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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작성자 민들레 영토 게시물번호 10789 작성일 2018-04-08 01:16 조회수 2597

          풍경  /  조윤하
 

그대 오는 소리

귀 열어 놓고
사철 연년
한데 바람 맞서
들어주는 이 없이도 
고운 음 풀어 목울음 날리네
 
맨살 감겨오는 
비단 꽃길 넘는 훈풍에
울음끝 달래 듯
속가슴 더듬더니
어느 먼 들판 훌쩍 넘어오는 
사나운 휘몰이 걸음엔 어지러워
징징대는 조율 벗어난 음계로 
마구 부서지는 난타
 
가깝게 둥지튼 텃새
늦저녁 산란의 통증에도 
부리모아 귀 기우리네
 
진종일 처마끝에 매달려
미세한 바람 한점 곁질러도 
가슴 때려야 하는 울림의 고백
 
사노라면 
내 가슴 치고가는 바람도 있어 
허공에 풀어내는 내 울음같은
어느 여행길 
가슴에 품고온 풍경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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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선  |  2018-04-1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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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도 있는 삶의 言語로 점철된 한 폭의 그윽한 풍경화 같은 시입니다

시를 읽으니, 부산했던 제 마음도 고요히 갈앉습니다


건강은 어떠신지요..

저는 입.퇴원을 반복하며 지내고 있답니다 (웃음)

낡은 육신이 주는 괴로움도 만만치 않은 거 같아요


좋은 시를 감상하며, 쓰잘데 없는 넋두리만..


누님 시인님,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민들레 영토  |  2018-04-1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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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인님,
다녀가셨군요,
육신의 아픔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제 건강을 물어주시는 시인님의 맑은 심혼을 놀라워 합니다.
저야 나이에 얹힌 자연적인 낡음이지만
시인님은 육신의 일부를 가족에게 내어주고도
그 고통을 조금도 내색없이 지치지 않고 쏟아내는
시 작업에의 인내와 열의에 감타을 금할 수가 없지요.

살신시인? 의 깊은 강을 헤엄치시는 모습으로 상상합니다.
의지가 굳고 강하여 좋은 봄날을 누릴 수 있으리라 믿어요.
힘 내시어 제가 좋은 시에 위로를 계속 받게되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