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촛불은 언제까지 평화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까?
200 만 촛불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막무가내로 버티는 박근혜를 보고 지구촌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점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범죄자가 스스로 물러나 준다면 지난 10 월 29 일부터 시작된 한국의 겨울항쟁은 완전무결한 비폭력으로 깔끔하게 혁명을 이룩한 인류사적 대사건으로 추앙되어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가능성이 높다.
시민저항권이 이성적으로 제대로 작동한 초유의 사례를 실천한 나라공동체로서 한국이 영국을 대신하여 21 세기형 명예혁명의 메카로 민주주의 원조국 자리를 대신 차지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는 것이다.
한국 시간으로 내일이 지나면 이 기회가 사라질지도 모를 위기에 처하게 된다.
탄핵이 가결되든 부결되든 마찬가지다.
일단 탄핵절차에 들어가 법리논쟁이 공론장의 주도권을 장악하면 한국에서 명예혁명의 신기원이 달성되느냐 여부를 놓고 시선을 집중해 왔던 세계의 관심은 물거품처럼 사라질 것이다.
가결된다 하더라도 국회와 헌재라고 하는 두 헌법기관에서 결정권을 행사하게 되는 것이므로 그 직접적 결정력이 상징인 시민저항권이 일단 뒷방으로 밀려나는 신세가 된다.
박근혜 즉각 퇴진을 요구해왔던 시민항쟁은 적어도 직접적 결정력로서의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부결되면 아마도 시민항쟁은 박근혜 및 그 비호집단과의 직접적 무력충돌을 불사하는 폭력투쟁의 양상으로 빠르게 변이할 가능성이 압도적이다.
이렇게 되면 혁명의 성공이나 실패여부와 관계없이 겨울항쟁의 위상은 전혀 다른 의미로 격하될 수 밖에 없다.
헌정유린 범죄자 단 한 사람의 어처구니없는 고집 때문에 한국은 인류문화유산에 등재될지로 모를 찬란한 명예혁명의 기가막힌 기회를 놓쳐 버리게 됐다. 그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최상의 골든타임은 이제 불과 만 하루 밖에 안 남았다.
이건 한 나라의 명예가 달린 문제일 뿐 만 아니라,
분노와 이성과 자제력을 동시에 동반한 시민정신이 어떻게 평화를 유지하면서도 민주주의를 강고하게 수호할 수 있는가를 수 백 만 명이 참여해서 보여 준 보기드문 집단사례로 기록됨으로써, 앞으로 지구촌에 사는 사람들이 가치의 새 준거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귀중한 기회였다.
'민주주의가 딱히 피를 먹고 자랄 필요는 없다' 는 새 격언이 등장하게 됐을지도 모르겠다.
싸르니아는 솔직히 금요일 (한국시간) 국회에서 처리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든 부결되든 그다지 관심이 없다.
탄핵 이후 그 나라의 정계가 어떻게 개편되든 그것은 그 나라의 내부 문제다.
탄핵소추 사유가 있는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사법제도가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 웬만한 나라라면 다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 루틴한 결말을 보기 위해 시민항쟁에 기대를 걸었던 건 아니다.
지구촌 사람들이 한국의 주말 촛불집회를 보며 시선을 집중하고 환호했던 이유는
첫째, 그 거대한 인파가 만들어내는 질서와 평화의 아름다움 때문이었다.
아울러,, 한 편으로 기대했던 것은 그 평화롭고 질서있는 시민항쟁이 즉자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이 어떻게 관철되는가 여부이기도 했다.
'박근혜 퇴진' 은 사소한 부분이지만 시민항쟁의 구체적 목표였던만큼 그 사소한 부분의 실현여부는 매우 중요했다.
한국 대통령 박근혜의 어처구니없는 비협조로 천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인류사적 민주제전은 스타일을 구기기 일보적전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한국 대통령 박근혜는 박근혜 대로 한국인들의 앞 길을 가로막고 있는 한 나라의 훼방꾼일 뿐 아니라 인류의 대재앙으로 저주받는 신세로 추락할지 모르겠다.
비단 한국 시민들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지구촌에서 태어나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탄핵표결의 가부여부와 관계없이 질서와 평화를 담보한 시민항쟁은 계속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