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시간 비행의 여독을 안고
야들야들 보들보들 순대국 정식을 뚝딱 해 치우고
(나 한국에 머무는 한달동안 다이욧 같은 건 포기하리라!!!)
광명역을 출발하는 부산행 KTX에 몸을 실었다.
차창 밖으로 내다 본 대한민국의 7월은 그야말로 신록으로 청청했다.
꽃피는 동백섬, 해운대, 범어사, 광안리, 자갈치시장,
꽃분이네, 달맞이고개, 추리문학관,,,
역동적인 도시 부산은 그만의 문화와 예술을 자신만만하게 주장하는 듯 했고,
시민들은 삶의 의미없음 따윈 고민하지 않는 듯 건강하게 보였으며
꽃가게 안에는 여름꽃들이, 과일가게에는 수박, 참외, 복숭아, 자두등
제철 과일들이 농익은 냄새를 퍼뜨리며 완벽한 7월의 여름을 뿜어 내고 있었다.
그러나 난 알지 못했다.
7월이 의뭉스럽게 품고 있던 8월 그 살인적인 더위의 단내를,,,
아! 대한민국, 내 나라 내 땅,,,
엄마,나 여기 왔어~
오겡기 데스까? 와다시와 겡기데스. 벌러덩!!!
40도에 육박하는 더위에 절밥을 먹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나도 저 줄에 서 볼까…3초쯤 망설이다 들어오는 택시가 있어 잡아타고 말았다.
극동방송 개국 기념 음악회가 열리고 있던 광안리 해수욕장의 야경
‘태진아’라는 가수의 찢어질 듯한 노래가 시작되자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
자갈치시장 아지매들이 질러대는 아우성 소리에 아랑곳 하지 않고
여왕처럼 당당하게 한척의 배가 들어 오는 것을 나는 보았다.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자 따뜻한 미소로 포즈를 취해 주신
민어를 팔던 자갈치시장 아주머니
건강하시라는 인사로 답례를 했다.
부디 양잿물에 불린 게 아니기를 감히 바람 해 본다,,,
범어사에서 절밥을 먹었더라면 놓칠 뻔한 으~~~구수한 자갈치시장 생선구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