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의 ‘분리 카드’ 역풍?…절반 이상 “잘못 대응했다” - 67%는 캐나다 잔류 선택…분리 여론·정치 계산 사이 흔들리는 앨버타
앨버타 주수상 다니엘 스미스가 지난 22일 캘거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하루 전, 그녀는 앨버타 주민들에게 캐나다 잔류를 원하는지, 아니면 향후 분리 독립에 대한 구속력 있는 주민투표를 원하는지 묻는 질문을 가을 주민투표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앵거스리드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앨버타 주민들에게 캐나다를 떠날지 남을지에 대한 더 간단한 가상 질문을 했을 때, 분리 독립에 대한 지지는 감소하고 연방주의 정서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출처=앵거스리드연구소)
(안영민 기자) 오는 10월 ‘분리독립 절차 착수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앞둔 앨버타에서 주민 다수는 여전히 캐나다 잔류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다니엘 스미스 주수상의 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부정 평가가 우세해, 분리 논쟁이 오히려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오는 분위기다.
여론조사기관 앵거스리드연구소가 25일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스미스 정부가 제시한 공식 주민투표 문항에 대해 응답자의 60%는 반대, 35%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스미스 주수상이 제시한 공식 질문은 단순한 독립 찬반이 아니라 “앨버타가 캐나다에 남아야 하는지, 아니면 향후 분리독립 여부를 묻는 구속력 있는 주민투표를 위한 법적 절차를 시작해야 하는지”를 선택하도록 하는 구조다.
하지만 보다 단순한 방식으로 “캐나다를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를 물었을 때는 결과가 더 뚜렷했다. 응답자의 67%가 잔류를 선택했고, 분리독립 지지는 30%에 그쳤다.
캘거리대 정치학자 리사 영 교수는 “질문 문구 자체가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일부 유권자들은 ‘또 한 번 논의를 이어가 보자는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모두가 스미스에 화가 나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스미스 주수상의 리더십에 대한 피로감도 드러났다.
응답자의 56%는 스미스가 이번 사안을 “잘못 다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야당 NDP 지지층뿐 아니라 집권 통합보수당(UCP) 지지층 내부에서도 불만이 확인됐다.
분리주의 강경파는 “스미스가 명확한 독립 찬반투표를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반면, 연방주의 성향 유권자들은 “분리주의 자체를 정치적으로 키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응답자의 40%는 스미스 주수상의 행보가 “정치적 생존과 당내 기반 유지를 위한 계산”이라고 답했다. 또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는 스미스의 사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세대 간 온도차도 확인됐다. 18~34세 청년층 가운데 분리독립 지지 비율은 20% 수준이었지만, 55세 이상에서는 38%까지 올라갔다. 정치권에서는 “젊은 세대보다 오히려 고령층이 더 급진적 선택에 열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투표 끝나도 논쟁 안 끝난다”
이번 주민투표가 실제 독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캐나다 대법원은 1998년 판결에서 주정부의 일방적 분리독립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이후 제정된 ‘명확성 법(Clarity Act)’ 역시 연방정부와의 협상 및 연방 의회의 승인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결과와 별개로 이번 투표 자체가 캐나다 정치 지형에 장기적 영향을 남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조사 응답자의 70%는 “분리주의 세력은 주민투표에서 패배하더라도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 독립 지지층 내부에서도 41%는 “패배해도 운동을 계속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주민투표가 단순한 일회성 논란이 아니라, 서부 소외감과 연방정부에 대한 불신이 제도권 정치 안으로 본격 진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앵거스리드의 이번 여론조사는 스미스 주수상이 분리 독립 주민투표 여부를 묻는 질문을 가을 주민투표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발표한 직후인 5월 22일부터 24일까지 앨버타주 성인 800명을 무작위로 표본 추출해 온라인으로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