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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올리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글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9794 작성일 2017-01-29 17:06 조회수 3179


경고: 이 노래는 이 글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경고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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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혜 일당이 청와대를 비롯한 대한민국 행정부를 점거하고 있는 기간 동안 엉터리 영화들이 몇 개 개봉됐다. 그 중에서도 가장 얼토당토않게 역사왜곡을 하고 있는 작품 하나를 들라면 싸르니아는 주저하지 않고 '덕혜옹주'를 꼽을 것 같다. 


지난 해 이 영화에 대한 평론을 올리면서 독자 여러분께 한 가지 약속한 게 있다. 


윤덕한의 '이완용 평전'을 읽고나서 독후감을 남겨보겠다는 게 그것이다. 오늘 그 책을 다 읽었다. 


다 읽고나서 먼저 느낀 점은 역사를 바라보는데는 관점도 중요하지만 디테일한 사건의 흐름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건의 흐름에 대한 실증적 이해가 결여된 해석이란 사상누각에 불과해서 관점 자체를 유지시키는 게 불가능하다. 


이완용 평전에 맨 처음 호기심을 느끼게 된 계기는, 

이 책을 쓴 저자와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 추천자가 각각 전혀 다른 진영에 속한 사람들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저자는 해직기자 출신으로 민족문제연구소에 적을 두었던 이른바 진보진영 사람이고,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 사람은 자유경제원과 정규재TV에 뻔질나게 출연하는 뉴라이트 진영의 경제사학자다.  

이 식민지 근대화론 경제사학자는 이 책 저자를 가리켜 '기자가 관련분야의 모든 학자들을 압도하는 강고한 실증적 자료를 토대로 올바른 진술을 하고 있다'며 타 진영 소속 저널리스트 출신 책 저자를 극찬했다.   


기억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싸르니아는 2015 년 가을,, 

이 경제사학자가 활동하는 자유경제원과 한국경제신문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엥거스 디턴' 의 저서 'The Great Escape: Health, Wealth, and the Origins of Inequality' 를 재편집 사기 번역한 사건을 '이 해에 벌어졌던 가장 추악한 사건들 중 하나'로 써서 올린 적이 있다.


참고로 이 추악한 사건의 한 축이었던 한국경제신문의 주필 정규재가 바로 대한민국 언론 인터뷰 역사상 가장 추악한 유도인터뷰 사건으로 기록될 '박근혜 인터뷰쇼'를 기획하고 연출했던 그 정규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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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뭐, 드라마를.. 많이 볼 시간은 없구......


어쨌든 보수진영의 멘토 역할을 하는 경제사학자가 "대한제국멸망사를 다룬 어떤 역사학자가 쓴 책이나 논문도 감히 넘볼 수 없는 강고한 실증사료들을 토대로 쓴 역작"이라고 평가한 '이완용 평전'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을까? 


이 책 206 쪽 부터 228 쪽에 걸쳐 1905 년 11 월 15 일부터 18 일 사이에 서울 덕수궁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일본측 사료와 한국측 사료를 함께 참고하여 재구성한 사건의 내막을 검토하다보면 이른바 을사늑약과 관련된 우리의 상식이 얼마나 사실과 동떨어진 감정적 정서에 근거하고 있는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우선 사건의 주범부터가 잘못 설정되어 있다. 한국 사학계는 진영에 관계없이 당시 황제는 반대했는데 5적이 이토 히로부미의 요구를 멋대로 받아들여 조약을 체결했다는 식의 엉터리 낭설을 토대로 당시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당시 대한매일신보가 그런 식으로 보도했기 때문인데, 이 신문은 조약체결 다음 날 시골유생들이 써서 올린 5적 처단을 요구하는 상소를 근거삼아 그렇게 보도했다.  


문제는 상소를 올린 시골유생들이 이토 히로부미가 정동에 있는 손탁호텔에 여장을 푼 11 월 9 일 부터 조약이 체결된 18 일까지 덕수궁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알지 못했던 사람들이고, 설령 알았다한들 감히 황제를 처단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게 유생들의 입장이었다. 대한매일신보는 취재원이 될 수 없는 유생상소의 내용을 근거로 기사를 썼으므로 이 기사가 사료로서의 가치가 있는 1 차자료가 아닌데도 한국역사학계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기사를 사료로 채택했다.   


