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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빛이 있는 곳에선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10928 작성일 2018-05-30 18:08 조회수 2706




리운 빛이 있는 곳에선 / 안희선


그리운 빛이 있는 곳에선 맑은 눈물이 복받친다

애처로운 회색빛 가난과, 눈 감아 아늑한 풍경은
그대로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포장되었고,
나의 살던 고향은 봄에도 꽃은 피지않아
이제 아무도 없다

꾸부렁 골목길 어귀에
졸며 앉아있던 붕어빵 할아버지도,
맘 좋은 구멍가게 뚱보 아줌마도,
언제나 꼬리 흔들던 누렁이도,
그리고 ! 여울진 내 가슴에 곰삭은 어린 얼굴들......
찬, 석봉, 송하, 미란, 경진, 소라, 경아가 뛰놀던
동네의 풋풋한 빈 공터도
굳어진 기억으로, 침침한 빌딩 속에 꼭꼭 숨었다

추억 속에 미소(微笑)하는 벗들은
이 쓸쓸한 세월의 잔인함을 알았을까

아, 홀로 찾아드는 길목엔 귀에 정겨운 목소리 하나

희서나아...... 노올자아



[note]

십오년 전, 잠시의 귀국길에
어린 시절의 내가 살던 동네를
찾은 적이 있었다.

- 지금은 北村이라 명명되어 관광지가 되었다.
(오가는 길에 마주치는 수 많은 외국인들, 한국 같지 않다)

살던 집터에는
생뚱맞게도, 왠 서구풍의
레스토랑이...

 




그래도,
내 어린 시절엔 [골목문화]라는 게
있었는데.

간혹 아이들끼리 싸움이라도 있으면,
곧장 엄마들이 뛰어나와 어른 싸움이
되기도 했던.

하지만, 이내 곧 평온한 온기로 채워지던 곳.

모두 가난했어도,
정말 사람 사는 내음이 물씬했던
그 시절...

요즘은
그런 골목 길을 찾아보기도 힘들고,
회색빛 건물만 빼곡하다.

어린 시절,
그리운 옛벗들은 지금 모두
어디서 무엇이 되어 살아가는지.

얘들아, 보고 싶다.

아,
쓸쓸한 그리움 같은 것들...





가려진 시간 사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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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ata  |  2018-05-3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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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시 가끔 가본 고향은 분명히 기억하고 다릅니다.
간이 안 맞는 음식, 뭔지 모르게 달라진 친구
왜들 돈에 민감해졌는지, 아끼고 모은돈 거기서는 아낌 없이 씁니다.

이젠 캐나다가 더욱 고향 같이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안희선  |  2018-06-01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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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사리 옛 칭구들을 수소문했더랍니다

벌써, 몇몇 벗들은
세상을 뜨고 없더군요

참, 무심한 세월의 흐름..


부족한 글에 자리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Utata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