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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인> -허형만 시인(현 목포대학 명예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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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이 외국되어 서 있더니 나도 외국인되어 고국에 서 있다 얼마 만인가 그립던 고국 가을 지나 봄이 온다던 그 옛적 삼청동 개여울 시린발 적시며 놀던 시절 자고 눈 뜨면 우뚝 콧날의 백인 얼굴 보이지 않아 낯설고 친구 아닌 얼굴 모두 엇비슷하여 시야를 의심하고 있다 자고 눈 뜨면 한국말이 쏟아져 들려와 조심스레 한국말을 듣고 말한다 길을 물어도 답을 모른다 들리지 않아서 들을 수 없어서 하루가 지나간다 영어권 속에 살며 이방인으로 떠돌다 이방인의 고향 우리말 속으로 자맥질하여 시 향으로 돋아난다
*로키산, 그리고 관조와 성찰의 시 -허형만 시인(현 목포대학 명예교수)-
이민자로서 영어권에 살면서 '고국이 외국되어' 이방인, 즉 타국인이었는데 그토록 오고 싶던 고국에 돌아오니 이제는 고국에서 외국인 되어' 타국인처럼 느껴지는 그 심정을 누가 알까. 타국인으로 살면서 잠깐이나마 고국에 돌아와 유년 시절을 떠올리며 '얼마 만인가 그립던 고국/ 가을 보내고 봄을 맞으려는/ 그 옛적 삼청동 개여울/ 시린 발 담그며 놀던 그 시절 찾아'간 심정이 정겹고 2집 <씨 뿌리는 계절>에서 읽을 수 있는 '어릴적 옛 봄 지나가며 삼청동 개여울에 맨발로 철벅거리며 놀던 철부지 시절' 이 마냥 아름답게 채색되어 있다. 시인은 비록 지금 타국에서 살고 있지만 '빛바랜 하늘 티 없는 아이들 웃음 소리/ 냇가에 놀던 어린 날의 먼 하늘로 올라가 {무지개2} 조각난 추억을 엮기도 하면서 고국의 추억을 잊을 수가 없을 터이다. {타국인} 마지막 구절에서 '영어권에 살며 이방인으로 떠돌다/ 다시 이방인 되어' 고국에 돌아오니, 외국에서는 외국에서 대로 한국에서는 한국에서 대로 이방인 이라는 경계인의 삶이지만 시를 쓰는 시인이기에 모든 위로와 치유는 역시 '고향 우리말 속'의 '시 향'에 있음을 고백한다. ~~ 작품 해설 : 조용옥 (에드먼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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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20-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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