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의 엽서 ***
어디쯤에서
봄물 풀리는 풋풋한 내음이
응달 밑 잔설을 조금씩 긁어 내리며
3월에 내리던 샤갈의 마을 눈
진눈깨비 되어
분분한 몸짓 흔들리네요.
밤새 소리 없이 내린 눈
새벽 창을 통해 보면
죽은 듯한 나무들
기우는 푸른 달빛 속
시린 몸피 창백해
봄소식 아득한 북국 땅을
흰 목련 앞질러 새하얗게 달려와요.
내 잘려나간 머리털만큼
젖은 세월에 묻혀버린 그리움도
앙상한 아픈 뼈 감싸는
저 눈꽃으로 다가오는 아침
그리움을 잊기 위해
세상을 잊기 위해
내 육신도 조금씩 흔들리며 아파오는데
아직도
더 내다 말릴 삶의 누더기를 끌어안고
봄빛의 온기를 바라고 있답니다.
이 누대의 살아있음도
生의 안녕이라 안부 밀어 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