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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 연습

작성자 시내 운 게시물번호 -6859 작성일 2007-01-27 20:48 조회수 762

     유언 연습
 
               시내  운

빈 이름 뿐인
그 자리에
그 아비
꼭 빼어 닮은 모습이
바람에 실려 멀어저 가는
메아리를 잡으려 한다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지 못하고
장식으로 목줄기에 매달아 놓은
십자기의 신음 소리
근엄하게 무뚝뚝히 각진 표정
위엄의 존재를 알리려던 헛 기침
유언 연습 이었던 것을
 
못다이룬 훈육이 부끄러워
종아리에 맺힌 회초리의 아픈 흔적
살 부비며 땀으로 그려놓은 삶의 그림
언제나 큰 그림자로 버티고 있어
침묵의 언어로 감싸던 커다란 마음
유언 연습 이었던 것을
 
잔뼈가 굵어 가도록
삭이지 못한 범의 울음소리
뼈속을 저미고
가슴에 회한으로 꽂힌
어미의 기도소리
유언 연습 이었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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