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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많을지 모르지만, 나는 솔직히 한국대선에 별로 관심도 없을 뿐 아니라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사정도 자세히 모른다.
한국 국내뉴스를 잘 안 보고 사정도 자세히 모르니까 오늘 뉴스공장 쥴리인터뷰 시리즈가 왜 윤석렬 후보의 후보생명을 끊어놓을만한 대폭로인지에 대해서도 감이 잘 오지 않았고, 이재명 후보 부인의 별명이 왜 요즘 갑자기 혜경궁 김씨에서 폐경궁 김씨로 바뀌었는지에 대해서도 스토리를 따라잡기 어려웠다.
오늘 뉴스공장에서 중요한 기자회견이 나가니 한 번 보라는 누군가의 소개가 있어서 평소에는 거의 안 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유툽에서 열었다. 마침 퇴근해서 집에 오니 뉴스공장이 라이브로 진행되고 있었다. 이 글은 그 기자회견을 보자마자 쓰는 것이다.
인터뷰에 연달아 등장한 사람은 모두 세 사람이었는데,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에서 1988 년부터 20 년 간 근무했다는 전 직원, 그 구역에서 사채수금을 다녔던 전 일수업자, 라마다 르네상스호텔 나이트클럽 볼케이노에서 보조웨이터로 일했던 현직 택배기사였다.
여기서 그들의 증언내용을 구구절절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세 사람의 각각의 증언내용은 매우 구체적이고 사실적이어서, 당시 ‘쥴리’라는 예명을 가진 20 대 여성이 대학생 신분으로 클럽 ‘볼케이노’에서 파트타임으로 근무한 적이 있음은 거의 사실로 굳어지는 듯하다.
쥴리는 클럽에서 일할 당시에도 검은색 정장을 즐겨 입었는지 ‘검은 색 정장의 쥴리’는 아직까지도 어느 증언자의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윤석열을 대통령 후보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나같은 사람도 사실 김건희 씨의 쥴리경력에 대해서는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왔는데, 윤석열에게 투표하기로 마음먹은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이 이제와서 더 이상 부인하기가 어려워 진 쥴리의 클럽과거경력에 대해서 계속 발작을 일으켜서는 안 되겠다는 걱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윤석열 캠프에 좀 똑똑한 참모들이 있다면, 지지자들의 ‘쥴리발작’ 증세를 다독이고 상황을 반전시킬 깜짝 이벤트를 하나 준비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
김건희 씨가 저 마돈나처럼 노래를 잘 부르는지는 모르겠으나, 따뜻한 날 하루 저녁을 잡아 광화문에 지지자들을 모아놓고 에바 페론을 벤치마킹하여 좋은 노래를 하나 선사하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클럽 볼케이노도 있었고, 쥴리 그림 전시회도 열렸던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었는데,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호텔로도 유명하다.
이 호텔을 설계한 건축가 김수근이 1970 년대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서울 경동교회 건물도 설계했고, 독재정권 시절 사람들을 고문살해한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 건물도 설계했듯이, 그런 사람이 설계한 건물 클럽에서 근무했던 사람이 쥴리도 하고 영부인도 하겠다는데 내가 무슨 할 말이 있으랴. 이것도 나라의 기묘한 운명라면 운명일 것이다.
김어준 방송은 한번도 들어본 적 없고 전에 딴지일보에 박규 장군 미국 정복기는 읽어 봤어요. 김어준은 아직도 딴지일보 총수인지 모르겠어요.
윤석열 캠프에는 사고방식이 굳어있는 돌대가리들만 모여있는지 쥴리악재를 천재일우의 대호재로 역전시킬만한 발상의 전환을 할 인물이 없는 것 같군요.
박근혜가 무슨 말을 할 때가 다가오고 있는데 뭐라하는지 함 보죠.
아마 자기 선거캠프에서도 그 말을 듣자마자 “저 병x이 미쳤나?”하는 장탄식이 나왔을 게 틀림없습니다.
자질이 없는 후보가 후보시절에 할 수 있는 삽질은 망언연발이 고작이지만 대통령이 되면 그 삽질에 나라가 망할 수 있습니다.
암튼 작게는 윤의 이 발언으로 기권을 결심하고 있던 진보진영의 반이재명 유권자들 중 상당수가 기권결심을 번복할 수도 있겠군요.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 스스로 개혁하라고 검사들과 토론하면서 검찰의 민낯이 드러났는데 노 대통령은 검찰이 죽인거지요. 그걸 곁에서 보아온 문 대통령은 재야에 있으면서 검찰 개혁 부르짖다 대통령이 되었길래 다른 건 몰라도 검찰 개혁을 잘 하겠지 했는데 일제시대부터 기소권 수사권 움켜쥐고 독재정권 비호 아래 온갖 특권 누리면서 위세를 부려온 검찰 개혁이 말대로 쉬운건 아닌 모양에요.
도덕군자 스타일의 대통령은 문 대통령 한명으로 충분합니다.
이번에 지껄인 그의 촐싹맞은 정치보복예고발언이 실제로 그런 정치보복이 벌어졌을 때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 뇌관역할을 할 것 이므로 윤석열은 21 세기 한국판 루이 16 세와 쥴리 앙뜨와네뜨 짝이 나고 싶지 않으면 함부로 까불지 말고 쥐죽은듯이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겁니다.
정치 초자(初者)의 한계죠.
후보자도 후보자이지만 이번처럼 후보자 부인들이
조명을 받은 일이 또 있었던가요?
유사 이래 요상괴상한 대선을 다 보게됩니다.
제발 현명한 선택을 하시기를요!