이완용을 포함한 여덟 명의 대신들이 고종의 어명을 받고 덕수궁으로 불려들어가기 전, 

일왕 특사 이토 히로부미는 통역관 한 명만을 대동한 채 덕수궁 수옥헌에서 고종을 세 시간 반 동안 단독으로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이미 고종과 이토는 조선 황실의 지위와 명예를 보장한다는 조건으로 조선의 외교권을 포기한다는 비밀거래를 성사시켰다. 고종과 이토간 비밀거래가 이루어 진 후 덕수궁으로 불려 간 이완용을 포함한 여덟 명의 대신들은 오히려 일본의 외교권 양도 요구에 반대의견을 피력했거나 소극적이었다. 


비겁하면서도 교활하기 짝이없는 고종은 자신의 어명을 따라 협상을 진행할 여덟 명의 대신들에게 "협의하여 처리하라"는 확고부동한 지시를 내림으로서 선택의 여지조차 없애버렸다. 


결정권자인 황제가 그런 식의 지시를 내리자 학부대신 이완용은 '일본의 요구를 받아들이실 요량이라면' 을 전제로 고종에게 구체적인 조항에 대한 수정안을 제안했다. 일본 통감의 권한을 외교에 관한 사무의 감리로 명백하게 한정함으로써 월권을 방지하자'는 제안을 했는데, 이완용의 제안에 이근택, 이지용, 권중현이 찬성했다. 이완용의 수정제안을 들은 고종 역시 손뼉을 치며 좋은 생각이라며 기뻐했다.  


이토의 조선 입국을 허용했을 때부터 고종은 일본의 조선 통제를 합의한 영일동맹 협의문과 미국 포츠머스에서 체결된 일본과 러시아 간의 전후 조약 내용을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조선의 전제군주로서 고종의 선택은 두 가지 뿐이었는데, 한 가지는 일본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자신의 근위병과 함께 결사항전하다가 사살되거나 체포되는 것이었다. 고종은 물론 전자를 선택했다.   


을사늑약의 모든 책임자인 것 처럼 덤터기를 쓴 이른바 '5 적'이 고종의 명령으로 일본 특사 이토와 공사 하야시를 대면하기 전, 

그러니까 1905 년 빼빼로데이 (11 월 11 일) 덕수궁 수옥헌에서 만난 고종과 이토 히로부미는 무슨 대화를 나누었을까? 


이토는 다짜고짜 고종에게 외교권 양도를 요구했다. 

고종은 '일본측이 요구한 외교권 양도의 내용을 모두 수용할테니 외교권 형식만은 유지시켜달라'고 애걸했다. 

이토는 다음과 같은 말로 거절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 


"당신네 왕실이 지난 10 년 동안 무엇을 했는가? 무분별하게 청국과 러시아 등을 끌어들여 자신의 영토를 외세의 각축장으로 만듦으로써 전쟁을 유발했다. 그 바람에 일본은 지난 10 년 간 극동에서 두 차례의 전쟁을 치뤘다. 우리는 그 두 차례의 전쟁에서 10 만 명 이상이 죽었다. 당신(고종)이 할 말이 있는가?" 


이토의 호통은 이로부터 두 달 전 러시아와의 강화조약을 체결하기 위해 미국 포츠머스에 파견된 외무대신 고무라 주타로의 다음과 같은 주장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 두 전쟁은 조선을 통치하고 있는 왕정의 일관성없는 외교정책등 에 기인한 바 크므로 일본이 이 나라를 지도-보호-감독할 수 있는 정치-행정-외교-군사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승인해 주기 바란다. 이것은 주변강대국들로부터 일본의 영토와 주권안보 및 이익을 지키기위해 절대 필요한 조치다"


한 나라가 망하는데 그 책임이 몇 사람에게만 있다고 한정짓는 것은 너무 단순하고 순진한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조선이 멸망한 책임을 몇 사람에게 지우고 싶다면 그 책임은 을사오적에게 지울 것이 아니라, 

그들보다 훨씬 결정권이 강했고 실제로 매국당파적 행동을 서슴지 않았던 다음의 세 사람에게 지우는 게 더 타당할 것이다. 


그들의 이름은 각각 이 희, 이하응, 민자영이다. 

이 희는 고종의 본명이다. 이하응은 그의 아버지 대원군이다. 민자영은 민비의 아명이다. 

민비는 가끔 명성황후라는 터무니없는 호칭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명성황후의 이름이 뭔지 아느냐고 물으면 이미연이라고 답한다는데, 

그의 이름은 이미연이 아니라 민자영이다. 


시간 있으시면 이 책 심심풀이 삼아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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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피의자를 심문하는 특검에게 드리는 오늘의 싸르니아 조언


이렇게 하면 말문을 열 것이다. 


특별검사: (일본어로) 프레드릭 포사이스의 추리소설 자칼의 날을 읽어보았습니까? 

김기춘: 네, 선생도 자칼의 날을 읽었습니까? 

