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보름달
꽃다운 나이로
하늘의 둥근 창문 열었네
유성이 긋고 간 검은 하늘빛 너머
가느다란 소망과
잿빛같은 우울이 바뀌어 흐르는
낡고 흔들리는 시간
달걸이처럼 찾아 오는
붉은 달덩이 물몸으로 받아
희게 얼굴 씻겨 키워 낸 세월
올 해도
겨울 찬 바람 거지반 흘러간
도시의 작은 강물 위로
성엣장 유유롭게 흐르는데
물기 다 빠져나간 주름진 내 얼굴
아직은 잊지않고
한 해 더 비추고 싶다며
맨몸 민낯 온새미로 떠오른
휘영청 한 덩이 보름달
그을림처럼 남은 속진
자기 몸빛에 씻어 버리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