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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엽서
작성자 민들레 영토     게시물번호 8983 작성일 2016-03-17 13:54 조회수 1689

*** 봄의 엽서 ***

 

어디쯤에서

봄물 풀리는 풋풋한 내음이

응달 밑 잔설을 조금씩 긁어 내리며

3월에 내리던 샤갈의 마을 눈

진눈깨비 되어

분분한 몸짓 흔들리네요.

 

밤새 소리 없이 내린 눈

새벽 창을 통해 보면

죽은 듯한 나무들

기우는 푸른 달빛 속

시린 몸피 창백해

봄소식 아득한 북국 땅을

흰 목련 앞질러 새하얗게 달려와요.

 

내 잘려나간 머리털만큼

젖은 세월에 묻혀버린 그리움도

앙상한 아픈 뼈 감싸는

저 눈꽃으로 다가오는 아침

 

그리움을 잊기 위해

세상을 잊기 위해

내 육신도 조금씩 흔들리며 아파오는데

아직도

더 내다 말릴 삶의 누더기를 끌어안고

봄빛의 온기를 바라고 있답니다.

 

이 누대의 살아있음도 

生의 안녕이라 안부 밀어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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