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주택난, 미국처럼 지었더라면 집값 10% 낮고 공급은 30% 늘었다
CMHC 보고서 “주택 공급 부족은 구조적 문제…규제 개혁이 핵심”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캐나다의 주택 공급이 미국 수준의 유연성을 갖췄다면 지난 20년간 신규 주택 공급은 약 30% 늘고 주택 가격은 10% 가까이 낮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캐나다모기지주택공사(CMHC)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캐나다 주택 건설 산업이 미국보다 수요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CMHC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티유 라베르주는 보고서에서 2006년부터 2024년까지 캐나다의 주택 공급 반응성이 미국 수준이었다면 주택 착공 건수는 30% 증가하고 주택 가격은 약 10%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캐나다가 미국보다 주택 공급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세 가지 구조적 요인을 지목했다.
첫 번째는 지리적 제약이다.
연구에 따르면 산맥, 해안선, 강과 호수 등 자연적 장벽이 많은 지역은 주택 공급 확대가 어렵다. 밴쿠버는 산과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몬트리올은 섬 위에 조성돼 있어 개발 가능한 토지가 제한적이다.
반면 넓은 평야 지형을 가진 프레리 지역 도시들은 상대적으로 공급 확대가 쉽다. 보고서는 에드먼튼이 다른 대도시보다 인구 대비 주택 착공 실적이 높은 이유도 이러한 지리적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인구와 산업의 집중 현상이다.
미국은 뉴욕의 주거비가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시카고, 댈러스, 필라델피아 등 대체 도시로 이동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다. 반면 캐나다는 경제활동과 일자리가 토론토, 밴쿠버, 몬트리올 등에 집중돼 있어 주거비 부담이 커져도 다른 도시로 이동할 수 있는 대안이 제한적이다.
CMHC는 이러한 구조가 특정 도시의 주택 수요를 더욱 집중시키고 공급 확대를 어렵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세 번째는 규제 문제다.
토지 이용 규제와 재개발 승인 절차가 복잡할수록 신규 주택 공급은 줄고 가격은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특히 수요가 높은 지역일수록 용도 변경(리조닝) 승인 비율이 낮아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CMHC는 지리적 조건과 인구 구조는 단기간에 바꾸기 어렵지만 규제는 정부 정책으로 개선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연방정부는 2023년 도입한 주택 가속화 기금(Housing Accelerator Fund)을 통해 지방정부의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규제 완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주택 공급 확대와 기반시설 투자 강화를 목표로 한 ‘Build Canada Strong’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CMHC는 이러한 개혁의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주택 공급 능력을 높이고 시장의 수요 변화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