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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남은 평창 동계 올림픽, 평화의 제전 올림픽 _ 오충근의 기자수첩
 
뒤숭숭하고 탈이 많았던 한 해가 저물고 며칠 있으면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 내년 최초로 열리는 대규모 국제 행사는 2월에 열리는 평창 동계 올림픽으로 2월9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동계 올림픽 2년 뒤에는 동경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린다. 동경은 동양 최초로 2회 올림픽을 개최하는 도시로 이름을 올린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나서는 북경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려 3회 연속 올림픽이 동북아시아 지방에서 열리는 기록을 세우는데 그 선발주자로 평창이 등장하는 것으로 평창 동계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져 후발주자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내년에 열리는 평창 올림픽은 88 하계 올림픽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올림픽이다. 그 해 동계 올림픽은 캘거리에서 열렸는데 이번에 앨버타 주정부 인사들이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다. 주 정부에서는 아니라고 하지만 2026년 동계 올림픽 호스트를 희망하고 있는 캘거리를 염두에 둔 행보로 알려져 있다.
올림픽은 평화의 제전이다. 고대 올림픽 때부터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에는 도시국가들이 휴전을 했다. 이번에 유엔은 평창 올림픽 기간 동안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해 줄 것을 촉구하는 휴전을 결의했다. 그 외에도 휴전 결의에는 스포츠를 통한 평화, 인권증진, 평창 올림픽을 통해 동북아 평화 증진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평창 올림픽에 북한 참가 여부도 관심거리다. IOC는 북한이 참가한다면 대북 제재 내에서 참가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북한 참가를 성사시키겠다”고 다짐했고 올림픽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는 김연아도 북한 대표팀의 참가를 간곡히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미국과 일촉즉발의 관계에 있는 북한은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여 남북한이 형제로서 우의를 다지고 평화의 초석을 놓은 일을 하여야 한다.
고대 올림픽 정신에는 인간의 정신과 정신을 담고 있는 육체가 한계를 넘어 도전하는 행위를 통해 신에게 한 걸음 더 나아간다고 생각하는 종교적 의미도 담고 있다.
그래서 지극히 높은 신 제우스에게 제사 지내며 경기를 시작했는데 올림픽에 선수를 보낸다는 의미는 그 기간 동안 휴전 약속을 신 앞에서 지키겠다는 의사 표시였다.
스포츠를 통해 평화를 지키겠다는 정신은 실제로 기적을 일으켰다. 전설처럼 내려오는 일차대전이 일어난 1914년 크리스마스에 있었던 짤막한 기적이 그것이다.


크리스마스의 휴전
일차대전은 인류 최초로 대량살상의 참상이 벌어진 전쟁이다. 불과 100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철조망을 치고 적과 아군이 참호 속에서 장기전을 벌이는 지옥 같은 전쟁터였는데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예수의 정신이 병사들 마음에 깃들었는지 초급 장교들끼리 참호 중간지대에 방치되어 있는 시신을 거두어 묻어주자고 합의를 했다.
그 일이 끝나자 이상하게 병사들 마음에 적개심이 사라지고 날카롭던 신경이 부드러워졌다. 그런 화해무드가 크리스마스까지 계속되어 독일군 참호에서 찬송가 고요한밤 거룩한 밤이 울려 퍼졌다.
영국군도 찬송가를 불렀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없는 재료를 이용해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어 세우고 참호에서 기어 나와 악수도 하고 담배도 나누어 피웠다.
그런 일이 계기가 되어 양쪽 지휘관이 합의해 축구시합이 열렸는데 심판은 목사 신부들이 맡았다. 경기결과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독일군이 이겼다고 전해진다.
거기에 대해 로버트 그레이브스는 “영국군이 억울했다. 독일군이 3:2로 이겼지만 신부님이 약간의 자선을 베풀었다. 마지막 골은 오프 사이드가 분명했는데 골로 인정되었다.”
크리스마스가 지났다. 전쟁은 계속 되었다. 그러나 적이라고 할지라도 같이 농담하고 담배 나눠 피우고 축구시합 하던 사이인데 총을 쏠 수가 있겠는가? 그게 인간의 마음이다. 지휘관들은 부대를 이동시키고 다른 부대를 투입해 생지옥 같은 전투를 계속했다.
크리스마스 휴전은 아무것도 바꿔놓지 못했다. 전쟁은 계속되었고 대량살육이 도처에서 벌어졌다. 전설처럼 전해오는 크리스마스 휴전은 비록 전쟁 중 일지라도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다는 희망, 그 희망에서 가능성을 느낀 것이었다.
평창 동계올림픽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올림픽 기간 동안 일체의 적대행위가 중단 된다 해서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그러나 인간의 마음 한 구석에는 전쟁이나 파괴보다 평화, 사랑을 바란다는 희망의 메시지는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희망의 메시지조차 때로는 국가, 국익이라는 명분 앞에 무너져 내리지만.