특별검사: 재미있게 읽었지요. 피의자께서는 수 십 년에 걸쳐 한 나라를 망칠 정도로 스케일이 크신 분이 쪼잔하게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거짓말을 하시면 되겠습니까? 당당하게 말할 것은 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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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pboard  |  2017-01-29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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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globalnews.ca/news/3212865/canada-to-offer-temporary-residency-to-travelers-stranded-by-u-s/

오늘 캐나다 정부가 트럼프의 행정명령으로 미국 입국 또는 경유를 거부당한 이슬람 7 개국 여행자들에게 캐나다 임시거주를 허용했군요.
몰지성과 미치광이들이 날뛰는 세상에서 상식과 이성을 바탕으로 한 세계시민들의 굳건한 연대가 유지되어야 하겠습니다.

qpal  |  2017-01-29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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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보드님의 글에 문제를 제기합니다.
위의 글은 고종과 그 주변부들의 잘못을 거론한듯 한데
제가 님의 글을 보기엔 일본의 입장을 두둔한듯 보입니다.
상식과 이성을 바탕으로한 세계시민의 굳건한연대......의 입장에서 봐도
님의 이글은 일본의 침략을 변호하는것 같이 보입니다.


clipboard  |  2017-01-30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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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기본적으로 독후감이긴 하지만 한국의 기성 역사학계가 근현대사를 서술하는 방식에서 제기되는 문제, 즉 극단적 당파성과 그로인한 부정직성을 고발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습니다.

이 글이 일본의 입장을 두둔한 듯 보이는 이유는 을사늑약 직전에 벌어졌던 역사, 즉 포츠머스 회담에서의 일본의 주장과 고종과 이토 히로부미간의 단독면담 대화록 같은 중요한 사료들이 한국의 공식 역사책에 단 한 번도 비중있게 등장하지 않았던 이유로 접근하는 시각 자체가 생소하기 때문일 것 입니다.

일단 어떻게 보셔도 별 상관은 없습니다 (근데 혹시 파란색 문장만 보셨나요?). 실재했던 정확한 사실이 무엇이었는가를 확인하는 게 종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중요한 자료들을 숨긴 채 한국의 역사학자들은 이런 주장을 합니다. 고종이 을사조약을 반대했고 비준하지 않았으므로 무효다, 라고요.

을사조약이 무효라는 명제를 당위로 성립시키기 위해서는 그 근거가 타당해야 합니다. 고종이 을사조약이 반대했고 비준하지 않았다는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그 당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차라리 당시 일본의 군사적 점령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조약이 체결되었으므로 원인무효라는 국제법 해석이 가능할 것 입니다.

제 독후감의 의도는 고종이 이완용보다 나쁜 놈이다, 라는 결론을 도출해 책임소재를 다시 가리자는 따위가 아닙니다. 진실을 추구하려는 집요한 노력이야말로 역사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발견됐다면 당연히 의문을 가지고 진실이 무엇이었는지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것을 다 덮고 당파적 자의적 애국심의 관성에만 의지해서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런 건 트럼프나 박근혜 정도의 지력을 가진 사람들이나 하는 짓 이라고 생각합니다.

philby  |  2017-01-3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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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역사책을 뒤적거리는 아마츄어로서 이런데 끼어들 주제도 아닙니다만 요즘 조선왕조실록 선조편을 다시 읽고 있는데 몇번을 읽어도 읽을 때마다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다른 시각에서 선조시대를 보게 됩니다. 왕조실록 선조편을 100명에게 읽으라하고 읽은 후기를 쓰라고 하면 100명이 모두 다르게 쓸겁니다.

역사란 그런거지요. 그 시대 살지도 않았던 사람들이 한정된 자료를 근거로 해석하는건데 수십 수백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궁금한게 몇백년 후 우리 후손들이 5.18을 어떻게 해석할까 하는 것 입니다.

qpal  |  2017-01-3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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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박노자교수가 접근하는 한국사에 대한 인식을 보며 신선한 충격을 받고 근래에 임지현 교수가 쓴
민족주의는 반역이다란 책을 보곤 역사에 대한 저의 의식이 완전 우물안 개구리식이었다는 것을 알고는
많이 씁쓸했었습니다.
어찌됐건 클립보드님의 의도는 알겠으나 인용하신 파란색 문장들이 일방적으로 일본을 변호하는듯한 글
을 취하신듯 해서 문제를 제기한것입니다.




oz  |  2017-01-3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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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미에 사족을 빼고 본문에 파란색 문단은 히로부미가 한 얘긴대요? ㅎㅎ

oz  |  2017-01-30 11:08         
0     0    

여튼 고종과 그 일가에 대한 괴이한 미화는 저도 역겹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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