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3월 25~26일) 캘거리 한인산악회 주관으로 밴프 국립공원내 이집트 레이크 쉘터까지 1박으로 겨울산행을 다녀왔습니다.
쉘터 정원은 12명, 산악회에서 8명 예약을 해두었는데 갑작스런 개인사정상 못가는 사람들이 생겨 6명이 오붓하게 다녀왔습니다. 쉘터에는 우리 외 케네디언 커플이 있어 10명이서 그날 묶었구요.
그곳은 백컨츄리스키 타기 좋은 코스라서 여러 스키어들을 볼수 있었지만 우리들은 모두 스노우슈잉만 했습니다.
이집트 레이크 쉘터 등산로 개요
션샤인 스키장 주차장 해발 1675M
힐리패스 2330M 9.2km
이집트 레이크 쉘터 1995M 12.2km
갈때 7시간 10분 소요 (식사시간 20분 포함)
올때 6시간 40분 소요 (식사시간 1시간 포함)
눈도 많이 쌓여 있고 중간에 폭설도 내리고 해서 첫날 쉘터까지 갈때는 제법 체력 소모가 많았습니다. 다음날에는 첫날보다는 좀더 가뿐하게 내려올 수 있었구요.
둘째날 힐리패스로 올라오면서 찍은 장면
이집트 레이크 쉘터 전경.. 눈이 원체 많이 오는 지역이라 쉘터가 눈 속에 푹 파뭍혀 있습니다. 스노우 슈나 스키 없이 절대 갈수 없는 곳입니다. 쉘터 정원은 12명 시설은 나무침낭, 식탁, 장작난로뿐입니다.
전화도 인터넷도 안되고 전기, 개스, 상수도, 하수도 이런것도 없어요. 화장실도 퍼세식... 식수는 쉘터 주변에 있는 눈을 코펠에 담아와 난로에 얹어 녹여서 씁니다. 눈이 녹아 물이 되면 물 속에 이물질들이 둥둥 떠 있게 마련인데요, 무공해 천연자연물질이라 보약이라고 생각하고 마시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ㅎㅎ
쉘터 바로 옆에 통나무들이 쌓여 있구요 비치된 도끼로 쪼개서 장작으로 씁니다. 장작불은 두시간정도밖에 가지 않아서 중간중간 자다가 일어나서 난로에 장작을 채워야 하구요. 외부 세계와 단절..현대인들에게는 가끔 이런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가운데 산 아랫쪽으로 눈 덮힌 이집트 레이크가 살짝 보입니다. 쉘터는 오른쪽 봉우리 바로 아랫쪽에 있구요
겨울 산행의 진수는 설경에 있는데 특히 바위와 나무위에 쌓인 눈이 만들어내는 멋진 풍경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캘거리는 완연한 봄인데 반해 불과 한시간 반 거리의 이곳은 눈이 1~2M씩 쌓여 있고 중간중간 함박눈도 내리는 등 겨울의 한 가운데 있더군요.
뒤로 보이는 산 아래쪽에 이집트. 스카랩, 머미 레이크가 있습니다.
무거운 등짐을 지고 푹푹빠지는 눈 위를 스노우 슈잉으로 경사면을 오르는 건 결코 쉬운일은 아닙니다. 산행 중간중간에도 몇번이나 '이 추운날 뭐 하러 이런 고생 사서하나' 라면서 후회하는 맘 들때가 있어요. ㅎㅎ 그래도 다녀오면 고생했던 것 다 잊고 또 가고 싶어집니다.
추신) 약 3년전 겨울산행(XC스키, 스노유 슈)을 하게 되면서 개인적으로 새로운 세상을 발견한 느낌이었어요. 록키산은 여름에만 가는건줄 알았는데 겨울에 가보니 여름과는 완전 다른 아름다음을 간직한 록키산을 보았을 때의 그 경이로움이란... 여름 산행에는 곰을 조심해야 하지만 겨울에는 곰보다 더 무서운 눈사태가 있습니다. 가급적 눈사태 지역은 피해 다녀야겠죠.. 물론 이집트 레이크까지는 안전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