러시아의 퇴행적 사고
이번 평창 동계 올림픽에 러시아는 참가하지 못한다.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는 러시아가 국가 주도로 도핑 조작을 해 국제 스포츠계의 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는 이유로 참가를 금지했다.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가담해 도핑결과를 조작했다고 폭로한 사람은 러시아 반도핑기구 산하 모스크바 시험실 소장을 지낸 그리고리 로드첸코프 박사다.
로드첸코프 박사에 의하면 2014 소치 올림픽 당시 러시아 메달리스트들이 금지 약물을 복용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금지약물을 복용하게 하고 소변 검사할 때 약물에 오염된 샘플을 깨끗한 샘플로 바꿔 치기 했는데 그 과정에서 러시아 연방 보안국 요원이 가담했다. 로드첸코프 박사는 러시아의 보복을 우려해 미국으로 도피했다.
국제 반 도핑기구 조사위원회의 캐나다 법학자 리차드 맥라렌은 러시아가 은폐하거나 별도 보관중인 약물에 오염된 샘플은 577개로 그 중 육상이 139개로 가장 많고 역도가 100개라고 보고서에 밝혔다. 또한 조작한 소변, 혈액 샘플이 1,400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동계 스포츠 강국인 러시아가 선수들에게 의도적으로 경기력 향상 시키는 약물을 주입시키고 샘플을 조작한 사실은 강대국 러시아라는 이름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금지 약물을 복용해서라도 내 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위대한 러시아’를 세계에 알리고 러시아 국민들에게 자부심으로 심어주겠다는 그릇된 애국주의, 잘못된 국가주의에 국가기관이 나섰다는 사실은 상식적인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러시아는 연방이 해체되며 자유와 개혁물결이 일어났으나 러시아인들 유전자에는 10월 혁명 후 소비에트 DNA가 들어 있는지 푸틴을 대통령으로 선택했고 그는 17년째 권력을 유지해 브레즈네프의 기록을 깼다.
푸틴이 대통령 되면서 자유와 개혁에서는 멀어지고 그가 외치는 ‘위대한 러시아’에 민중들이 동조해 철권통치의 상징인 스탈린이 위대한 러시아를 이끌었던 지도자로 부각되고 있다.


북한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 할지
북한은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 연속 출전했으나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때는 출전권 딴 선수가 없어 참가 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핵실험 등 정치적 이슈로 참가가 불투명하나 주최측인 한국이나 IOC가 전향적으로 북한 출전을 독려하고 있어 참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부 관측통들은 북한 참가 여부는 김정은의 결심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남북관계는 지난 9년간 꽁꽁 얼어붙었고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유엔이 제재를 결의해 이행 중이고 미국과 무력분쟁 가능성이 높아지고,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평창 올림픽이 남북 해빙에 아주 작은 역할이라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북한은 핵실험이 되었던 남북대화가 되었던 주변환경에 아랑곳 없이 계획을 갖고 목적 달성을 위해 노력한다. 그런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한다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러나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만이라도 전쟁, 핵실험, 제재, 상호비방을 잊어버릴 수 있다면 우리는 거기에서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신문발행일: 2017-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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