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인간의 뇌(Brain)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가 전문적인 수준으로 높아졌다. 뇌과학과 뇌심리학에 대한 정보를 예전에는 대학도서관에서만 읽을 수 있었는 데 요즈음 일반서점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과거에 전문학자들의 영역이었던 인간의 뇌에 대한 정보들이 지금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널리 알려지고 있다. 뇌는 인간의 몸과 마음을 전체적으로 통괄하면서 인간이 느끼고 생각하고 보고 행동하는 것들을 통제하는 중추역할을 한다. ‘인간의 뇌작용과 분리된 외부적인 것들은 거짓이며 허상이다.’ ‘인간의 건강은 뇌의 건강에 달려있다.’ ‘뇌의 작용이 중단하면 인간의 존재는 아무 것도 아니다.’ ‘뇌가 우주이다.’ ‘뇌가 인간의 본성이고 주체이다.’ ‘뇌와 분리된 영혼과 하느님과 세계는 없다.’ 라는 말들이 더 이상 생소하게 들리지 않는다.
현대 호모싸피엔스 인간은 뇌가 진화하면서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인간이 자신들의 느낌과 체험과 비전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은 우주역사에 대단히 획기적인 일이다. 무엇보다 성스러움과 신비스러움과 두려움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면서 신들을 만들었다. 또한 언어가 발달하면서 삼층천 즉 삼층 세계관을 만들었으며, 상층 하늘 위에 신들이 있었고, 중간층에 인간들과 동식물들이 살았고, 하층 지옥에 악마, 사탄, 마귀, 악령이 있다는 추상적인 그림을 그렸다. 다시 말해, 인간의 뇌가 작용하고 진화하면서 이원론적으로 분리된 인간의 세계(물질 세계)와 신의 세계(영적 세계)가 다양하게 발전되었다.
오늘 기독교인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원초적으로 기독교는 하늘 밖에 있는 외부의 신이 땅으로 내려온 것을 믿는 종교가 아니다. 물론 하느님의 영 소위 성령이 하늘 위 공중을 떠다니다 인간의 몸 속으로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것을 믿는 종교도 아니다. 더욱이 죽은 후 내세-천국에 올라가는 것이 기독교의 핵심이 아니다. 이러한 형이상학적인 상상은 예수가 죽은 후 후대 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다. 역사적 예수의 정신을 따르는 기독교는 세속적이고 현세적인 삶의 길이다. 즉 사람들이 내면으로부터 스스로 느끼고 깨달아 알게 된 하느님의 의미를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살아가는 것이 기독교의 신학과 신앙이다. 따라서 기독교는 무엇을 무작정 ‘믿는 종교’가 아니라 깨달음과 인식을 ‘살아 내는 종교’이다. 이와 관련해서 악마, 귀신, 사탄, 천사, 성령, 사후의 세계, 천국과 지옥, 물질세계와 분리된 영적세계 등의 추상적인 개념들은 모두 인간 뇌의 작용 즉 인간의 마음 속에서 상상한 꿈에 불과할 뿐이며,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망상이다. 인간의 몸 즉 인간의 뇌를 떠난 영원불멸의 영혼이 외부에 존재한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또한 이것을 믿으라고 강요하는 교회는 상업적인 사이비 종교에 불과하다.
인간의 뇌가 하느님이고 우주세계이다. 다시 말해, 하느님과 우주세계는 인간의 뇌 속에서 그려지는 그림이다. 이 사실은 21세기의 과학과 신학과 철학의 기초가 되는 사실이며 진리이다. 첨단과학 시대에 삼층 세계관의 창조론 즉 초자연적인 하느님이 인간과 생명체들과 자연을 완성품으로 창조했다고 믿는 것은 망상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창조론자들이 믿는 하느님의 창조방법과 순서도 크게 잘못되었다.
