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많은 기독교인들이 다른 종교인과 무신론자 그리고 불가지론자의 입장과 사상을 이해하고 믿음생활을 하고 있습니까? 다원주의-상호복합문화주의 즉 우주진화 세계관의 시대에 나와 다른 사람들을 모른체 또는 그들을 무시하면서도 참 믿음의 생활이 가능합니까?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들이 자기 종교의 기원과 역사성, 다시 말해 기독교가 탄생한 종교적-사회적 동기와 시대와 환경에 따라 변천하며 때로는 타종교의 영향을 받아 발전해 온 역사를 알고 믿음생활을 하고 있습니까? 심지어 제도적인 교회가 교리와 전통과 형식을 창작하기 훨씬 이전의 기독교 신학과 신앙의 원초적인 핵심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믿음생활을 하고 있습니까? 21세기에 이러한 것들이 중요하지 않다고 무시한체 믿음생활이 가능합니까?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들이 표현만 다를 뿐 유사하거나 동일한 종교적 현상을 타종교들에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믿음생활을 하고 있습니까? 20-30만 년 전 출현한 우리 인간은 전 세계에 흩어져 어느 곳에서 살아도 종교적 요청과 표현은 유사하거나 동일한 데 오직 기독교만이 절대적이고 유일하게 진실하다고 주장하는 믿음생활이 가능합니까?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의 거룩한 무지(無智)가 세상을 분단과 혼돈과 절망과 암흑으로 몰고 가는지 알면서 믿음생활을 하고 있습니까? 즉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의 참 의미를 알고 믿음생활을 하고 있습니까?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들이 수학, 과학, 기술, 경제, 경영, 외국어 등에는 뛰어나면서도 이성적이고 양심적이고 상식적인 비판의식이 결여된 소위 확고한 믿음으로 믿음생활을 하고 있습니까?
오늘 우리가 살아 숨쉬고 있는 21세기는 무지에 찬 확신 보다 솔직한 질문과 의심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대입니다.
<註: ’왕비와 수도사의 탄식가’의 역자 김경곤의 번역후기의 일부를 나의 말로 전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