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출발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 3 월 29 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믿기 어려운 기사가 실렸다.
서울이 베이징, 델리와 함께 세계 3 대 대기오염도시라는 기사였다.
주요 원인이 화력발전소와 디젤을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 때문이라는데 (중국탓이 아니고),
하긴 한국에는 디젤 자동차가 많기도 했다.
심지어 공항 라이드를 해 주는 친구가 모는 산타페도 디젤이었다.
3500 시리즈의 heavy duty 픽업트럭도 아니고, 중형 SUV 산타페 디젤은 한국에서 처음 봤다.
말죽거리에서 할 일이 있어 한강다리를 건넜던 지난 4 월 5 일,
미세먼지에 잠긴 도시의 모습이 궁금해져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117 층부터 121 층 사이에 전망대를 갖춘 서울스카이 롯데월드타워 리셉션 카운터에서 현재 가시거리부터 물어봤다.
가시거리가 4 킬로미터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안개자욱한 날도 아닌 맑은 날 아침 가시거리가 4 킬로미터라니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평일 아침 이른시간이어서 그런지 올라가는 더블데크 엘리베이터 안에 손님이라곤 나 하나 밖에 없었다.
탑승한 손님이 싸르니아님 뿐이었는데도 안내원님은 올라가는 내내 뭔가를 열심히 설명했다.
스카이셔틀이라고 부른다는 싸르니아님 전용 엘리베이터는 약 500 미터의 고도를 초속 10 미터 가까운 속도로 올라갔다.
1 분 만에 117 층에 도착했다.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공기색깔은 한마디로 잿빛이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대기오염 상태가 심각한 것은 사실인 것 같았다.
잠실 아파트 단지 너머 잠실 야구장과 창담대교와 영동대교의 모습이 보인다.
영동대교는 추억의 제 3 한강교를 말한다. (아니다, 제 3 한강교는 한남대교다)
탄천너머 삼성동 무역센터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시력이 좋으면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도 발견할 수 있다.
잠실 야구장 뒤 탄천을 건너면 코엑스가 보인다.
코엑스 너머 삐죽이 솟은 건물들이 삼성 힐스테이트 단지고,
그 뒤에 희미하게 보이는 10 층 남짓의 나지막한 아파트 건물들이 롯데캐슬인데,
그 뒤에 공터로 보이는 곳인 삼릉초등학교 부지 남동쪽에 보일락말락하는 작은 집이 그의 사저다.
올림픽대로를 사이에 두고 각각 오른쪽과 왼쪽으로 리센츠 아파트 단지와 트리지움 아파트 단지가 형성되어 있다.
트리지움 아파트 길건너 전망대와 가까운 쪽으로 레이크팰리스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지하철 2 호선 한강철교와 올림픽대교
올림픽대교 입구에 있는 건물군이 현대아산병원이다.
현대아산병원 앞에 파크리오 아파트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맨 왼쪽에 있는 큰 다리가 잠실대교다.
잠실대교와 지하철 2 호선 철교 사이에 장미아파트 단지가 자리잡고 있다.
스카이데크에 올라서는 순간의 아찔한 느낌은 어디서나 비슷하다.
전망대는 117 층부터 121 층까지 5 층에 걸쳐 마련되어있다.
아쉬운 점은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만 있지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없다는 점이다.
엘리베이터는 출발지점인 지하 1 층과 2 층으로 내려가는 것만 있다.
따라서 121 층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가려면 비상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빌어먹을......
화재대피훈련을 하는 것도 아니고,,
금색 쌍동이 빌딩이 롯데캐슬골드다.
잠실대교로 이어지는 송파대로를 사이에 두고 왼쪽이 잠실 주공 5 단지고 오른쪽이 장미아파트 단지다.
올림픽대교 너머 오른쪽에 보이는 산이 아차산이다.
잘 찾아보면 아차산 등산로 입구에 있는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동상이 보인다. very small, though..
강건너 미세먼지 사이로 서울 어린이 대공원 숲이 펼쳐져 있다.
석촌호수다. 방이동 삼거리 쪽이다. 왼쪽이 송파구청이다.
전망대를 가장 꼭데기층에만 설치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주변 건물들과 높이 균형이 맞지 않아 오히려 공중에 붕 떠 있는 느낌만 들 뿐, 도시의 모습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최적의 고도는 아닌 것 같았다.
뉴욕에서 최고의 전망대로 꼽히는 '탑오브더락'이 주변건물의 평균고도보다 약간 높은 위치인 57 층에 있다는 사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50 층 정도 높이에 또 다른 전망대를 설치해 조망장소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세먼지 농도가 절정에 달했던 어느 날 아침
광화문광장에서 북악산의 모습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정말 뭔가 크게 잘못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