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마지막 날 일상의 행적이 스며있는 달력이 뜯겨 나가는 소리 그녀의 가쁘게 몰아 쉬던 숨소리도 묻히고 나뭇잎도 몸체에서 다 빠져나간 가을 하늘은 여전히 비어 있고 휑하게 열린 가슴 채우지 못한 채 무엇인가 내 몸속 물기도 자꾸 빠져나가고 있다.
나날이 겨울로 오는 길목 찬 바람이 바싹 마른 가랑잎 소리로 바닥을 쓸며 시고 어귀찬 먼 소식들을 실어 나른다 오늘 아침 만난 이웃집 캐나디언 "나도 너희 나라 위해 촛불 들어주고 싶다" 가슴을 치는 이 한마디 길바닥 굴러다니는 노란 낙엽처럼 창백하고 부끄러운 슬픈 또 히루,
좋은 시 잘 보았습니다.
부끄러움은 왜 우리의 몫인가.. 고국의 친지들이 창피하다고 할때 그래도 그곳에서는 서로 위안이라도 할 수 있지만 여기에 사는 우리들은 도대체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 묻는 캐네디언들이게 대답해 줄 말이 없었죠..
그러나 이제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국민들이 결집해서 이뤄낼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해주려고 합니다. 국민들은 아직 그대로입니다. 오늘 서울에 모인 분들의 목소리와 그들을 응원하는 우리들이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성내는 것을 몰랐던 것이 아니라 성내고 있지 않았을 뿐이죠..
저는 문장실력이 미천하고 허락이 된다면 엊그제 손석희앵커가 인용한 윤동주님의 시를 나누고 싶네요..
암울한 일제 강점기 시대를 살면서
아픔의 고통을 오래 참다 찾아간 병원,
동주시인의 병명을 모르며 병이 없다는 진단을
내리는 의사와 같은 오늘날의 위정자들,
끝내 오래 참았던 아픔의 고통을 안고
병원 앞 광장 마당에
어제밤 모두 모여 촛불을 들었습니다
이 모든 국민들이 참았던 신음을
한 목소리로 토해 냅니다.
" 이제 그만 하고 까운을 벗으세요.
더 이상 국민을 아프게 괴롭히지 마세요.
당신들은 너무나 많이 나라를 오염시키고
건강한 사람들을 아프게 했군요."
걸음 놓아주시고 공유해 주신 마음 감사드리며
그 촛불의 힘이 치유의 근원이 되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