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세월호 사건이 일어 났을 때도 그랬거니와, 그 전 후로 큰 사회적인 이슈가 있을 때마다 이민 이라는 대안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얼마전 BREXIT가 이슈였을 때도 영국인들 트위터에 “캐나다 이민을 가고싶다”라는 글이 유행했었고, 실제 일시적으로 캐나다 이민국에 관련 문의가 쇄도했다고 한다. 현재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캐나다로 이민가겠다”라는 농담 아닌 농담이 유행하는 것으로 보면, 내가 그래도 꽤 살만한 곳에 살고 있구나 싶다.
“캐나다 이민 절대로 오지마라” 라는 책이 베스트 셀러로 오랫동안 자리 잡았던 적도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캐나다 이민을 고려한다”는 통계수치가 해마다 70~80%에 육박하기도 한다. 과연 이민을 하는 것이 옳은가!, 캐나다, 한국과는 여러면에서 반대의 특성과 조건을 가진 나라에서 사는 것이 정말 좋은 지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가 많다.
삶에 대한 만족도는 개인의 상황이나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객관적인 답변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행복지수, 자살율등 다양한 통계 자료를 통해 캐나다가 살기 좋고, 사회복지가 훌륭한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이미 1세대에게는 언어, 문화적 장벽을 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므로, 그 차이는 개인에 따라 다를 것이다. 또한 캐나다 이민의 형태가 주로 본국에서 영주권을 취득 하여 입국하던 2000년대 초반과는 달리, 여러 이민 프로그램이 캐나다 경력을 요구하는 “선 취업비자 후 영주권”의 형태로 점점 바뀌면서, 캐나다 생활의 가장 힘든 시기인 초기 몇 년을 외국인 근로자로서, 영주권자가 아닌 임시 비자 상태로 지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 동안 필자가 만난 사람들의 경우를 보면 캐나다 생활의 만족도나 영어 능력 향상도를 포함, 적응 능력은 확실히 개인의 성격과 상당히 비례하는 경향이 있음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면 새로운 곳에 적응하고 정착하는 것이 유리하고, 변화를 싫어하고 소극적인 성격이라면 적응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삶의 만족도도 떨어지게 되며 그 중 일부에서는 역이민이라는 그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아이러니 한 것은 역이민을 선택한 경우에 한국으로 돌아간 후, 한국 생활 적응이 어려워 2~3년 후 다시 재 이민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캐나다 삶의 가장 큰 장점은 자녀 교육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혹자는 캐나다 공교육의 수준이 기대 이하라고 하지만, 획일적이고 성적 위주의 교육이 아닌 개인의 능력과 개성이 존중되는 분위기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스스로 찾을 기회를 자연스레 제공 하는 것은 분명하다. 만일 소극적인 성격의 자녀가 있다면, 첫 정착지로 도시보다 시골을 선택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캐나다도 소위 시골 인심이라는 것이 있고, 시골 지역에는 이민자가 드물어 학교든, 지역 사회든 새 이민자에게 매우 우호적이다. 실제 거의 대부분의 케이스에서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매우 성공적으로 적응하며, 워낙에 자녀교육에 열정적인 한국 부모들이다보니, 자녀의 성공적인 적응과 행복도가 가족 전체의 삶의 만족도로 이어져, 답답한 시골생활이라도 만족스럽다고들 한다.
캐나다 생활의 대표적인 장점은 정확한 근무 시간으로 일이 끝난 후, 개인적인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과중한 업무와 늦은 귀가로 아빠로서 자녀가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할 기회가 많지 않지만, 캐나다에서는 직장 일이 끝나면 가족들과 함께 장도 보고, 공원을 거니는 여유를 찾았다고 만족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갑자기 찾아온 여유에 당황해 하거나, 가족간의 대화없이 살아오다 갑자기 서로 부딪히는 시간이 많아, 가족간의 불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민 희망자들은 현재 자신과 가족이 원하는 점, 성격, 성향, 상황 뿐만 아니라 미래 자녀들의 교육 및 진로 등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생활의 뿌리를 통째로 새로운 곳에 옮겨 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현실에 대한 불만으로, 혹은 캐나다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시작할 일은 아니며 긍정적인 태도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합리적인 사회복지제도를 잘 활용한다면 성공적인 이민 생활이 될 것이다.
허인령, SK Immig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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