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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강가에서 _ 김숙경 (캐나다 여류문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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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지난날을 되돌아보지 않는다 그저 길을 따라 흘러갈 뿐이다 한가롭게 떠있는 물새떼에게 눈 인사를 건네고 서걱대는 수초들을 쓰다듬어 준다 넉넉한 하늘 올려다보며 잡다한 것들을 물결 위에 얹어 일력을 천천히 넘긴다 강은 아무 말 없이 비를 껴안으며 그의 흔적을 더듬어 본다
뚝방길 함께 거닐다 걸을 수 없으면 업어 주겠다던 마음 따뜻했던 언약 그의 근황 은근히 물어보지만 강은 결코 시간에 관한 안부를 말해주지 않는다 어스름 어둠이 파발처럼 들판을 가로질러 달려오자 다급한 해는 제 그림자 길게 늘어뜨리고 강 복판으로 걸어 들어가 지친 몸 누인다
어느 지붕 아래 살아갈 그도 주목 그늘서 미풍에 땀을 닦으며 건강한 미소를 짓고 있겠지 그와의 약속한 언어가 은결 위에 새벽 빛으로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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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21-03-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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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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