현대과학이 발견한 우주 이야기에 따르면, 인간과 생명체들과 자연과 하느님이 등장하기 훨씬 전, 138억 년 전에 우주세계가 자율적으로 출현했으며, 45억 년 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탄생했다. 40억 년 전 최초의 생명체인 원핵세포가 생겼을 때 지구에는 아직 마른 땅이 없이 전체가 바닷물로 덮혀있었으며, 비로서 25억 년 전 대륙이 생겼다. 진화과정은 계속되어 20억 년 전 진핵세포가 등장했고, 7억 년 전 최초의 다세포가 등장했고, 5억1천만 년 전 척추동물이 등장했다. 긴 세월이 흘러 3천만 년 전 유인원이 등장했고, 2백60만 년 전 최초의 인간, 즉 호모하빌리스가 등장했고, 20-30만 년 전 태초의 이성적인 인간, 즉 원시 호모싸피엔스가 출현했다. 4만 년 전 현대의 호모싸피엔스가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1만8천 년 전 그림으로 자신의 상상을 표현했다. 우주 역사의 가장 최근에 약 6천 년 전 인간은 신(god)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원전 3500년에 설형문자를 발명하고, 기원전 1700년에 초기 알파벳을 발명하면서, 신/하느님/브라만에 대해 문자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인간은 초자연적인 창조주가 단번에 완성한 작품이 아니며, 반대로 하느님은 인간이 만든 말이다. 이 사실을 뇌과학이 분명하게 입증했다.
21세기의 주류 과학계는 우주의 불확실성에 대해 이의가 없다. 불확실성이란, 우주의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는 뜻이다. 우주의 내일 또는 100년 후 또는 수십억 년 후에 대하여 미리 결정할 수 없으며 다만 과학적인 근거에 따라 상상할 뿐이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우주는 계속해서 팽창하고 있으며, 언젠가 우리의 우주는 거대한 블랙홀에 흡입되어 사라질 것이다. 또한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개체들과 우주 전체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과학자이며 신학자인 미국 성공회의 폴킹혼 신부는 ‘하느님은 내일을 모른다’ 고 밝혔다. 이 말 속에는 새로운 하느님의 의미, 새로운 인간의 의미, 새로운 세계의 의미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기독교의 교리적인 믿음체계의 창조론자들이 초자연적인 하느님을 먼저 설정해 놓고, 우주의 진화를 여기에 합리화시키는 창조론 신학은 크게 모순이다.
현대 인간은 뇌진화의 작용으로 138억 년의 우주 진화를 발견했고, 우주 이야기를 인식했다. 인류사에서 인간이 가장 많이 사용해온 말들 중에 신 또는 하느님이란 말의 의미는 인간이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창작한 은유적인 표현이며 궁극적인 실제(Reality)를 뜻한다. 즉 장구한 우주 역사에서 인간이 하느님보다 먼저 출현했고, 하느님은 현대 인간이 출현한지 수십만 년이 지난 후, 약 6천 년 전 인간뇌의 작용에 의해 만들어졌다. 인간은 지금도 진화하고 있으며,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모든 신체적 부위들도 진화하고 있다. 특히 인간의 뇌는 수억 년 동안 진화해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진화할 것이다. 그 진화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아무도 모른다. 따라서 인간 생물종이 살아있는 한 인간의 의미와 하느님의 의미와 세계의 의미는 지금까지 계속되어 왔듯이 앞으로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할 것이다.
다행히도, 진화과학 특히 뇌과학과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본성에 대해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으며, 실제적이고 우주적으로 규명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종교들의 믿음체계들은 인간의 본성을 밝히는 현대과학을 무시하거나 부인하고, 사람들을 종교적 권위와 초자연적인 하느님에게 절대 복종시키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박탈하고 하찮은 존재로 폄하시킨다. 이제 현대인들은 뇌과학과 진화심리학 덕분에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 인간은 초자연적인 하느님없이도 선할 수 있고, 참된 인간으로 사람답게 살 수 있다. 인간은 원초적으로 자율성과 창조성과 가능성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하느님이란 인간이 보다 성숙하고 자유하고 너그럽고 정의로운 존재가 되는 길(道)이고, 삶의 방식으로서의 실제(Reality)이다. 하느님은 믿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살아내는 삶의 방식이고, 우주적인 진리의 표현이다.
과학이 밝히는 공개적 계시 즉 우주 이야기에 따르면 우리 인간은 우주먼지로부터 단세포에서 다세포, 바다의 물고기에서 파충류, 하늘을 날으는 새에서, 포유류로 진화되었다. 다시 말해, 우리는 138억 년 전 빅뱅으로부터 인간이 되기까지 장구한 세월동안 이렇게 다양하고 수많은 역할들을 감당해왔다. 이보다 더 성스러운 창조 이야기는 없다.
뇌과학에 의하면, 인간의 뇌는 과거 어느 시점에 더 이상 변하지 않는 완성품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다. 즉 초자연적인 신이 변하지 않는 영구한 뇌를 창조하지 않았다. 인간의 뇌는 인간이 출현한 이래 끊임없이 진화해왔으며, 미래에 인간 생물종이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