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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詩人에게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760 작성일 2004-09-22 00:50 조회수 1671

어느 詩人에게


모든 확실한 것들의 아픔.

계절을 잃은 햇빛이 꿈 같아서
삶이 지닌 모순이 실 없어서
가버린 희망이 덧 없어서
아득한 옛날로부터 아직 오지않은
나의 내일을 기다리는 동안,
당신은 시를 씁니다.

현기증이 나도록 맑은 울음소리.

오랜 잠 끝에서 깨어난
소중한 눈망울이 아름다워서
나는 당신의 시를 읽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한번도 만난 적이 없군요.

또 하루가 끝나가는 무렵,
일상의 부피가 낯설어 어둑한 시간에
내 안에서 깨어나는 당신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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