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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in you to give!
몇일 전에 지갑을 정리하다가 Plastic card를 하나 발견했다. 20년이 넘는 Blood donor card였다. 기록을 보니 1985년도를 마지막으로 헌혈한 기록이 눈 에 띄었다. “벌써 세월이 이렇게 지났네!” 1983년에서 1985년 사이에 여섯번을 헌혈한 기록이였다. “그러니까 20년 전에 헌혈을 하고 여지껏 한 번도 안했구나!” 헌혈을 하느라고 간이 침대에 누어 있던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나의 혈액형은 O형이다. 작년 성탄절 전에 CBS (Canadian Blood Services)에서 혈액이 많이 모자란다고 헌혈을 호소하면서 더우기 O형의 피가 많이 모자라니 O형을 가진 사람들의 참여를 부탁한다는 말을 듣고 “내가 O형인데…”하면서 그냥 모른척 했었다. O형은 누구에게나 수혈을 할수 있기 때문에 O형을 가진 사람은 어떻게 보면 선택받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할수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으로 부터는 O형 이외에는 수혈을 받을 수가 없으니 항상 믿지는 장사를 하는 사람이라고도 할수 있다. “주는 것이 받는 것 보다 복이 있다고 했으니, 나는 축복을 받을 가능성이 있구나” 헌혈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든다는데…… 혈액이 많이 모자란다는데…… 사람들이 점점 이기적이 되어가고 인심은 각박해지는 것 같았다. 하기사 나도 20년 가까이 헌혈을 안 했으니 할말이 없었다. 한국에서는 혈액을 팔기도 한다지만, 카나다는 헌혈에만 의존하고 있다. 라디오에서 한 사람이 헌혈을 하면 다섯 사람이 혜택을 받는다고 방송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O형이 제일 필요하다고 했다. ‘이제부터라도 헌혈을 다시 시작해야겠네……” 생각했다. 회사 주위에 있는 15~16개의 회사들이 모아서 분기별로 Blood Donor Clinic을 하고 있었다. 귀찮게도 느껴지고 주사바늘을 약 5~6분 꽂고 있을 때 기분도 별로 상쾌하진 않았지만 누군가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귀한 것을 나누어 가진다고 생각하면서 기분좋게 문을 열고 들어섰다. 좋지 않은 혈액의 수혈에서 생기는 문제가 적지 않기 때문에 헌혈을 하는 과정이 예전보다 훨씬 복잡했다. 작성해야하는 용지도 꽤 복잡했고, 질문 중에 낯이 붉어질 수 있는 질문도 여럿이 있었다. 여자 간호사가 직접 물어보았다. 예를 들면 “아내 이외에 다른 여자와 잠자리를 한 적이 있습니까?” “동성 연애자 입니까?” “동성 연애자와 잠자리를 한 적이 있습니까?” “AIDS환자와 잠자리를 한 적이 있습니까?” 등등 ‘이렇게 귀찮게 여러가지를 물어보면, 헌혈을 하고 싶어도 못하겠네!’ ‘영어를 못 하는 사람들은 헌혈을 못 하겠네!’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혈압과 맥박을 재더니, “혈압이 아주 좋습니다”라고 간호사가 말했다. 기분이 좋았다. ‘내가 일주일에 세번씩 Squash를 치는 줄은 몰랐을거다!’ 모든 수속(?)을 다 끝마치고 간이침대에 누었다. 따끔하고 바늘이 찌르는 느낌이 들더니, 튜브를 통해서 나의 피가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하나님, 저의 피로 인해서 누군가가 건강해질 수 있게 해 주십시요. 수술을 받는 환자가 건강해지게 해 주십시요” 기도를 했다. 오래간만에 내가 가지고 있는 가장 귀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건강을 가지고 있다는게 감사했다. 주머니가 빵빵해질 때까지 5~6분 걸리는 것 같았다. ‘내 피가 저렇게 많이 빠졌단 말야!?’ 응근히 걱정이 됐다. 호기심에 간호사에게 물어 보았더니, 약 500CC의 피를 뺀다고 했다. 체격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5~20 %의 피를 헌혈한다고 했다. 침대에서 일어나니까 약간 머리가 띵~ 한것 같더니 괜찮았다. 하루나 이틀동안은 심한 운동을 하지 말라고 했다.정상적인 사람은 두달에 한번씩 헌혈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조그마한 컵에다 주는 쥬스를 마시고 Cookie를 하나 받아먹고 약 10분쯤 앉아있다가 나왔다. 아직은 현대 과학으로도 만들수 없다는 혈액! 내가 가진 것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과 나누어 가질 수 있다는게 기분이 좋았다. ‘내가 무슨 일을 당하면 남의 혈액 신세를 질텐데……’ ‘남의 신세를 질 일이 안 생기면 더 좋고’ 문을 열고 나서자, 쨍~ 하고 내려 쪼이는 햇살! 얼굴에 와 닿는 서늘한 바람이 상쾌했다. 꼬리글: “It’s in you to give!”는 Canadian Blood Services의 구호다. “남에게 줄수 있는 당신이 가진 귀한 것”이라고 의역이 될까? 오래간만에 헌혈 한번 하고 너무나 말이 많은 것 같아서 좀 부끄럽다. 앞으로는 건강이 허락 될 때까지 계속 헌혈을 해야겠다. 안 그러면 얌체 소리 듣겠지? 내가 어려움에 처하면 다른 사람의 혈액을 수혈받을 텐데……

기사 등록일: 200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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