와 정직'이라는 이미지를 지녔던 독일인들이 벌인 일이라 사회적인 충격이 더 큰것 같다. 개인적으로 유럽차는 좋아하지 않다보니 다행히 이번에 문제된 차종은 나에게 없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이번 사태로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는데 몇가지만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도요타 사태와 비교해 볼때
어느 지인 왈 .. 몇년전 도요타 사태가 이번건보다 더 심각한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이유인즉 그것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란다. 개인적으로 전혀 동의할수 없는 내용이다.
우선 매연이 더 나와 당장에 죽은 사람은 없겠지만 지구상에 판매된 1,100만대로 인해 오염될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면 그리고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야 할 하나뿐인 지구라고 생각하면 도요타 사태보다 가볍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사안이다.
게다가 도요타 사태는 기술적인 결함이었지 의도적인 사기는 아니었다는 점과 더불어 그로인해 사고가 난건 전체중 극히 일부인데 폭스바겐 사태는 그동안 팔린 모든차에 해당되는 사안이 도요타에 비해 작다해도 각각의 문제에 11,000,000 을 곱해야 하니 사태는 달라질수밖에 없다.
2. 어떻게 사기를 쳐서 정부인증 테스트를 통과할수 있나?
이 부분에 대해서 지적하는 언론은 지금껏 본적이 없다. 왜 나만 이런 의문이 드는지 모르겠다.
새 차를 만들고 해당국가에서 판매 허가를 받으려면 실험실에서 실차로 연비와 배출가스 테스틀 받게 된다. 엔진출력은 자체 테스트 결과를 서류로 제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복스바겐은 실차 테스트때 자동차내 프로그램을 조작해서 테스트중에는 배출가스가 적게 나오도록 만들었다는데, 여기서 이해가 안가는 점은 배출가스가 적게 나오도록 만들었다면 연비에도 영향을 주었을텐데 그건 어떻게 피해 갔는지가 큰 의문이다.
배출가스와 연비는 함께 검사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다.
테스트이던지 실제 상황이던지 배출가스가 적게 나오면 연비나 출력에 분명이 영향을 줄텐데 나머지 수치들은 그대로 유지하고 배출가스만 적게 나오도록 검사를 통과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그때 쓴 프로그램이 실제 도로에서도 적용되도록 했으면 되지 않나 싶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폭스바겐이 팔린 나라들의 각 해당국가 환경부에서 배출가스 적게 나오면서 연비는 적당히 눈감아 준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3. 독일사람도 별수 없다.
한국에서는 독일차가 가장 많이 팔린다.독일차에 대해 장인정신이 흐른다, 장인정신의 감성이 있다 등등 그동안 많은 찬사들이 쏟아 졌는데 이로인해 독일인과 독일 엔지니어링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깨진것 같다.
한국에서 팔리는 독일차의 90% 이상의 문제의 디젤엔진이라는데, 이번 기회에 한국의 수입차 판도가 크게 바뀔거라는 추측들도 많다.
개인적으로 독일차는 별로 안 좋아 했는데 (잦은 고장과 비싼 수리와 부품가격 그리고 기름먹는 하마 등등) 이번 사태로 인해 앞으로 절대 독일차는 타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캐나다의 경우 고속도로에서 대부분 속도 잘 지킨다. 한번 걸리면 벌점도 크고 벌금이 너무 높다. (보통 200~300불) 한국은 아직도 벌금이 6만원이라는 말 듣고 크게 놀랐다. 한국과 과속 줄이려면 벌금 높이고 철저히 단속하면 된다. 독일, 캐나다, 한국, 중국인 모두 내버려두면 다 똑같아 진다는 진리를 이번에 다시한번 더 깨달았다. 법과 제도만이 살길이다.
4. 내차 리콜 받아도 되나?
관련 기사를 보니까 폭스바겐이 발표하기를 리콜 받고 나면 탄소배출량이 늘고 연료 소비가 늘지만 아주 미미한 수준일거라고 말했다고 한다. 리콜 받아도 차에 문제도 없고 환경기준에 부합할 거라는게 요지다.
완전 거짓말이다. 리콜 받아도 배출가스, 출력, 연비 차이가 미미하다면 애초에 그런 프로그램으로 시판하면 되지 왜 사기를 쳤겠는가?
리콜에서 통과되려면 배출가스를 대폭 줄여야 하는데 그러면 당연히 출력과 연비 확 떨어진다. 이것까지 보완하려면 큰 돈 들여야 하는데 지금까지 폭스바겐의 하는 행동으로 봐서는 눈가리고 아웅식 리콜을 하다가 다시 크게 문제가 되어 결국 2차 파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리콜받고 나서 출력과 연비 떨어지는지 아닌지 확실한 데이터와 증거를 확보후에 리콜을 받아야 한다. 절대 미미한 차이일수 없다. 폭스바겐의 선택은 둘중 하나이다. 큰돈 들여 연비와 출력 동일하게 리콜해주던지, 자동차 소유자들에게 리콜하는 대신 대당 수천불(혹은 수만불) 이상의 돈으로 보상해주던지..
5. 현대차는?
이번 사태로 일본과 한국산차가 득을 보게 될거라는데, 누가 득을 보던지 열심히 성실하게 잘 하는 회사가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약 2~3년전 현대차가 연료소비율을 부풀렸다가 지적받아 벌금도 내고 소비자들에게 기름값을 보상해 준적이 있었다. 당시 이 사태를 지켜보면서 참 딱한 현대차라고 생각했는데, 폭스바겐이 너무 큰 사고를 쳐서 당시 현대차 건은 '새발에 피'인 셈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그런지 그 이후 현대나 기아차들 보면 공식연비 효율이 상당히 낮게 나온다.
현대차 제니시스 3.8L V6의 경우 시내 공식 연비가 14.4L/100km 이다. (6.9km/L) 8기통의 경우는 장갑차 수준이다. 17.3L/100km (5.8km/L)
그때 벌금 물고 보상해준 이후로 크게 놀라서 가슴이 진정 안된 탓인지 실제보다도 더 낮은 수준으로 공식연비를 잡은게 아닌가 짐작된다.
최근 기아차를 하나 구입했다. 공식연비는 시내 13.3L/100km 고속도로 8.9L/100km이다.
그런데 실제 몰아보니 대략 시내11L/100km(9km/L) 고속도로 7.5L/100km(13.3km/L) 정도 나온다. 내 운전 스타일이 연료 절약형 모드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3.8L V6의 엔진 사이즈를 감안해 볼때 상당히 놀라운 수치다.
대부분의 차들이 과장까지는 아니라도 실제 도로에서 공식 연비보다 10~20% 떨어지는게 일반적인데 이 차는 오히려 15%정도 더 높게 나오니 놀라울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환경오염을 고려해 잔디깍기 기계는 전기줄이 번거럽기는 해도 항상 전기식을 쓰고 있는데 내 차 배기가스는 문제 없는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