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가보지 않은 곳에... / 시:안희선 ♡♠=
문득,
내가 가보지 않은 곳에 가고 싶었다.-
미처 수습하지 못했던 삶의 잔해가
휑하니 널브러진 곳에
내가 애써 외면했던 아픈 시간들이
차라리 착한 꿈이 되어,
안개 같은 숲에서 배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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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하늘에서 살며시 내려 온 태양도
대지를 포옹하며, 골고루 구석 구석에
눈물어린 온기를 나누어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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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나보다 한 발 앞서 달아나는
내 마음은 여전했다
꿈꾸던 아름다운 삶이 늘 그렇게,
나를 지나쳐 앞서 달려간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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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잃을 것도 없건만,
왜 항상 잃고 살아왔다고 느껴졌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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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홀현하게 걷다 보니,
더 이상 갈 수 없는 곳에서
이윽고 나도 없어지고
저 멀리 보이는 하얀 산 위에
창망한 허공만 푸르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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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이르는 길이
더 이상 지상의 길이 아닌 곳에서
소리 없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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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오래 전 부터 마음 한 자리 비워둔 곳에
비로소 즐거운 숨을 쉬기 시작하는,
야릇한 영혼 하나가
하늘에서 동아줄을 타고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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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이곳에서
이미 내가 없어진 것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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